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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고마 지역 실향민들이 마주하고 있는 ‘막다른 골목’

2023.09.14

콩고민주공화국 북키부(North Kivu)주에서 무장단체 M23재결집함에 따라 불거진 분쟁사태로 백만명 이상이 피란길에 올랐다. 이들 수만 명은 현재 고마(Goma)시와 인근 지역 과밀한 캠프에서 지내며 완전한 궁핍 속에 살고 있다. 7말, 국경없는의사회 프랑스 사무총장인 클레어 마고네(Claire Magone)현장을 방문했다. 클레어는 인터뷰를 통해 캠프 수요 규모, 구호단체들의 지원현황, 만연한 성폭력 사태에 대해 전한다.


고마 지역 캠프 상황은 어떤가요?

2022년 3월부터 고마 지역으로 유입된 수만 명의 피란민들은 막다른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은 수차례의 피란을 거쳐 이곳에 도착했는데,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죠. 캠프 내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표현은 바로 사람이 살기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캠프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알아서 살아남도록 방치된 상태이고 열악한 임시 거처 탓에 질병, 영양실조, 악천후는 물론이고, 극도로 과밀한 환경으로 보다 악화되는 모든 형태의 폭력에도 그대로 노출되어 있죠.

가족들은 비위생적이고 과밀된 캠프 내에 서로 딱 달라붙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고마 지역의 토지 소유자들은 토지 접근성 제공을 꺼려하고 실향민을 위해 115헥타르를 마련하겠다는 당국의 약속은 아직 이행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들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그렇긴 하지만, 물리적•지리적으로도 막다른 골목을 마주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캠프로 향하는 여정에서 모든 것을 잃었고 도착해서는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 완전한 궁핍 속에 살고 있습니다.

고마 지역 내 실향민 캠프 전경을 바라보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MICHAEL NEUMAN/MSF

지난 5월 국경없는의사회가 높은 성폭력 건수에 대해 우려를 표한 당시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찾는 여성 숫자가 하루 최대 50명까지 이르렀는데, 상황은 어떤가요?

캠프 내 거주 환경과 지원 부족은 성착취와 성폭력을 직접적으로 부추깁니다. 고마 캠프 내 대부분의 여성 실향민들은 나뭇잎과 플라스틱 조각으로 만든 임시 거처에서 지내며 지속적인 침입 위협 하에 놓여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장작을 가지러 캠프 밖으로 나갔다가 성폭행을 당하기도 하고, 일부는 성착취조직에 의해 도시 혹은 캠프 내 성매매 업소지역에 갇히기도 하며, 캠프 내부에서 다양한 성적 협박 범죄 유형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예로는 급수처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설치한 급수처도 있습니다. 이러한 급수처는 캠프 내 가족들뿐만 아니라 무장한 남성들도 이용하는데, 이들은 물을 뜨러 오는 여성에게 자신들이 급수처 접근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하죠.

실향민 캠프 내 설치된 급수처에서 한 여성이 물을 받고 있다. ©AVRA FIALAS/MSF

아무것도 지니지 못한 여성과 무장 단체, 캠프 내 구역 리더, 채용 담당자, 간병인, 경비 요원 등의 형태로 일종의 권력을 지닌 남성 사이 불균형이 존재함을 인지하고 인도적 구호 단체 직원이 행할 수 있는 권력 남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여성들이 이러한 권력 남용을 신고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권력 남용 예방과 신고된 사례 관리 체계를 강화해 적절한 처벌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당국과 구호 단체들은 해당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여성들을 위한 보호와 지원, 그리고 치료 접근성 제고를 위해 어떤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까요?

성폭력 문제에 대해 양가적인 입장이 동시에 나타나는데요, 성폭력이 만연한 상황에 대해 분개를 표하는가 하면 이러한 현상의 규모나 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식입니다. 가령 일부는 여성들이 성매매를 하는 이유가 단지 심심해서라든지 “쉽게 버는 돈에 맛들려서”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상황 속 여성들에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또 일부는 몇몇 여성들이 옷, 식량, 혹은 다른 형태의 사회적 지원 등의 서비스 접근성을 얻기 위해 강간을 당했다는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가 다같이 물리쳐야 할 여성혐오적이고 성차별적인 주장들이죠.

여성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에는 임신 중단 및 사후 피임약 접근성, 성매개 감염병 예방 및 치료, 심리사회적 지원 등이 있는데요, 성폭력 피해 여부와 무관하게 필요를 표명하는 여성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수개월간, 국경없는의사회는 구호 단체들이 움직일 것을 수차례 촉구했습니다. 지난 6월, 유엔(UN)이투리(Ituri), 북키부(North Kivu), 남키부(South Kivu)상황을 3비상사태로 분류해 인도적 지원 단체들의 신속한 협력과 지원 활동이 확대될 있었죠. 현재 인도적 구호 단체 지원 수준은 어떻습니까?

3-6월 사이, 지원 확대 필요성에 대한 유엔과 기타 국제 단체들의 인지가 높아졌습니다. 인도적 지원 조정 및 조직 체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특히 숙련된 직원들을 킨샤사(Kinshasa)에서 고마 지역으로 재배치해 인도적 지원 수요가 있는 곳에 가장 가까이 보내야 합니다. 초기에 콩고민주공화국 지원을 위해 편성되었던 예산에서 5억 유로 이상 늘어나 15억 유로로 편성된 예산 계획은 물론 이제 부분적으로만 조달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특히 식량안보, 물 접근성,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같이 우선순위가 높은 조치들은 시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초기 대응이 실향민들을 위한 가시적 상황개선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겁니다. 가령 임시 거처의 질적 개선, 인당 거주 공간 확대, 식수위생 시설 접근성 제고, 식량 구호품 양적 확대 등이 이루어지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이러한 분야들을 위해 지금까지 제공된 지원은 구호 단체들이 공식적으로 구축해둔 스피어 이니셔티브(The SPHERE Initiative)의 최소 기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1990년대 후반에 인도적 구호 단체들이 이러한 기준을 설정한 계기가 바로 콩고민주공화국 대호수(Great Lakes) 지역 위기에 제공된 인도적 지원이 부끄러운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는데도 말이죠!

이러한 조치에서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합니까?

실향민들이 처한 운명과 이들을 위한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당국이 표하는 우려는 현재 그저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 합니다. 사실상 이곳 정부는 해외 직원의 비자 발급이나 물품 공급 절차, 관련단체들의 조정을 위한 그 어떤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요식적이고 행정적인 장애물만 늘어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마주한 제약이나 우려는 어떤 것입니까?

실향민들이 처한 상황과 국경없는의사회가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한 우려가 현재 가장 큽니다. 고마 지역 실향민들은 궁지에 몰린 상태이고, 국경없는의사회 외에는 아주 소수의 구호 단체만 아직 활동하고 있는, M23이 장악한 지역내 주민들은 분쟁의 한가운데 놓여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낙관적인 전망은 어렵습니다. 북키부 내 무장 단체와 애국적 연설 및 결집 요청에 자극을 받은 청년들이 경쟁적으로 무장을 늘려가고 있고 M23과의 분쟁 사태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이들은 M23의 진군 혹은 무장 단체들의 우발적 움직임으로 고마 지역 내 상황이 일촉즉발로 치달아 새로운 실향민이 대규모로 발생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으로 지난 9개월 간 600,000명 이상의 실향민이 신규 유입된 탓에 또 다른 수만 명 이상의 실향민이 발생한다면 도저히 대처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 콩고민주공화국 실향민들이 전하는 현장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