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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WHO의 뱀독 대응 전략 발표 환영

2019.05.30

 

각국 정부와 기금 지원 단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뱀독 대응 전략에 관심을 갖고 신속히 실행에 나서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오랜 숙원이었던 세계보건기구(WHO)의 뱀독 감염 예방 및 통제에 관한 전략과 2030년까지 뱀독으로 인한 사망과 장애 발생을 절반으로 줄이는 야심찬 목표 발표를 환영한다. 각국 정부와 기금 지원 단체들은 소외된 공공 보건 위기 문제인 뱀독 감염에 보다 큰 관심을 갖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세계보건기구가 이번 발표한 전략이 뱀독 감염 예방과 통제에 있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신중하게 낙관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 기금 지원 단체, 그 외 이해당사자들은 이번 기회가 성공적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 정치적 및 재정적 차원의 구체적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제 모두 함께 노력해 뱀독 감염으로 인한 사망과 장애를 완전히 퇴치해야 합니다.” _ 줄리엔 포테(Julien Potet)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NTC•백신 자문위원

국경없는의사회는 뱀독 대응을 위해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이 다각적 전략이 기존 치료제나 앞으로 판매될 치료제에 안전성과 저렴한 가격을 갖추도록 하는 분명한 권고사항과, 뱀독이 발생하는 지역에서의 치료를 확대하고 해독제 접근을 개선할 수 있는 야심찬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한다.

남수단에서 아프리카산 독사인 퍼프애더 (Puff Adder)에 물린 환자. 폭우로 물에 잠긴 밭에서 수수를 추수하던 중 다리를 물렸다. ⓒMSF
매년 전세계적으로 540만명이 뱀에게 물리며 그 중 270만명은 뱀독에 감염된다. 그 결과 10만명 이상이 사망하며, 영구적으로 신체 기형과 장애를 얻게 되는 사람은 40여명에 이른다. 뱀독 감염은 주로 이주 노동자나 농장 노동자, 분쟁이나 폭력을 떠나온 실향민 등 농촌 지역의 빈곤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세계보건기구의 소외 열대성 질환들 중 가장 높은 사망자수를 기록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뱀에게 물린 사람뿐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심각한 결과를 확인했다. 뱀독 감염 환자는 사망하거나 중증 장애를 얻게 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부정적 시선을 받고 차별을 당하며 환자 가족들은 치료비용을 대느라 부채를 떠안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심각한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 30여년간 뱀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충분하지 않았고 각국 정부와 기금 지원 단체의 지원금 중 뱀독 대응에 할당된 금액 규모는 지금도 무척 작다. 때문에 뱀독 치료 비용은 경제력이 부족하고 정치적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환자나 그 가족이 직접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의 뱀독 대응 전략은 필요한 자금 규모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발걸음이라 할 수 있으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앞으로 신속하고 성공적인 이행이 이뤄질 것을 고대한다.

 “뱀독 감염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와 환자수는 뱀독은 숨겨진 전염병과 다름없습니다. 뱀독 감염이 발생하는 지역사회를 신장하고 보건의료 시스템을 강화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은 이 대응 전략을 통해 세계 뱀독 감염을 줄일 수 있길 바랍니다. 뱀독은 전체론적이고 환자 중심의 접근으로 대응해야 하며, 그 예로 뱀에게 물리는 사고 위험 수치를 줄일 수 있는 지역사회 차원의 보건 예방 프로그램 등을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_ 가브리엘 알코바(Gabriel Alcoba) / 국경없는의사회 열대질환 치료 자문위원    

뱀독 치료에 쓰이는 EchiTAB plus-ICP 해독제. 세포독성 및 혈액독성 감염 치료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며 환자에 따라 3~4회 투여된다.  ⓒMSF

뱀독 감염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뱀독 환자 대다수는 실직적으로 효과가 있는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사회 주민들은 수백 달러에 이르는 수십 번의 해독제 처방 비용을 비롯해 진료 의뢰서를 받거나 구급차로 이송하는 비용, 전문 의료진에게 받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뱀독 해독제는 비교적 가격이 높기 때문에 사람들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재래식 치료 요법이나 품질이 의심되는 저가 해독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사망과 장애가 더 많이 발생한다. 최근 일부 제약 회사들은 아프리카로 유통되는 해독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생산을 중단해 해독제 공급 위기가 더욱 커졌다.     

세계보건기구의 뱀독 해결 전략을 실행에 있어서 각국 정부는 구체적 노력을 통해 시장에 있는 해독제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고 뱀독 감염 대응을 위한 새롭고 더 효과적인 방법 개발을 더욱 중대한 우선순위로 다뤄야 할 것이다.

“뱀에게 물린 환자들이 모두 적시에 올바른 치료를 받게 된다면 뱀독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환자들이 저렴하고 품질이 입증된 해독제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존 뱀독 치료제들의 효과성 평가가 시급하며 뱀독 대응을 위한 국제적 메커니즘을 구축해 해독제의 안정적 공급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이를 보장할 수 있도록 추가적 기금 지원 계획도 마련돼야 합니다. 뱀에게 물리면 해독제 치료 가능 여부로 삶과 죽음이 갈리는 이들에게 해독제는 무료로 적시에 제공돼야 합니다."

 

2017년 국경없는의사회의 도움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중동을 중심으로 전 세계 환자 총 3,00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이 중 약 절반인 뱀독 감염 환자들은 국경없는의사회가 무료로 제공하는 해독제 치료를 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에티오피아, 예멘에서 뱀독 환자 대부분을 치료를 치료했으며 탄자니아, 케냐, 카메룬, 수단, 시에라리온에서도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