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1일, 우함-펭데(Ouham-Pendé)의 마을 세 곳에서 무장 단체가 가한 총격으로 민간인 수십 명이 사망했다. 방기(Bangui)로 이송돼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를 받은 생존자 한 명이 그 날을 떠올린다.
5월 21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북부 지역 파오우아(Paoua)에서 약 50km 떨어진 마을인 은정점(Ndjondjom), 쿤드질리(Koundjili), 보홍(Bohong)에서 한 무장 단체가 지역 주민 회의를 연다는 구실로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군복을 입고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소지한 한 무장단체가 저희 마을에 와서는 지역 지도자에게 마을 총회를 열 것을 요청했어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저도 망고 나무 아래 모였죠. 그런데 저희를 묶기 시작했어요. 저는 상의가 찢겨나가고 두 팔도 묶였죠. 이렇게 팔이 묶인 사람들을 쌓아 올려놓고는 갑자기 총을 마구 쏘기 시작했어요. 눈앞에서 총알이 비 오듯 쏟아지는 것 같았어요.” _ 알폰세(Alphonse) /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를 받은 총상 환자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방기(Bangui)의 국경없는의사회 시카(SICA) 병원. 한 외과의가 총상 환자 어깨에 깊이 박힌 총알을 꺼내고 있다. ⓒ Florent Vergnes/AFP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파오우아 병원에는 세 명의 총상 환자가 입원했다. 그 중 한 명이었던 알폰세에 따르면 그 당시 총을 맞은 사람들은 거의 다 사망했고 그는 그 자리에서 죽은 척을 해 결국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도망친 사람들도 있었지만 결국은 총에 맞아 사망했어요. 친척들이 저희를 오토바이에 태워 파오우아 병원까지 데려다줬어요. 사건에 일어났던 근처 풀숲에서 시체들을 계속 찾고 있다고 들었어요.” _ 알폰세(Alphonse)
UN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당국에 따르면 이번 총격 사건으로 민간인 총 39명이 보홍, 은정점, 쿤드질리에서 살해당했고 그에 앞서 마이콜로(Maikolo)에서 15명이 학살당한 사건도 있었다. 이번 사건은 2019년 2월 정부와 14개의 무장 단체간 평화 협정이 체결되며 비교적 평온한 정세가 이어진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공격 사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