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경없는의사회, 진단 시설 및 인력 부족한 환경에서 항생제 내성 진단 돕는 스마트폰 앱 개발로 지원금 130만 달러 수상
- 전 세계 공공 보건의 주요 도전과제인 항생제 내성, 50년 후에는 주요 사망 원인 될 것
- 앱 사용 본격화로 환자 치료 개선과 감염병 관리 기여 기대
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 테스트를 위한 세균 배양 접시. 감염 환자의 박테리아가 실험 디스크에 담겨 생장한 모습 ⓒVivian Lee/MSF
국경없는의사회 산하 특수 기관인 국경없는의사회 재단(MSF Foundation)은 항생제 내성 진단을 돕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구글 AI 임팩트 챌린지 (Google Artificial Intelligence Impact Challenge)에서 130만 달러(한화 약 15억 원)의 지원금을 수상했다. 이 지원금으로 열악한 진료 여건에서도 의사와 임상 의학자가 환자의 항생제 내성을 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 앱 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AST앱 (ASTapp)이라고 불리는 이 앱은 영상 처리 기술과 인공 지능을 결합해 전문 경험이 없는 미생물학자들도 환자의 박테리아 항생제 내성 테스트 결과 분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이 앱으로 의료진은 박테리아 감염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을 수 있고 환자에게 적합한 항생제를 처방할 수 있게 된다.
항생제 내성은 전 세계적 공공 보건 도전과제로서 50년 후에는 주요 사망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생제 내성이란 박테리아나 균이 항생제에 저항하여 생존 혹은 증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을 의미한다. 항생제 내성이 있는 균에 감염된 경우는 치료가 어렵거나 아예 치료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실험실에서는 환자에게서 추출한 감염균을 분석해 항생제 내성을 진단한다. 이를 통해 임상 의학자들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Ehab Zawati/MSF
진단검사실이 없거나 결과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전문 인력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항생제 내성을 진단하기가 어렵다. 특정 항생제에 대한 박테리아의 감수도를 측정하는 이 진단검사는 미생물학자나 전문가의 분석이 필요하지만 여건이 불충분한 지역에서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임상 의학자들에게 전달되는분석 결과는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으며 이는 적절하지 못한 처방으로 이어진다.
국경없는의사회 산하 기관으로 환자 치료를 위한 기술과 혁신 프로젝트를 지원 및 관리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재단은 1년 전 여건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의료진들이 감염병 환자 치료에 더 효과적인 처방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앱은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뿐만 아니라 타 보건의료진에게도 결과를 제공해준다. 즉, 항생제 내성 분야 전문이 아닌 의료진들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이 앱을 통해 테스트 분석 결과를 받아 환자에게 적합한 항생제를 처방할 수 있게 된다.
이 앱은 항생제 내성 데이터 수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GLASS: Global AMR Surveillance System) 프로그램의 일환인 세계 항생제 내성 실태 관찰 및 감시 활동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 앱의 초기 버전 개발은 약 4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본격적 앱 홍보에 앞서 8개월에서 1년간 실행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이후 발견되는 문제를 수정하고 직원 트레이닝 진행을 거쳐 전 세계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에서 사용되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개발 단계에서부터 본격적 사용이 가능한 시점까지는 3년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앱은 2019년 4분기에 요르단 암만(Amman)에 위치한 진단검사실을 시작으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항생제 내성은 국경없는의사회가 테스트를 진행한 여러 지역 전체에서 나타났지만 특히 중증 부상 환자와 항생제 사용이 많은 중동 지역에서는 많이 보이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는 예멘, 라이베리아, 말리, 아이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국경없는의사회 진단검사실에서 널리 사용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