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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고마 지역 피난민 캠프 성폭력 증가 추세 우려스러워

2023.05.16

콩고민주공화국 북키부주 고마(Goma)의 여러 피난민 캠프 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찾는 성폭력 피해자가 2주 만에 670명을 넘어섰다. 이는 하루에 48명이 진료소를 찾는 셈이다. 또한 피해자의 약 60%가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찾기 72시간 전 공격을 당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 이러한 충격적인 숫자들은 고마 지역 국내실향민이 극심하게 취약한 상태에서 폭력에 노출될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을 방증한다. 


북키부 고마시 외곽 불렝고 피난민캠프 전경 ©Michel Lunanga/MSF

콩고민주공화국 북키부주에서는 2022년 3월부터 정부군과 무장단체 M23, 무장단체 간 폭력 사태가 불거져 100만 명 이상의 국내실향민이 발생했다. 이 중 60만 명 이상은 고마시 외곽에 설치된 과밀하고 위생 수준이 열악한 환경의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4월 17~30일, 국경없는의사회는 불렝고(Bulengo), 루샤갈라(Lushagala), 카냐루치냐(Kanyaruchinya), 엘로임(Eloime), 무니기(Munigi), 루사요(Rusayo) 캠프에서 674명의 성폭력 생존자를 치료했다. 고마 서쪽의 신생 캠프인 루사요 캠프에서만 360명의 성폭력 피해자가 찾아왔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고 있는 캠프에서만 집계된 수치라 실제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이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 평균 48명의 성폭력 생존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벌써 수개월째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지만 최근 몇 주 사이의 수준 만큼 심각하진 않았습니다. 생존자 중 60% 가까이 성폭력을 당하고 72간 이내에 국경없는의사회를 찾았다는 점을 보았을 때 의료적·인도적 위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_제이슨 리조(Jason Rizzo) / 국경없는의사회 북키부주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한 성폭력 생존자는 대부분 여성인데, 이 중 대다수가 피난민 캠프 밖에서 식량이나 땔감을 구하려다가 공격을 당했다. 또한 루사요, 불렝고 및 카냐루치냐 캠프의 피해자 절반 이상은 무장 남성에 의해 공격당했다고 증언했다. 

이곳에 도착한 후, 자식이 영양실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손 놓고 있을 수 없어서 숲에서 땔감을 주워다 팔아서 식량을 살 수 있는 돈을 마련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숲에 갔다가 무장한 남성들에 의해 공격을 당했습니다.”_루사요 캠프의 성폭력 생존자 

최근 몇 주간 다양한 인도주의 구호단체가 활동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마에 위치한 피난민 캠프의 생활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캠프의 피난민은 식량이나 식수, 화장실, 안전한 거처 등 가장 필수적인 생활 요건조차 갖추지 못 한 채 생활하고 있다. 불충분한 인도적 지원은 피난민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어 이들이 폭력에 노출될 위험을 확대시킨다.

캠프의 생활 환경을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식량이나 식수위생 등 기본적인 필요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합니다. 또한 특히 여성의 안전을 위한 보호 조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_제이슨 리조 / 국경없는의사회 북키부주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성폭력과 관련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공격을 당한 후 72시간 이내에 적절한 의료지원을 받아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고마의 주요 피난민 캠프에서 성폭력 생존자를 위한 치료 및 심리적 지원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진료 내용은 엄격히 비밀로 유지하고 있다. 

2023년 2월 초부터 국경없는의사회가 불렝고 캠프 내에서 운영하는 진료소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하는 장 음부수(Jean Mbusu) ©Michel Lunanga/MSF


국경없는의사회 고마 긴급대응 

국경없는의사회는 2022년 5월부터 고마에 위치한 피난민 캠프에서 활동하며 무상 의료서비스와 식수를 제공하고 있으며, 화장실과 샤워시설 설치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지원 및 예방접종 캠페인을 통해 콜레라 및 홍역 유행에도 대응했다. 또한 수십 만명의 피난민이 생활하고 있는 북키부주 사케(Sake) 및 카이나(Kayna) 지역과 남키부주 미노바(Minova) 지역에서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특히 북키부주에서는 럿슈루(Rutshuru), 키비리지(Kibirizi), 밤보(Bambo), 빈자(Binza), 음웨소(Mweso), 마시시(Masisi), 왈리칼레(Walikale) 지역에서 무상으로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