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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카르툼 수술 물자 반입금지 즉시 철회되어야”

2023.11.27

구명 수술 물품을 카르툼(Khartoum) 신속지원군(RSF) 통제 지역 내 병원으로 운송하는 것을 막는 비양심적인 금지 조치는 여성과 아동을 포함한 수백 명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으며 즉시 철회되어야 한다.

9월 초 시행되고 10월 2일에 수단 당국이 국경없는의사회에 통보한 해당 금지 조치는 부상당한 군인들이 수도 카르툼에서 구명 치료를 받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수단군 및 신속지원군이 지난 5월 제다(Jeddah) 선언에서 재차 약속한 국제 전쟁법 준수에 대한 위반일 뿐만 아니라, 그 조치의 속성상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 민간인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금지 조치는 앞으로 몇 주간 카르툼 내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예방 가능한 죽음으로 내몰 무자비한 전술입니다.  튀르키예 병원(Turkish Hospital)에서 시행되는 수술의 3분의 2는 제왕절개입니다. 불과 최근 두 달 사이에 우리가 시행한 제왕절개가 170건인데, 이런 수술이 제공되지 않았다면 많은 여성과 신생아들이 죽었을 겁니다. 카르툼에서는 출산이 임박해 제왕절개 수술이 필요한 여성들이 선택 가능한 방법이 매우 적습니다. 우리 수술 물품을 병원으로 수송하기 위한 허가가 계속 거부되면 이들에게는 머지않아 선택의 여지가 아예 없어질 것입니다.”_클레어 니콜렛(Claire Nicolet) /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긴급대응 책임자

전쟁 부상자의 경우,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수요에 기반해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전쟁에서 싸우고 있었든 교전에 휘말렸든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구명 치료를 제공하길 거부하는 것은 의료 윤리에 위배되는 행위다.

9월 10일 고로(Gorro) 시장에서 폭격이 있었을 때 10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43명이 사망했고, 여성과 아동을 포함한 60명의 부상자가 바샤이르 수련병원(Bashair Teaching Hospital)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금지 조치 때문에 10월에 해당 병원에서의 수술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는 튀르키예 병원이 카르툼 남부에서 제대로 기능하는 수술실을 갖춘 유일한 시설 중 하나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11월 12일, 13일 대규모 사상자를 낸 두 건의 사건 발생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튀르키예 병원 응급실에서 128명의 부상자를 받았다. 이미 여러 건의 수술이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수술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그 결과, 이제 병원에는 한 달조차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적은 의료 물자만이 남아있다. 

지난 9월 10일, 시장에서 폭격이 발생한 후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카르툼 남부의 바샤이르 수련병원에는 60명의 부상자와 43명의 사망자가 유입되었다. ©MSF/Marie Burton

국경없는의사회가 더 이상 수술 물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튀르키예 병원 수술실 또한 문을 닫아야 할 것이고, 이에 따라 구명 수술이 필요한 여성 및 아동, 남성이 치료받지 못해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금지 조치가 물품 운송에만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의료진을 포함한 인도주의 활동가들도 여행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수단 당국이 국경없는의사회 측에 전달한 공식 발표는 없지만, 10월 초 이후 수단 국적자 및 외국 국적자 포함 단 한 명의 의료인력도 업무차 카르툼 남부로 가기 위한 여행 허가를 받지 못했다. 수단 군대(SAF)가 제다 회담에서 구호 물자 트럭 90대를 카르툼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허가하기로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목적지에 도착한 수송대는 없다. 국경없는의사회 트럭들도 여전히 여행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카르툼에서 200km도 떨어지지 않은 와드 마다니(Wad Madani)에서 국경없는의사회 물품과 인력이 준비되어 대기하고 있습니다. 수단군이 수도 거주 인구 대상 의료서비스 제공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어요. 다수의 수단 정부 부처 및 국제 기구, 외교사절단이 금지 소식을 전달받았지만, 이들 중 아무도 아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상당한 군인들이 피를 흘리다가 사망하게 만들겠다는 비인간적인 정책의 부작용으로 인해 출산 여성을 고통에 빠뜨리고 일부를 죽음으로 내모는 이러한 무자비한 결정은 끔찍하며 반드시 철회되어야 합니다.”_클레어 니콜렛(Claire Nicolet)


국경없는의사회는 1979년부터 수단에서 활동을 전개해 왔다. 현재 카르툼 도시·주 및 알 자지라(Al-Jazeera), 백나일(White Nile), 청나일(Blue Nile), 나일강(River Nile), 알 게다레프(Al-Gedaref), 서다르푸르(West Darfur), 북다르푸르(North Darfur), 중앙 다르푸르(Central Darfur), 남다르푸르(South Darfur) 등 총 10개 주에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수단에서 폭발 및 총상으로 인한 부상 환자 치료, 전염성 및 비전염성 질병 환자 치료, 모성 및 소아 의료서비스, 국내 실향민 결집 장소에서의 이동진료소 및 병원 운영, 식수위생 지원, 물자 제공을 통한 의료시설 지원, 보건부 직원 대상 장려금 지급과 교육 및 물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 이전부터 전개하고 있던 활동 일부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수단 긴급 대응 활동은 연간 7천 6백만 유로 예산(2023년 기준)과 수단 국적 직원 1,145명 및 해외 출신 직원 57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1,358명의 보건부 직원에게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