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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에 체류하는 남수단 난민에 관한 네 가지 사실

2020.02.13

2019년 12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단 화이트 나일(White Nile)주(州)에 병상 85개 규모의 병원을 새로 열었다. 기존 서비스를 개선해 남수단 난민과 지역 사회에 제공하는 기존 보건의료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 목적이다. 알 카샤파 (Al Kashafa) 난민 캠프에 자리한 이 병원에서는 중증 영양실조 아동과 HIV, 결핵과 같은 만성 전염병 합병증 환자에게 1차 및 2차 보건의료를 제공한다. 

이 병원을 통해 수단에 거주하고 있는 ‘남수단 난민'에 대한 네 가지 사실을 알아본다. 

 

1. 수단에는 여전히 많은 수의 남수단 난민이 체류하고 있다

현재 남수단 내전으로 인해 주변 국가로 피난 간 남수단 실향민의 수는 약 220만명에 달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현재 수단에 머물고 있는 남수단 난민은 86만1천명이며, 수단은 우간다에 이어 두 번째로 남수단 난민이 많은 곳이다.

“전쟁 때문에 2017년 가족 18명과 함께 화이트 나일로 왔습니다. 수단까지 걸어서 오는데 한 달이 걸렸습니다. 오는 길에 물과 음식이 떨어지고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어 어린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_ 줄리아 오도크(Julia Odok)/남수단 말라칼(Malakal) 출신 난민

2017년 남수단 말라칼을 떠난 줄리아 오도크(24)가 영양실조에 걸린 세 살 아들 임마뉴엘과 입원치료식센터에 앉아있다. ©국경없는의사회/Igor Barbero

 “남수단 위기 이후 저 또한 난민이 되었습니다. 살던 지역[나일 북부 주]은 완전히 폐허가 되었고 우리 가족은 집을 포함해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겨우 살아 남아 아무 것도 없이 이곳에 왔는데, 이곳 주민들이 반갑게 맞이해줬습니다.”_ 수단 국경없는의사회에서 3년간 일한 의사 리노 어니스트 (Lino Ernest) 

수단에서 가장 규모가 큰 남수단 난민 공동체는 카르툼(Khartoum) 주에 있으며, 남수단 국경에 인접한 주에는 대부분 상당한 숫자의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화이트 나일(White Nile) 주에는 24만 8천명(출처: 유엔난민기구) 이 있으며, 그 중 16만 2천 명이 알 카샤파(Al Kashafa)와 같은 난민 캠프에 살고 있다.

남수단에서 평화 협정 과정이 진행 중이지만 화이트 나일 주에 있는 난민의 수는 줄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예전처럼 살고 싶지만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수단에 머무르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수단 벤티우(Bentiu) 출신 난민 난 네이(Nan Nei)가 네 살 된 첫째 아들 란(Ran), 생후 8개월된 니안 블링(Nyan Bling)과 함께 알 카샤파 난민캠프 입원치료식센터에 있다. ©국경없는의사회/Igor Barbero

 

2. 난민 캠프에는 많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난민 캠프에는 여전히 많은 의료적, 인도적 필요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난민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 사회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 캠프 내에는 식수가 부족하며 일자리가 없고, 이동이 제한되며 식량 또한 충분하지 않다.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교육 팀은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회, 이슬람 사원, 학교, 급수장과 각 가정을 방문해 보건 교육을 진행한다.

