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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드: 지속되는 수단 분쟁으로 유입되는 부상자 치료중

2023.06.09

4월 15일부터 6주째 수단 다르푸르(Darfur) 및 기타 지역에서 분쟁이 지속돼 수만 명의 피란민이 인접국 차드로 피난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보건당국과 공조하여 수단과 국경을 맞댄 차드 동부 아드레(Adré) 지역 병원에서 72명의 부상자를 치료했다.  

5월 중순부터는 부상자가 간헐적으로 유입됐었는데, 지난 며칠간 50명 정도가 병원을 찾았습니다. 수단 엘 제네이나(El Geneina) 남부 인구 8만 명의 마스테레이(Masterei)라는 국경지대 마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로 총상을 입은 마을 주민 및 인근 마을으로 피난했던 국내실향민이 대부분입니다.”_크리스토프 가르니에(Christophe Garnier)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마스테레이 무력충돌 피해자 ©Sky News

국경없는의사회와 차드 보건부는 마스테레이 마을에서 약 10km 떨어진 차드의 군구르(Goungour)로 오는 부상자들을 아드레 지역의 병원으로 이송한다. 부상자 중 가장 어린 환자는 3살이었다. 이들보다 위중한 상태의 부상자는 차드까지 올 수 없어 수단 내에 남아 있는데, 분쟁이 극심한 서다르푸르주의 주도인 엘 제네이나에서는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21년부터 차드 보건부와 협력하여 아드레 지역의 수단 출신 난민과 이들을 받아주는 지역사회를 지원했다. 지난주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아드레, 힐루타(Hilouta) 및 마하마타(Mahamata)의 의료시설을 찾는 아동 환자가 40%나 증가했는데, 이러한 증가세는 해당 지역에 신규 유입되는 난민의 수와 연관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군구르 등 난민이 모여 있는 지역을 찾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홍역 유행을 예방하기 위해 아동을 대상으로 홍역 예방접종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쿠프룬(Koufroun), 디자(Diza), 미지길타(Midjiguilta) 및 군구르에서 30,000명 이상의 아동이 홍역 예방접종을 받았다. 이에 더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실라(Sila)주의 난민 및 수용 지역사회 주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3년 5월 차드 쿠프룬 지역 난민 캠프에서 아동 홍역 예방 접종 실시중인 국경없는의사회 ©MSF

우기가 시작되며 이미 열악한 임시 캠프의 생활 수준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이며, 강이 범람한다면 물자나 인력 이동에도 난항을 겪을 것입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말라리아 유병률이 높고 식량부족 및 아동 영양실조가 몇 달간 이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크리스토프 가르니에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설상가상으로 역내 경제를 책임지다시피 하는 엘 제네이나와의 무역이 중단되어 이미 식량 위기에 취약한 이곳에서 식료품값이 급상승하고 있다. 다르푸르 지역 출신 피란민들에 대한 지원에 더해, 차드 동부에 수년간 유입되어 과밀하고 비위생적인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40만 명 이상의 수단 출신 난민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아랍어로 '정원'을 뜻하는 엘 제네이나에서조차 폭력사태와 치안불안이 계속해서 이어지며 현지 주민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심각하게 차단됐다. 이러한 상황은 임신부나 아동뿐 아니라 의료지원이 필요한 모든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상자의 증언에 따르면 현재 서다르푸르주에서는 무장 남성들이 피란하려고 하는 이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고, 마을을 약탈하는 등 폭력사태가 극심하다고 합니다. 부상을 입어 사망하는 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파괴되거나 약탈되지 않아 그나마 가동 중인 현지 병원은 인력, 물자, 전력 부족으로 제기능을 못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_크리스토프 가르니에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지난 몇 년간, 국경없는의사회는 서다르푸르주의 주요 의료시설인 엘 제네이나 수련병원에서 소아병동 및 영양실조 입원병동을 지원하고,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를 시행했으며, 식수위생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4월 26일 약탈당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지원하던 병동을 포함해 병원 전체가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국경없는의사회는 해당 병원에 접근할 수도 없었으며, 치안 문제로 이동진료소 활동도 잠정 중단했다. 크레이닉(Kreinik) 병원은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지만, 물자 재고가 바닥날 위기에 처했다. 최근 차드 국경지대 물류팀 상황 파악을 위해 아드레 지역에 다녀온 엘 제네이나의 국경없는의사회 물류팀 책임자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한다. 

도시 내 이동은 제한되어 있고 집 근처를 돌아다니려면 총격, 저격, 차량 약탈 등을 감수하고 나가야 합니다. 식수 등 필수서비스에 대한 접근은 차단돼 있고 길거리에 있는 시신도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급히 상황이 진작되고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지역사회 지도자와 분쟁 당사자 모두 이 끔찍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대부분 비정부단체가 수단을 떠난 상황에서 남아 있는 인도주의 구호단체가 구호활동을 유지하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민간인이 최대한 보호되고 의료진과 의료시설이 안전이 최대한 보장돼야 합니다.”_무사 이브라힘(Moussa Ibrahim) / 국경없는의사회 엘 제네이나 물류팀 책임자 

다르푸르에서 차드로 피신한 부상자 ©Sky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