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최근 몇 주간 다수의 처형 및 민간인들 사이의 공포를 목격한 국경없는의사회

3월 24일~26일 브리아 병원 수술실 모습. 당시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주로 소아과 활동을 실시하던 이 병원에 24명의 부상자들을 받았다. ⓒ MSF

2017년 4월 12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방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하 중아공)에서 분쟁이 확산되고 격화되면서 민간인 수십 명이 숨지거나 부상을 입고 있다. 생존을 위해 탈출할 수밖에 없던 수천 명의 지역민들은 인도적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국경없는의사회가 오늘 경고했다. 3월 26일부터 바쿠마(Bakouma)·은자코(Nzako) 등지에서 팀을 이끌고 의료 지원을 진행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부 현장 책임자 르네 콜고(René Colgo)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팀들은 즉결 처형을 목격했고, 절단된 시체들이 공개적으로 드러나 지역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큰 충격에 빠진 민간인들은 수풀로 피신해 그곳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달간, 2014~2015년 분쟁에 연루됐던 당사자들 사이에 내부 교전이 일어나 분열이 나타났고, 그 결과 영토와 자원을 둘러싸고 분쟁이 일어났다. 특히 중아공 중부와 동부의 와카(Ouaka), 오트 코토(Haute Kotto), 바스코토(Basse Kotto), 음보무(Mbomou) 주들에 분쟁이 나타났다. 각 시의 세력 주체가 달라지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바로 민간인들이다. 한 예로, 지난해 11월 이후로 브리아(Bria) 소아과 병원의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폭력의 피해를 입은 부상자 168명을 치료했다. 당시 브리아 병원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에 참여했던 케이티 트레블(Katie Treble)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브리아 병원에서 활동한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케이티 트레블(Katie Treble) ⓒ MSF

“3월 24일~26일 주말 사이에 우리 소아과 병동에서는 중상 환자 24명을 받았습니다. 그중에는 총상을 입은 세 살배기 여자 아이도 있었습니다. 혼란 그 자체였죠. 내장이 다 드러난 채 병원에 막 도착한 환자를 급히 치료하느라 다른 부상자를 돌보지 못했던 것도 기억납니다. 기술적 장비도 충분치 않았지만 우리 외과의사는 가까스로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지난 2년간 비교적 안정된 곳이라고 여겨졌던 지역에까지 분쟁이 퍼지고 있다. 음보무 주의 바쿠마·은자코 지역에서는 서로 경쟁하는 무장 단체들이 시내·광산 지역을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어 민간인들이 입는 피해가 심각하다. 국경없는의사회 중아공 대표 엠마누엘 람파에르트(Emmanuel Lampaert)는 이렇게 말했다.

“이미 세계에서 가장 위급한 인도적 위기에 손꼽혔던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중아공은 앞서 분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4년 이후로 전혀 볼 수 없었던 수준의 심각한 폭력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에는 무력 단체들이 특정 지역사회를 겨냥해 공격을 저지르는 경우도 더 늘어났다. 그 결과 보복 공격이 잇따르면서 폭력 사태가 급격히 고조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중아공 현장 책임자 캐롤린 두카르메(Caroline Ducarme)는 이렇게 말했다.

“분쟁의 성격은 날로 진화하고 있으며, 충격에 빠진 무력한 민간인들은 그 사이에 갇혀 집에서 쫓겨나고, 농장을 돌볼 수도 생계를 꾸릴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최소한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은 전투원이 아닌 사람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절박하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미미한 지원이나마 전달되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목격자 증언 

이피(Ippy) 출신인 게르바이스(25세) ⓒ Colin Delfosse

“다섯 명이서 사냥을 나갔습니다. 사냥을 마치고 캠프로 돌아와 저녁을 준비하고 잠시 쉬고 있었죠. 누워 있는데 중무장을 한 풀라니족 사람들이 우리를 공격했습니다. 눈에 띄지 않게 강 쪽으로 와서는 우리를 향해 총격을 가하기 시작한 겁니다. 저와 함께 있던 네 명은 모두 도망쳤고 저는 총에 맞아 팔이 부러졌습니다. 두 번째 총알은 제 엉덩이를 뚫고 지나갔고, 세 번째 총알은 오른 다리에 맞았습니다. 갑자기 들이닥치는 바람에 몇 명이 있었는지도 알기 어려웠습니다. 동료들은 저를 두고 가 버렸고, 저는 아무런 희망도 없이 그렇게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부러진 팔을 가슴에 안고 어렵사리 마을까지 갔습니다. 구토와 출혈이 있었고, 저는 완전히 녹초가 되었습니다. 저와 함께 사냥을 나갔던 동료들이 마을에 이를 알렸고, 저녁이 되자 부모님께서 저를 찾으러 오셨습니다.”

남편을 잃은 브리아 출신 여성 자밀라ⓒ Colin Delfosse

 “남편은 2016년 11월 21일에 동네 사람들의 공격을 받고 집에서 살해 당했어요. 그래서 저는 막막하게 이렇게 아이 여섯과 함께 여기 남게 되었죠. 남편이 없는데 식구들을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동네를 떠나기도 두렵고, 더 이상 우리에겐 자유도 없어요. 지난 넉 달 동안 우리는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밤에는 잠도 오지 않아요. 다시 공격이 일어나면 어쩌나 너무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