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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루: 원격 의료 금지는 독자적인 의료 서비스를 막으려는 또 다른 시도

2019.03.13
  • 국경없는의사회, 나우루에서 치료하던 환자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 깊은 우려 표명  
  • 나우루에 구금돼 있는 모든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 영구적 정착지로 즉각 이송해야 

나우루 정부가 원격 의료를 금지하는 정책을 갑작스럽게 발표함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유감스럽게도 나우루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원격 정신 상담 프로그램을 중단하게 됐다. 

2019년 2월 22일, 나우루 정부는 국가 내 원격 의료를 금지하는 정책을 새롭게 발표했다. 이에 앞서 국경없는의사회는 2018년 10월 나우루 현지에서의 의료 활동을 중단하라는 나우루 정부의 결정이 있은 후 이 곳에 있는 국민, 망명 신청자 및 난민 환자들에게 원격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2018년 10월 나우루 공공보건소 (The Naoero Public Health Centre)의 모습. 국경없는의사회가 나우루 지역 주민, 망명 신청자 및 난민들에게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던 곳이다. ©Sean Brokenshire/MSF

“이번 정책 발표로, 나우루에서 독자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또 하나의 커다란 장벽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나우루 사람들, 난민 및 망명 신청자 환자들은 더 이상 정신 건강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환자들의 안정이 우리의 급선무입니다. 정신 건강 치료에서는 의료 제공자와 환자의 관계가 발전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우루에 있는 응급 환자들을 위해 의미 있는 위탁 체계가 잘 갖춰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정책은 이러한 가능성까지 차단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이 상황 속에서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을 지속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_ 폴 맥푼(Paul McPhun) 사무총장 / 국경없는의사회 호주 사무소

국경없는의사회는 나우루에서 원격 정신 상담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 지 2주만에 4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치료를 받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는 나우루라는 섬 국가에서 이러한 의료 서비스가 얼마나 부족한지, 그리고 독자적인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아직도 얼마나 많은지 보여준다.  

나우루(Nauru)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의 정신건강 치료소 © Sean Brokenshire/MSF

“2018년 10월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하던 환자들을 두고 떠나야 했던 것에 모자라 이제는 원격 정신건강 서비스까지 강제로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환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나우루 정부에게 이번 정책의 이행을 재검토하고 나우루에서 정신건강 서비스 확대 제공을 허용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_ 폴 맥푼(Paul McPhun) 사무총장 / 국경없는의사회 호주 사무소 

나우루에 있는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고문을 당한 사람들에게 치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등 국경없는의사회가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면서 목격한 상황들 중 가장 심각한 수준에 속한다. 나우루에서 수많은 남성과 여성, 아동들이 5년 이상 동안 정신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2018년 12월 발간한 보고서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 (Indefinite Despair)’에 따르면, 국경없는의사회가 나우루에서 지난 11개월간 치료한 208명의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 중 30%는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고 60%는 자살을 고려한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최초 평가 결과에 따르면 나우루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하고 있는 환자들 중 거의 30%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이 지역에서 의료 활동을 하기 전에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 방치된 상태에 놓여있었다. 

“이번 나우루 정부의 정책은 정신건강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 아닙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나우루에서 치료하던 환자들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_ 폴 맥푼(Paul McPhun) 총장 / 국경없는의사회 호주

국경없는의사회는 나우루에 구금되어 있는 모든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을 영구적으로 정착하여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곳으로 즉각 이송하여 가족들과 함께 새롭게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