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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테노시케 구금 센터 화재에 따라 이주민 보호와 의료 서비스 접근성 보장 촉구 

2020.04.06

멕시코 테노시케 기차역. ©Juan Carlos Tomasi
3월 31일 멕시코 테노시케 구금 센터에서 폭동과 화재가 발생해 과테말라 출신의 망명 신청자가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직후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주민 및 망명 신청자 44명을 대상으로 의료 및 심리적 지원을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또한 사망자의 유가족에게 정신건강 치료를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한 환자의 증언에 따르면, 3월 31일 밤 억류된 사람들 중 일부는 그들이 구금되어 있는 열악한 환경에 항의해 폭동을 일으켰고 구금 센터에 불을 질렀다. 환자들은 또한 과밀집된 생활 환경, 의료 서비스 부재에 대해 설명했으며,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보가 부족하고 예방 조치에서도 소외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환자들이나 억류된 사람들이 대피한 보호소의 관리자가 전한 증언에 따르면 화재 발생 당일 구금 센터는 수용인원을 훨씬 넘어선 상태였다고 합니다. 최대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170명의 이주민과 망명신청자가 구금되어 있었습니다." _국경없는의사회 테노시케 정신건강 코디네이터 카롤릭스 잠브라노(Karolix Zambrano)

억류되었던 사람들이 전한 과밀집된 환경은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특히 우려된다. 

"호흡기 증상과 발열이 있는 환자도 있었으나 지난 2주 동안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했고 격리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또한 치료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HIV 환자들을 비롯해 매우 취약한 환자도 봤습니다. 물이 부족하고, 위생 환경도 매우 열악하다고 전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_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에스메랄다 오로스코(Esmeralda Orozco)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2019년 멕시코 남부의 여러 이주민 구금 센터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 억류된 사람들이 정기적인 치료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고 물을 비롯해 필수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코로나19과 같은 전염병이 확산할 위험이 매우 높은 환경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당국에 현재 구금 센터에 억류되어 있는 사람들을 모두 석방하고 감염 예방을 위해 검사와 치료를 제공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속도를 고려할 때, 이주민을 구금하는 것은 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매우 위태롭게 하는 조치입니다.”_국경없는의사회 멕시코 현장 책임자 세르히오 마르틴(Sergio Martín)

한편 자발적 송환을 희망하는 억류자들은 과테말라가 국경을 폐쇄하고 멕시코에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로의 송환을 취소할 것을 요청함에 따라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본국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과테말라를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정부에 이주민과 망명 신청자들의 존엄성을 지키고 그들이 멕시코 내 안전한 환경에서 머물 수 있도록 보장하며,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영사관과 협력해 자발적인 송환을 지원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각 당국이 집단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귀국을 선택한 사람들에 대해 멕시코와 본국에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해야 합니다."_ 국경없는의사회 멕시코 현장 책임자 세르히오 마르틴(Sergio Martín)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타마울리파스 주의 난민 캠프에서 보다 종합적인 치료 제공을 위한 활동을 확대했다. 또한 이민 및 보건 당국과 소통하며 코로나19와 관련하여 현 상황과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 MSF

 “국경 폐쇄보다 코로나19 대응에 망명신청자를 포함하는 것이 더 큰 효과”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 확산 통제라는 명목으로 미국 내 망명 신청 절차를 막고 미국-멕시코 국경을 차단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결정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 국제적 보호를 청하다 강제로 멕시코로 돌아가게 된 이주민 수천 명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3월 21일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및 중미 출신의 이주민과 망명 신청자들이 미국에서 마타모로스(Matamoros)를 거쳐 멕시코 남부로 강제 송환되는 것을 목격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공중 보건 및 인도주의적 영향을 고려한 비상 대책이나 완화 계획 없이 강행된 이러한 조치의 체계적인 양상을 우려하고 있다.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국제적 책임을 회피하고자 코로나19를 근거로 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이는 코로나19 확산 통제 측면에서도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불필요하고 부적절합니다. 특정 인구를 대상으로 낙인을 찍는 차별적 정책이며 폭력 상황에 놓인 이들이 보호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체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_이자벨 벨트랑(Isabel Beltrán) / 국경없는의사회 멕시코 및 중미 의료 코디네이터

전 세계 수 많은 전염병 발병에 대응해 온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공중 보건 정책은 성과를 이루는 반면 이주민 등 취약계층을 배제한 정책은 실패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조명했듯 이주민보호프로토콜(Migrant Protection Protocol) 등 멕시코에서 시행한 미국 이민 정책들로 인해 멕시코에서 망명 신청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망명 신청자들은 위험하고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코로나19 전염병 확산에 따라 취약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함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의 보건의료적 필요를 파악하는 한편 현재 멕시코에서 진행하고 있는 종합적 의료 서비스를 유지 및 확대하기 위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미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제한적이고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더욱 쉬운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번 코로나19 펜데믹이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마타모로스의 약 2천 명의 망명 신청자가 거주하고 있는 난민 캠프 내 종합적 보건의료가 부족한 지역에서 의료지원 활동을 확대했으며 현재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위한 의료활동과 보건 증진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텐트에 온 가족 구성원이 함께 숙식하는 환경에서는 공공장소 방역, 손 씻기, 물리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 조치들을 제대로 실천할 수 없습니다.” _ 이자벨 벨트랑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한편 이들과 함께 미국과 멕시코 정부에 포괄적인 완화 조치를 시행하고 종합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위험환 환경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과 망명신청자는 이러한 조치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현재 이곳의 이주민과 망명 신청자의 가장 큰 우려는 바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이들에게는 지금 당장 필요한 코로나19 감염 예방 조치조차 지킬 수 없는 비좁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보건의료 상황에 엄청난 어려움을 가져왔으며, 그렇기 때문에 의료진들이 함께 협력해 감염 예방 계획 또는 필요한 경우 통제 조치에 취약계층이 포함될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합니다.” _ 마르셀로 페르난데즈(Marcelo Fernández) / 국경없는의사회 멕시코 현장 책임자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타마울리파스 주의 난민 캠프에서 보다 종합적인 치료 제공을 위한 활동을 확대했다. © 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