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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부터 레바논까지: 난민의 고통을 완화하는 일

2013.05.24

국경없는의사회는 레바논의 사이다 지역, 아인 엘 헬웨흐(Ain el-Helweh) 난민캠프에서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시리아에서 피난을 오고 있으며, 심각한 정신적 외상으로 고통받고 있다.아인 엘 헬웨흐 난민캠프

마흐무드(Mahmood)는 “너무나 슬프고 속상하지만 가족들 앞에서는 강하게 보여야 합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지요. 제 친척 일곱 명이 시리아에서 폭격과 총격에 살해당했습니다.  난도질 당한 그들의 시체를 제 손으로 묻었고, 제 이웃들도 묻었습니다. 제 아들은 행방불명 되었습니다. 한달 뒤 제 동생도 사라졌습니다. 그들은 살해당했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너무나 슬픕니다” 라고 말했다. 마흐무드는 45일 전 다마스쿠스 인근 야르묵(Yarmouk)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를 떠났다. 지금은 아내와 여섯 살 난 아들과 함께 아인 엘 헬웨흐의 한 비좁은 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가 생활하고 있는 이 방은 널빤지 한 장으로 나뉘어져 또 다른 가족이 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마흐무드와 함께 60가구 정도가 과거 사교 및 문화의 중심지였던 시돈(Sidon)시 외곽, 사이다(Saida)의 아인 엘 헬웨흐 팔레스타인 캠프 내부와 주변에 모여들었다. 이 곳은 시리아 내전을 피해 도망 온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수용하는 캠프 여러 곳 중 한 곳일 뿐이다. 대다수가 시리아의 야르묵 캠프 및 다른 팔레스타인 캠프로부터 오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시리아에서 약 2,400 가구의 팔레스타인인과 시리아인이 이미 혼잡한 본 캠프로 피난을 와서 기존에 머물고 있던 주민과 함께 생활하거나, 살 곳을 빌리거나 혹은 캠프 내 집단 피난처와 천막 몇 곳에 모여 살아가고 있다. 캠프 주민과 새로 온 사람들 모두 새로운 생활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심리지원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아이와 동생을 잃은 라비와 그의 방

가장 흔한 증상: 우울증, 불안, 정신적 외상

널빤지 반대편에는 라비(Rabeeh)라는 젊은 남성이 아내와 함께 비좁은 공간을 함께 쓰고 있다. 그의 아내는 임신했었지만 시리아 내전 동안 아이를 잃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사회복지사인 니스린 모가미스(Nissreen Moghamis)는 “라비는 잃어버린 동생에 대해 계속 생각합니다. 동생에게 어떠한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기 때문에 그는 매우 걱정하고 우울한 상태입니다. 라비는 대부분의 시간을 눈물로 보내고 계속해서 악몽을 꾸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매일 듣는 많은 이야기 중 하나일 뿐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우울증, 불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시리아에서 온 환자들 사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심리치료사인 마날 카셈(Manal Kassem)은 “심각한 정신적 외상이 존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친척과 친구가 살해당하는 것과 자신들의 집이 불타는 것을 목격했고, 일부는 고문당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황 발작, 부분적 기억 상실, 악몽, 신체화 증상(somatisation, 심리적 조건에 따라서 신체 증상이 생기는 과정) 등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어려운 생활 환경과 가족 내/간 갈등

비좁은 생활 공간을 나누어 써야 하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간에 많은 다툼이 발생한다. 난민 거주지 관리를 맡고 있는 아부 살레(Abu Saleh)는 “서로 다른 가족들로 구성된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 하나를 나누어 사용하고, 공중 화장실 하나를 나누어 써야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성적 문란함과 위생시설의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열악한 환경이나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 하면서 가정 폭력이 증가했다. 일부 경우에는 가족 구성원의 역할이 뒤바뀌고 있다. 여성들이  식량, 우유, 기저귀를 얻을 때, 남성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거나 혹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민간 기부 단체가 제공하는 지원이 불공평하게 배급됨으로 인해 가족들 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동시에 이미 비좁은 캠프에는 많은 새로운 난민들이 도착하고 있으며, 이는 시리아 위기 이전부터 이 캠프에서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지역사회에 커다란 압박을 주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정신건강 프로그램

2011년 4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사이다에서 지역사회 기반의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보건 시설 다섯 곳에서 활동하며 주로 아인 엘 헬웨흐의 팔레스타인 주민뿐 아니라 레바논인을 포함한 캠프 내외에서 생활하는 다른 취약 주민 집단에게도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 초 이래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점진적으로 늘어가는 시리아로부터 온 환자 들을 정신건강 프로그램에 등록했으며, 이들은 새로운 환자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심각한 심리적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역사회 보건직원 및 사회복지사는 심리 지원 서비스에 대해 사람들의 의식을 고취시키고, 간호하는 역할을 하며, 의료 교육을 제공하고,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반드시 진찰을 받도록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과거 약물 치료를 받고 있었으나 내전과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해야 했던 난민들에게 무상으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 아인 엘 헬웨흐(Ain el-Helweh) 난민 캠프
1948년, 1만 명의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세워진 아인 엘 헬웨흐는 레바논 내 최대 규모의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가 되었고, 현재 동일 면적에 8만 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다. 캠프의 거주자는 늘어만 가고 있어 집 위에 또 다른 층을 지음으로써 높은 인구 밀도 문제를 간신히 해결해 생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