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지속가능개발목표(SDG): 국경없는의사회의 주요 메시지

2015.09.24

1. SDG의 야심찬 계획들은 사람들이 처한 현실과 맞지 않는다. 보건 지원 부문에 나타나는 상당한 격차로 사람들의 생명이 계속 파괴되고 지역사회도 피해를 입고 있다.

  •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여러 국가의 경우, 놀랄 만큼 많은 수의 여성들이 지금도 불필요하게 목숨을 잃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출산 중에 사망하는 경우는 영국 여성들의 38배에 달한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모성사망 비율은 일본의 178배이며, 차드는 스웨덴의 220배이다.

  • 일단 ‘중소득’이라고 분류된 국가들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중소득 국가들에는 전 세계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70% 넘는 수가 살고 있으며 HIV/AIDS, 결핵, 말라리아, 비전염성 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가장 많다. 비록 경제적 여건이 개선되고 있기는 하나, 대부분의 나라들은 여전히 이 질병들을 감당할 재정적 역량이 없고, 현지 보건 체계 또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 사람들이 의료 지원을 구하지 않는 나라들도 많다. 필요한 지원이 없거나 너무 비싸서 의료 지원이나 의약품을 구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전 세계 다제내성 결핵(MDR-TB) 환자 5명 중 단 1명만이 치료를 받고 있다.

  • 질병 발병에 대한 감시, 준비, 경보 및 대응 활동은 현지의 필요나 실제 상황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다.

2. 지난 15년간 이룬 보건 부문의 성과가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다.

  • 지난 15년여 동안, 전염병을 퇴치하고 모자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전대미문의 자원과 접근법들이 사용되었다. 또한 의약품을 구입하고 보건 인력 및 여러 단체 및 국가를 지원하고자, 글로벌 펀드(Global Fund),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에이즈 퇴치를 위한 대통령 비상계획(PEPFAR) 등 새로운 기금 지원 단체들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시민사회 단체들은 낙인 풍조에 맞서고, 지역사회 기반의 효과적인 서비스를 펼치고, 해가 되는 정책과 법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 모든 활동의 결과로 사람들의 보건 상황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눈으로 확인하고 수치로 측정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렇게 얻은 성과도 금세 무너질 수도 있다. 따라서 효과가 입증된 접근법을 계속 사용하면서 유연한 대안들을 제시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성과를 통합하고 더욱 가속화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얻은 성과들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 예: 1500만 명의 사람들이 HIV 치료를 위한 항레트로바이러스(ARV) 치료를 받게 되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이 성과도 깨지기 쉽다. 또한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예로,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HIV 치료가 필요한 사람 중 17%만이 실제로 치료를 받고 있다. 항레트로바이러스(ARV) 치료를 더욱 확산해야 하며, 사람들이 치료를 받고 이를 지속하는 데 더 도움이 되도록 의료 서비스들을 정비해야 한다. 이 단계들이 없다면, HIV 대응 측면에서의 국제사회의 진보는 멈추고 말 것이다.

3. 연구개발 지원이 부적합하며, 백신 및 의약품 접근성도 부족하다. 

  • 국제사회의 연구개발 모델이 실패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예는 바로 에볼라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들에게는 에볼라 치료센터에 입원한 환자 1만 명(그중 5200명은 에볼라 확진환자)을 위한 치료제, 신속 진단 검사도구, 백신이 없었다.

  • 현재 아동 1명당 필수 예방접종 비용은 2001년에 비해 무려 68배 이상 올랐다. 아직도 여러 나라에서는, 정부 혹은 국경없는의사회와 같은 인도주의 단체가 구입하기에 백신 가격이 너무 높다.

  • 새로운 결핵 치료제들이 개발됐으나, 이 치료제들을 구할 수 없거나 구할 여력이 되지 않는 나라들이 여전히 많다.

  • 가장 효과적인 C형 간염 치료제는 1알에 1000달러, 12주 치료에 84,000달러가 소요돼, 이를 사용할 수 없는 국가들이 많다.

  • 제한적인 새 규정들과 국제 무역 협상들로 인해, 저소득 국가들이 의약품 접근성 개선을 위해 무역관련지적재산권(TRIPS)을 사용할 자격이 위협 받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약국’이라 불리는 인도는 복제 의약품 및 백신 제조를 중단하라는 타 국가들의 압력을 받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의약품과 백신 가격이 대폭 인상돼 인도 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4. 보건 지원을 위한 기금이 줄어들고 있다.

  • 새천년개발목표(MDG) 시대를 마무리하는 지금, 보건 분야를 위한 국제적 기금 지원은 줄어든 상태다. 세계가 SDG 보건 세부목표를 달성해 주요 질병을 적절히 통제하겠다는 의지가 확실하다면, 각국 정부들은 보건 지원에 필요한 적절한 기금을 지원해야 한다.

  • 어떤 나라들은 의료 서비스에 수수료(혹은 개인 부담금)를 요구하기도 하는데, 이는 보편적 의료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을 목표로 ‘누구도 소외하지 않는 발전’을 이루겠다는 SDG의 뜻과는 모순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최빈층 사람들 대부분이 살고 있는 곳에서, 사용자 부담금 때문에 어떤 어려움들이 나타나는지 익히 봐 왔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진료조차 요원한 일이 될 수 있다.

5. 보건 분야에 대한 정치적 의지 및 리더십이 부족하다.

  • 아직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보건을 개발 한가운데에 놓지 않고 있으며, 아예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나라들도 있다. 취약한 사람들의 의료적 필요는 중요한 안건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 기금 지원에 대해 약속한 바를 실제로 책임지는 지는 정부는 드물다.

  • 경제 성장과 개발보다 보건 분야를 우선시해야 하며, 이 순서가 뒤바뀌어서는 안 된다.

  • 보건 분야에 나타나는 기존의 격차도 메우고 새롭게 나타나는 위협에도 대응하려면, 사람들의 필요에 기반한 구체적이고 신속한 실행 계획, 사람들을 고려한 우선순위, 최선의 처리 규준이 있어야 한다.

  • 최근 에볼라 확산 규모를 사전에 예상하고 이에 대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부족한 국제사회의 대응으로 불거진 격차를 메우는 역할을 이행하게 되었다.

  • 허울 좋은 경제적 목표가 아닌 사람들의 의료적 필요에 근거한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 보건은 상품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