현재 위치

현장소식

아동 결핵 진단을 위한 새로운 결핵 진단 검사법 개발의 시급성 촉구

2012.11.20
  • 제 43회 세계 폐 건강 회의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환자 데이터를 기반하여 집계된 연구 결과 발표
  • 기존의 결핵 진단 검사법은 아동 결핵 진단 실패율이 93%에 달해.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객담 검사는 아동 환자의 객담 샘플 채취 및 결핵 진단에 많은 한계가 따라 새로운 결핵 진단 검사법 개발 시급

국제 의료 인도주의 비영리 독립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제 43회 세계 폐 건강 회의(43rd Annual Union World Conference on Lung Health)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결핵과 에이즈를 동시에 앓고 있는 아동 환자 데이터를 기반하여 집계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아동 결핵 진단 검사법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난 3년간 6개국에서 진행한 13개 프로젝트의 아동 환자 2,451명을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결핵만 앓고 있는 아동의 사망률이 5.2%인 데 비해, 에이즈와 결핵을 함께 앓고 있는 아동의 사망률은 1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아동 집단의 절반 이상인 56%가 폐결핵을 앓고 있으나 그 중 6.4%만이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진단법인 객담 도말 현미경 검사(sputum smear microscopy TB test, 환자의 가래를 슬라이드에 얇게 발라서 검사하는 방법)에 양성 반응을 보이는 등 기존 검사법이 아동 대상의 결핵 진단에는 한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전염병 연구 그룹인 맨슨 유닛(Manson Unit) 을 이끌고 있는 필립 드 크로스 박사(Dr. Philipp du Cros)는 “진단률이 열에 하나 밖에 안 된다는 것은 나머지 환자 아홉은 병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채 죽음에 이르게 되고, 타인에게도 질병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며 “지난 달까지만 해도 전세계 소아 결핵에 대한 자료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해주었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결핵 진단 검사법은 결핵 환자의 폐에서 뱉어낸 객담 (가래) 검사다. 그러나 이 방법은 아동들이 폐 외에 다른 장기가 결핵에 감염되었거나, 객담 도말 현미경 검사로 진단하기에 박테리아 수가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아 아동 결핵 진단에는 효과가 미미하다. 아동 환자들에게 가래를 뱉어내게 하기도 쉽지 않아 샘플 채취에도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캠페인(Access Campaign)의 과학 자문을 맡고 있는 마르티나 캐셍기 박사(Dr. Martina Casenghi)는 “적절한 샘플 채취를 위해서는 폐에 증기를 넣어 가래를 뱉어내게 하거나 위에서 가래를 뽑아내는 방법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러한 방법은 많은 고통을 수반한다. 특히 아동 환자들은 가래 채취에만 의존하지 않고 혈액, 소변, 대변과 같이 보다 쉽게 채취할 수 있는 샘플을 사용하는 결핵 진단 검사법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속성 결핵 진단 검사법인 Xpert MTB/RIF는 진단률을 크게 높이고 하루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여전히 객담 샘플 채취 등의 이유로 인해 결핵이 의심되는 수많은 아동들에게 정확한 결핵 진단을 내려줄 수가 없다. 아동을 위한 더 나은 진단법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과 함께, 객담을 제외한 샘플에 대해 Xpert MTB/RIF 진단법이 가진 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아동 결핵 진단에 최적화해 사용하려는 시도 역시 병행되어야 한다.

그 동안 새로운 진단법의 효과 분석을 위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아동을 위한 결핵 진단법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국립 보건원(U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에서 주도한 한 과정에서는 새로운 아동 결핵 진단법 평가에 적용할 수 있는 임상 사례 정의 및 방법론적 접근방식에 대한 의견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합의를 통해 학계 및 개발자들이 서로 협력하여 더 나은 아동 결핵 진단법을 개발해 내는데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결핵 진단 검사를 받는 어린이. 어린이의 경우 객담을 뱉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 분무기를 사용한 점액 채취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아동 결핵 환자 치료에 대하여

매년 6만 4천여 명의 어린이들이 결핵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며, 이는 세계 아동 사망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비효율적인 결핵 진단 검사법으로 원인도 모른 채 사망에 이르는 어린이들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이므로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핵 판정을 받은 어린이가 장기간 복잡한 치료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도 문제로 남는데, 이 마저도 결핵 진단 검사법과 치료를 위한 대부분의 연구 개발(R&D)에서 제외되어 있다. 어린이들의 면역 체계는 성인만큼 발달되어 있지 않아 결핵균이 폐와 뇌를 비롯한 여러 장기에 보다 빠르게 침투하므로 보다 빠르고 정확한 아동 결핵 진단 검사법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