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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국경없는의사회 보건단원의 하루

2014.10.27

국경없는의사회는 2013년 9월부터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 있는 카와르고스크 캠프에서 시리아 난민들을 대상으로 1차 의료 활동과 심리치료 상담을 진행해 왔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캠프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람들이 바로 현지 보건단원들입니다. 텐트를 돌아다니면서 캠프 주민들에게 유용한 보건위생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현지 보건단원의 하루를 사진과 함께 만나 보았습니다.

©Karem Issa

쉬합(30세)은 카와르고스트 캠프에서 일하는 국경없는의사회와 소속 현지 보건단원이다. 시리아계 쿠르드족 난민인 쉬합은 2013년 8월에 카와르고스트 캠프가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이곳에서 지냈다. 시리아 데렉 출신인 쉬합은 시리아를 떠나기 전에는 언론인으로서 다마스쿠스에서 집필 활동도 하고 극장 관리도 했었다.

©Karem Issa

이라크 쿠르드 지역 아르빌에 위치한 카와르고스트 캠프에는 현재 만 3000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들이 살고 있다. 보건단원의 역할은 캠프 주민들에게 보건위생과 관련된 메시지도 전달하고 국경없는의사회가 캠프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것이다.

©Karem Issa

하루 일정을 체크한 후, 쉬합은 보건단원 아알라와 짝을 이루어 텐트들을 방문한다. 오늘 목표는 텐트 10곳을 방문하는 것이다. 쉬합은, “오늘 임무는 당뇨,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을 찾아가 보는 것입니다. 다음 주에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있을 간담회도 준비해야 합니다. 이번 간담회 목적은 주민들에게 운동의 중요성에 관해 알려주는 것입니다. 처음 시도하는 모임인데 사람들 반응이 어떨지 한번 봐야죠.”라고 말한다.

©Karem Issa

걸어가고 있는데 쉬합의 환자 목록에 기록되어 있는 한 당뇨병 환자가 먼저 다가왔다. 쉬합은 환자와 함께 균형 잡힌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다. 환자는 다음 주에 있을 간담회에 오고 싶다고 한다.

©Karem Issa

다음 텐트로 가려는데 뭔가 기록에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다. 두 사람이 보려던 환자는 이미 시리아로 돌아간 상태였다.

©Karem Issa

하수 물이 텐트 사이로 그대로 흘러간다. 쉬합은, “아이들이 여기서 놀아요. 위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주민들에게 알리는 일도 저희들 몫이죠. 이런 곳에서 놀면 질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잘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줍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수 처리가 더 좋아져야죠.”라고 설명한다.

©Karem Issa

다음 텐트에서도 쉬합은 식생활과 운동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텐트에는 총 아홉 식구가 사는데, 아버지는 캠프에서 30km 떨어진 아르빌에서 전기 기사로 일하고 있다.

©Karem Issa

쉬합은, “캠프에서는 면, 쌀, 밀가루, 소금, 설탕, 토마토 소스로 구성된 식량을 나눠주는데, 쌀과 면은 질이 썩 좋지 않아요. 쌀은 두 시간은 족히 요리를 해야 맛이 나고, 면은 요리를 다해도 원래 반죽처럼 돼버려요. 그래서 배급 받은 면을 캠프 밖에서 동물 사료로 파는 사람들이 많답니다.”라고 말한다.

©Karem Issa

다음으로 3대가 모여 사는 텐트에 방문하자 차를 대접한다. 쉬합과 아알라는 시리아 난민 파티마(60세)에게 식생활, 운동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Karem Issa

파티마는 자신이 살던 시리아 카미실리 시골 동네가 공중 폭격을 당해 이곳으로 피신했다고 말한다. 캠프에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은 화장실이라고 한다. 화장실 하나로 10가구가 쓰는데, 당뇨병 환자인 파티마에게 이것은 특히나 불편한 일이다.

©Karem Issa

다음으로 방문한 텐트에는 식구 여덟 명이 산다. 카미실리 남부에 살던 이 가족도, 라마단 기간 중에 새벽 식사(수후르)를 하려고 일어났을 때 마을이 폭격을 받아 모든 것을 뒤로 하고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 딸 4명은 모두 공부를 마치고 학위를 받았다. 한 명은 경력 15년의 숙련된 간호사다. 인권을 공부한 딸도 있다.

©Karem Issa

목록에 있는 환자 중 점심 전에 총 5명을 만났는데, 4명이 다음 주에 있을 간담회에 꼭 온다고 했다.

©Karem Issa

오전 활동을 마쳤다. 점심 후에 5명을 더 만나러 간다.

©Karem Issa

쉬합은 아내, 쌍둥이 딸(실라브, 릴라브), 갓 태어난 아들 실라르와 함께 텐트에서 지낸다.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캠프 주민 100명 정도가 참석했다. 간담회 주제는 운동의 중요성이었고, 참석한 난민들 모두 규칙적으로 운동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이라크 활동

현재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 있는 시리아 난민들은 20만 명이 넘고, 이중 9만여 명이 아르빌 지역에 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3년 9월에 카와르고스크 캠프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다라샨크란 캠프에서는 2014년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두 캠프에서는 1차 의료 서비스와 심리치료 상담을 해왔다. 그 동안 총 7만 건이 넘는 1차 진료를 실시했고, 심리치료 상담은 600회 이상 진행했다. 2014년 10월, 국경없는의사회는 다라샨크란 캠프에서 실시하던 1차 의료 활동을 다른 단체에 넘겨주었고, 카와르고스크 캠프의 1차 의료 활동도 현재 다른 단체로 넘겨주는 중이다. 하지만 심리치료 상담은 두 캠프에서 계속 진행한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도미즈 캠프에서도 1차 의료서비스, 심리치료 상담, 분만 보조, 산부인과 진료 등을 실시하며 도훅 지역에서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