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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오피트네 최전방 인근에 갇혀 있는 마을 주민 지원

2018.01.09

타티아나 이바노프나(65세)가 의사에게 진찰을 받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이 이동 진료소는 파블로필 마을에 위치해 있다. ⓒMaurice Ressel

우크라이나 동부 오피트네(Opytne) 마을 주민들은 현재 의료 지원이나 필수 의약품을 구하지 못한 채 지내고 있다. 최전방에 있는 이 마을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에 있고, 맞은편에는 파괴된 도네츠크 공항이 자칭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 안에 위치해 있다.

교통 수단도 없이 악천후 속에 고립된 주민들은 대다수가 노인들이며, 이들에게는 분쟁이 몰고 오는 끊임없는 스트레스에 짓눌려 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인근에서 벌어지는 폭격으로 사람들은 급성 불안과 우울에 시달리고 있고, 심혈관 질환·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에 필요한 정기적인 지원도 끊긴 상태다.

이에 대응해 의사·간호사·심리학자 각 1명으로 구성된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팀은 2017년 12월 14일부터 마을 사람들에게 1차 의료와 심리 상담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 주민의 집을 운영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다.

도네츠크 주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코디네이터 미리암 베리(Myriam Berry)는 이렇게 말했다.

주기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의사가 없어서 오피트네 사람들은 스스로 몸을 돌보고 있습니다. 서로 혈압을 재어 주고, 약도 알아서 복용합니다. 마을에는 도로도 차도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농작지를 거쳐 아우디이우카 시까지 수 킬로미터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확인해 보니 주민들은 건물 일부가 훼손된 곳에서 살고 있었고 국제 비정부 단체들의 지원에 의존해 식량, 난방, 전기 등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주민 다수는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떠나길 꺼리고 있다.

미리암 베리는 이렇게 덧붙였다.

“최전방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은 인근에서 들려오는 폭격 소리를 들으며 매일 긴장 속에 살아갑니다. 2017년 5월에 여기 온 이후로 제가 본 것 중 지금이 최악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만난 환자 10명 중 절반은 혈압이 200 이상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는 증거죠.

 

“1차 평가 이후로 두 달 동안 마을에 접근하려고 애썼습니다. 치안 문제에 더해 악천후 때문에 도로가 진흙 사태로 변해 버리는 바람에 통행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현재 우리의 목표는 의료 지원이 필요한 주민 모두를 만나 상태를 확인한 뒤 향후 2개월간 복용할 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 다시 접근이 어려워져서 주민들을 만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니나 이바노바(67세)가 스테파니프카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에서 간호사에게 검진을 받고 있다. 이 진료소가 운영되는 유치원의 일부는 보건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Maurice Ressel

국경없는의사회는 도네츠크 주 내 28곳에서 의료와 심리 지원이 절실한 사람들을 위해 이동 진료소를 운영한다. 마리우폴, 쿠라크호베 지역을 기반으로 총 4개 팀이 활동한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이동 진료 지원을 받는 환자 대다수는 만성 질환을 앓는 50세 이상의 여성들이다.

분쟁으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들은 개인 상담과 집단 상담을 실시한다. 그리고 분쟁 지역에 사는 사람들, 교사, 의료진 등에게 대처 기술을 알려주는 등 정신건강 인식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