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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시리아 : 심리 치료 – 아픔을 나누는 사람들

2013.11.08

1화, 장애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사람들 보고오기

시리아는 극단적인 폭력 사태에 처해있다. 환자, 가족, 의료진 등... 누구도 예외란 없으며 많은 이가 심리 지원을 필요로 하고있다. 시리아 및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 역시 지원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긴밀한 연대를 통해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저는 한 현지 심리학자와 함께 활동했는데 그녀는 병원의 모든 환자들의 상담과 치료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제가 도착하기 2주 전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환자에게 “아내는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와 같은 이야기를 전해야만 할 때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 바로 그녀입니다. 그녀의 지원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녀는 국경없는의사회의 다른 시리아 의료진과도 잘 지냅니다. 이들 역시 환자들과 동일한 문제들에 처해 있고 지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녀에게 도움을 구합니다. 병원 내 활동하고 있는 스태프들의 일상생활에는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죽음, 상실, 그리고 커다란 신체적, 심리적 고통이 따라붙기 때문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친 후 의료진들은 자신의 가족, 이웃으로 돌아가서 똑같은 죽음, 상실, 고통을 또 한 번 직면하게 됩니다. 그들이 계속해서 돌봐야만 하는 환자들은 곧 그들 자신의 슬픔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절실하게 필요한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저는 특별히 우리 통역자들을 위한 토론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하루 종일 환자들이 들려주는 트라우마 이야기들을 귀기울여 듣고 그 이야기들을 통역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그대로 말해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 병원에서 일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의료진들과 오가는 모든 대화를 통역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수술실에 들어가고, 환자들과 함께 하고, 말 그대로 언제 어디에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터라 심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들만의 대응기제를 가지고 있는 의사들, 간호사들과는 또 다른 경우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훈련도 받았고, 전문적인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새로운 환경이죠. 저에게도 힘든 상황에서 그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물론 특히 아주 어린 아이들이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의사도 환자도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대응이 어려울 만큼 엄청난 정서적 타격이 있습니다.이들리브주의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Robin Meldrum/ MSF

가족 및 이웃의 긴밀한 연대

가족과 이웃이 보여준 놀라운 연대야말로 진정 감동적인 부분입니다. 배가 고플 때 사람들은 이웃집을 찾아갑니다. 그러면 이웃은 자신들이 가진 얼마 안 되는 먹을 것을 기꺼이 나누어줍니다. 중증 화상을 입어 그녀가 먹고 씻을 수 있도록 돌봐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한 젊은 여성의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화상 환자의 경우 몇 주에서 심하면 몇 달까지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데 그녀의 어머니는 돌봐야만 하는 다른 어린 아이들이 있어서 그렇게 오랫동안 집을 비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이웃이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되자마자 자신이 돕겠다고 자원하고 나섰습니다. 심지어 그녀의 어머니와 원래 그렇게 잘 알던 사이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녀는 이웃집 딸 옆을 4주 동안이나 24시간 지켰습니다. 이 소녀는 결국 심한 부상 때문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때까지도 이웃 주민은 옆에서 아이를 돌봐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