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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다음 달은 어떻게 될까?” 극도로 불안한 주민들

2014.11.28

2022년 3월 업데이트

2022년 3월 3일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분쟁이 고조됨에 따라 의료 대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2 국경없는의사회 우크라이나 활동 소식 바로가기 ▶ LINK 

격렬한 분쟁으로 사방이 파헤쳐진 우크라이나 동부에도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교전선 양쪽에서 병원 운영을 지원하고, 피해가 가장 많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심리치료 지원도 확대했습니다. 또한 도네츠크 교도소 내에서 수감자들의 결핵 치료가 끊기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우크라이나 활동 현황 ©MSF

우크라이나 동부에 겨울이 찾아 들면서, 국경없는의사회는 교전선 양쪽에서 병원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심리치료도 확대했다. 9월 5일 정부군, 반군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아직도 교전이 이어지는 곳들이 있다. 특히 최근 2주간 격렬한 교전이 수차례 일어났다.

도네츠크, 루한스크의 최전선 부근에 있는 도시에서는 폭격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구역에서 주민들은 폭격이 일어나면 안전을 위해 지하실에 숨거나 방공호에서 몸을 피해야 한다. 은행들도 문을 닫아 지역 주민 대부분이 현금을 소지할 수 없다. 노인, 장애인들은 의료시설에 가거나 약품을 구하기가 훨씬 어려워져서 더욱 생활이 어려워졌다.

11월 15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 점령 지역에서 사회복지 서비스를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금 지원도 모두 끊겼다. 그래서 앞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할 취약한 주민들은 더 가혹한 날들을 견뎌야 할지도 모른다. 이 지역 병원들에 대한 정부 지원도 끊길 예정이며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그 밖의 공무원들은 이 지역을 떠나라는 공지를 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 우크라이나 현장 책임자 스테판 프레보(Stéphane Prévost)는, “분쟁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의 병원들은 수천 명의 전쟁 부상자와 난민을 치료해야 하는 압박에 놓여 있습니다. 의료물자의 공급 루트도 심하게 훼손된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완전히 루트가 끊어진 상태입니다. 병원들은 이미 2014년 예산을 전부 소진했고, 많은 의료진들이 몇 달간 봉급을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합니다.”라고 말했다.

의료물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5월부터 도네츠크, 루한스크 교전선 양쪽에 위치한 의료시설 59곳에 긴급히 필요한 의료물자를 공급해 왔다. 이는 전쟁 부상자 10250여 명을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이다. 또한 찾아보기 어려운 물자였던 X-ray 필름, 인슐린, 발전기, 외과기구 등도 지원하였다.

전쟁 환자 치료를 위한 물자 부족도 계속 문제가 되고 있지만 또 다른 문제들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신장 투석, 산모 지원, 만성 질환(당뇨, 고혈압, 결핵, HIV/AIDS 등) 치료 지원에서도 심각한 격차를 발견했다. 분쟁이 길어질수록 이 격차는 더 심해지기 때문에, 결국 만성 질환 환자들이 제일 먼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심지어 약품이 있는데도 현금이 없어 약을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심리적 지원

프레보 현장 책임자는, “분쟁 지역에 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나마 더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한 사람들도 모두 폭격, 총격, 가족 상실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이번 분쟁으로 사람들은 그들의 생활방식, 집, 직업, 친척 관계 등 소중하고 친밀한 것들을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극도로 불안해진 사람들은 당장 다음 달엔 상황이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들은 교전선 양쪽에서 분쟁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심리치료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개인 상담, 집단 상담, 가족 상담, 충격적인 사건에 따르는 정서 반응에 대한 교육, 극심한 공포와 불안, 악몽에 대처하는 요령 등 여러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8월부터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가 진행한 개인 상담은 764건, 집단 상담은 60건이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들은 분쟁 영향 지역에서 현지의 심리학자들, 사회복지사들,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그들이 자신의 기술을 개선하고, 버거운 업무로 지치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8월부터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가 진행한 교육은 총 303회였고, 교육에서 다룬 주제로는 심리적 응급 처치, 스트레스 관리, 공격적인 부모 대하기 등이 있었다.

심리적 지원과 함께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 지역 부근에 대피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비누, 양치용품, 수건, 담요, 아기 음식, 기저귀 등 생필품이 들어 있는 위생 키트 1800여 세트를 제공했다.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하여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 위험 지역에 있는 병원과 주민들을 위해 총 만 5000개의 따뜻한 담요도 배급했다.

교도소 수감자들의 결핵 치료

국경없는의사회는 2011년부터 도네츠크 교도소 내에서 약제내성 결핵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해 왔다. 분쟁 기간에도 치료가 끊기거나 실패하지 않고, 다른 약제내성도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프로그램을 지속하고자 최선을 다해 왔다. 다만, 도네츠크 교도소로 약품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우려되는 상황이다. 약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또 다른 약제내성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