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최근 들어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 걸쳐 국경없는의사회 에볼라 치료센터를 찾아오는 새로운 감염자 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 접촉 추적을 비롯하여 여전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숙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나라마다 구체적인 문제 양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세 국가 모두 아직 경계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최근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에볼라 치료센터에서는 에볼라에 감염되어 치료센터를 찾아오는 환자들이 줄고 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치료센터 8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50명이 조금 넘는다. 이는 분명히 반가운 진전이지만, 여기서 경계를 늦춘다면 에볼라 확산 저지를 위해 지금껏 이룬 성과마저 무너질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운영국장 브리스 드 르 빈뉴(Brice de la Vingne)는, “감염자가 감소하는 지금이 바로 그간 대응 활동에서 심각한 약점이 되어온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해결할 기회입니다. 우리는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을 경계하고 감염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을 추적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발병률 제로를 이루기 어려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주에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기니와 라이베리아에서 발견된 새로운 감염자의 절반 정도만이 에볼라 바이러스 접촉 경로가 정확히 확인된 반면, 시에라리온에서는 전혀 관련 데이터가 없다고 한다. 르 빈뉴 운영국장은, “새 감염자가 한 사람만 있어도 바이러스 확산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접촉한 모든 사람을 추적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에볼라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세 국가(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간에 일어나는 바이러스 접촉 추적에 관해서는 정보 교환이 거의 없다. 르 빈뉴 운영국장은, “사람들이 수시로 국경을 드나들고 있기 때문에, 에볼라의 영향권 아래 있지 않은 지역으로 감염자가 들어가지 않도록 각 나라 조사팀들이 즉시 협력해야 합니다. 이 일은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나라가 관계된 문제인데, 현재 이를 고려해서 일을 다루고 있지 않는 실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시에라리온: 감염자 수는 줄고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 지역은 여전히 존재

지난 2주 동안 시에라리온에서 보고된 에볼라 감염자 수는 지난해 8월 이래로 가장 적은 수로 떨어졌다. 국경없는의사회가 2014년 6월 후순부터 활동해온 에볼라 확산 지역 카일라훈과 같은 외진 지역에서도 상황은 전보다 빠르게 개선되는 것처럼 보인다. 보건 홍보, 접촉자 추적 및 모니터링, 소규모 단체들의 협력을 일찍부터 강조하면서 포괄적인 대응 활동을 펼친 결과, 카일라훈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고, 2014년 12월 12일 이후로는 새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고무적인 신호들도 있지만, 여전히 바이러스 확산 지역은 존재한다. 특히 수도 프리타운, 서부 소외 지역, 포트 로코 지역에서는 아직도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에볼라 치료센터 중에서 가장 분주한 곳은 프리타운에 위치한 프린세스 오브 웨일스(Prince of Wales) 치료센터다. 1월 24일 현재 환자 30명이 이 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프리타운에서도 인구가 몰려 있는 슬럼 지역에서는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가 더 어렵다. 다른 곳에서도 에볼라 바이러스 접촉 추적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많은 경우, 에볼라 바이러스에 접촉하면 강제로 집에서 격리되어 나오지 못하고 때로는 식량, 물 부족도 겪어야 한다. 이 격리 조치들은 식구가 아프면 꼼짝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게 될까 두려워서 사람들이 감염 초기에 치료를 받으러 오길 피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응급 코디네이터 칼린 클레이어(Karline Kleijer)는, “마비된 공공보건 체계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현지 의료진 10명 중 1명이 에볼라로 목숨을 잃었고 의료시설들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에볼라 이외의 질병에 걸린 주민들도 필요한 치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주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시에라리온 주민 180만 명에게 항말라리아제를 배급했다. 에볼라 대응 활동 기간 중에 펼쳐진 최대 규모의 배급이었다.

기니: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낙인과 공포

기니 역시 새로 발견된 감염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기니 내 33개 지역 중 14곳은 여전히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간주된다. 대체로 새 감염자들은 기니에서도 바이러스 활동이 잠잠하다고 여겨졌던 보케, 다볼라, 시귀리 지역 출신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니에서는 감염자 추적과 함께 보건 홍보 및 지역사회 동원 활동이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응급 코디네이터 헨리 그레이(Henry Gray)는, “보건단원들과 에볼라 생존자들은 지역사회의 낙인을 받고 있고, 사람들은 여전히 치료 받기를 꺼리고 있으며, 에볼라 치료센터는 주민들의 의심과 공포의 대상이 될 때가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기니에서 에볼라 치료센터 2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감염자 추적 조사, 지역사회 동원, 감염 통제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주민들의 필요가 생길 때마다 제때 지원 활동을 하기 위해 긴급 대응팀도 배치되어 있다.

라이베리아: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공공보건 체계 활동 재개

라이베리아는 에볼라 감염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해, 현재 라이베리아에서 보고되고 있는 에볼라 확진 환자는 단 5명이다. 1월 17일, 수도 몬로비아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의 엘와 3 에볼라 치료센터는 개원 이래 처음으로 에볼라 환자가 아무도 없었다. 지금은 환자 2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미 약해져 있던 라이베리아의 공공보건 체계는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으로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폐쇄된 병원들도 많다. 일부 병원이 다시 문을 열고 있지만, 에볼라 위기를 잠재우고 공공보건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감염 통제가 절실하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감염 예방 및 통제 활동을 진행하며 보건소 13곳을 지원하고 있으며, 몬로비아에서는 병상 100개 규모의 소아과 병원을 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대응팀은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여 환자 중증도 분류 및 감염 통제에 대해 현지 의료진을 교육하고, 현지 의료시설들이 다 채우지 못하는 1차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2월, 국경없는의사회는 몬로비아에서 말라리아 감염 부담을 줄이기 위해 60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에게 항말라리아제를 배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