“캠프 내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찾고, 병원을 방문하도록 가정을 독려합니다. 또한 콜레라, 결핵, HIV, 말라리아 같은 질병에 대해 인식을 높이고자 합니다.”_버트러스 크와시(Butrus Kwathi) / 보건증진교육가

“생활이 매우 어렵습니다. 집과 돈이 없는데 그렇다고 일을 구할 수도 없습니다. 가만히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매달 렌틸콩과 수수를 받지만 그 외엔 먹을 것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질병에 더 취약해집니다.”_오도크/남수단 출신 난민

버트러스 크와시는 알 카샤파 난민 캠프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의 정보 및 교육 담당자다. 남수단 출신이지만 고국의 분쟁을 피해 수단으로 왔다. ©국경없는의사회/Igor Barbero

 

3. 대부분 질병은 열악한 생활 환경에서 기인한다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는 알 카샤파를 포함한 8개 난민 캠프와 인근 마을에서 환자가 온다. 화이트 나일 주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가장 많이 치료하는 질병은 영양실조, 설사, 결핵과 같은 호흡기 감염, 말라리아, 피부 질환 등이다. 대부분 난민의 열악하고 과밀한 생활 환경에서 기인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9년 알 카샤파에서 약 12만 건의 진료를 수행했으며, 5 천명이 넘는 환자가 입원했다. 환자분류구역에서 만나는 환자 중 63%는 난민이었다.
또한 산모 670명의 분만을 지원했다. 결핵 프로그램과 HIV 프로그램 또한 운영하고 있으며, 각각 196명, 94명이 환자로서 참여하고 있다.

화이트 나일 주 지역 주민 토마 알리(Toma Ali)는 첫 아이를 알 카샤파 난민 캠프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 분만했다. 아기는 산소호흡기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Igor Barbero

난민에게서는 정신건강 문제 또한 종종 보인다. 폭력적인 상황을 목격하거나 직접 겪어야 했던 분쟁의 경험, ‘난민’으로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안정을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사회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_알파티 알사딕 (Alfatih Alsadig)/정신건강 상담사

4. 영양실조 급증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난민 캠프에서는 식량이 부족한데다 생활 환경이 열악하고 추가적인 외부 요인까지 결합해 계절에 따른 영양실조 비율이 치솟는다. 

“6월부터 9월 사이에 영양실조로 입원하는 환자가 크게 증가합니다. 우기라서 수확할 곡물이 없는 시기라 소위 이 시기를 ‘기아 공백(Hunger Gap)’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_자키나 아담 (Zakina Adam)/영양관리사

알 카샤파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는 지역의 유일한 ‘영양실조 안정화 센터’가 있다. 2019년 극심한 영양실조에 걸린 5세 미만 아동 1천여 명이 이곳에서 치료 받았다.

“영양실조 아동은 만성 설사, 폐렴, 피부 질환 등 다른 질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아동의 건강 상태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어떤 아동은 부종으로 온 몸이 부어서 오기도 하는데, 이는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산모가 모유수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생후 6개월 미만의 신생아가 입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산모에게 올바른 모유수유 방법을 교육합니다. 신생아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 역할은 각 가정이 아동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도록 하는 것입니다. 병원에 온 아동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 때는 매우 안타깝습니다.”_자키나 아담 (Zakina Adam)/영양관리사

아미나 노르 엘딘은 2020년 1월 6일, 화이트 나일 주 알 카샤파 난민캠프에 최근 문을 연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 태어났다. ©국경없는의사회/Igor Barbero


국경없는의사회는 2014년부터 수단 화이트 나일 주에서 활동했다. 이곳에는 남수단 내전으로 인해 난민이 대거 유입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방접종 프로그램, 긴급 구호 및 의료시설 관리 등의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혈액 수혈실, 응급실, 산과, 소아과, 신생아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성폭력 생존자 지원을 포함한 성·생식 보건을 제공하고 있다. 중증 외상 환자와 제왕절개가 필요한 산모는 각각 코스티(Kosti), 알 자발린(Al Jabaleen)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한다. 

수단에서는 1978년부터 활동해왔다. 최근 몇 년간은 알 게다레프(Al Gedaref), 코르도판 남부(South Kordofan), 다르푸르 동부(East Darfur), 다르푸르 북부(North Darfur), 화이트 나일(White Nile), 카르툼(Khartoum), 여섯 개 주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했으며, 그 외 지역에도 긴급대응팀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시설을 운영해 난민 및 국내 실향민과 지역 주민에게 양질의 치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