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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공화국 : 계속되는 폭력 사태로 외상 환자 치료 시급

2014.01.23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방기가 폭력 사태에 시달린 지 몇 주가 지났지만 도시 내 병원들은 대부부분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제시 가프릭(Jessie Gaffric)이 현재 상황을 전해 왔다. 제시는 코뮤나테르 병원에서 방기 시내 유일한 외상 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폭력 사태가 시작된 12월 5일부터 현재까지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이 이곳 외상 치료실에서 치료한 환자는 800명이 넘는다. 대부분 총상이나 자상 환자이다.

방기의 주요 도로인 마르티르 거리에는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언뜻 보면 평화로워 보이는 이 거리에서 바로 지난 밤에 무장 세력 간 소규모 접전이 격렬하게 벌어졌다고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경기장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이 거리에 방기의 위탁 시설인 코뮤나테르 병원이 위치해 있다. 이 낡은 건물에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 중인 방기 시내 유일한 외상 치료실이 있다.

“이미 지난 11월에 이 도시에 외과 치료의 필요성이 심각하게 높다고 판단하고 12월 2일부터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3일 후 상황이 급변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죠. 12월 5일, 부상자 120명이 이곳에 왔고 다음 날에는 60명이 왔습니다.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극도로 열악한 상황을 헤쳐 나가야 했습니다.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지요. 병원에 입원실이 부족해 수술 후 회복이 필요한 환자들은 옆 건물에 설치한 천막에 입원을 했습니다. 긴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환자들 입원 관리며 응급실 운영, 의료 서비스 질도 점차 나아졌습니다.”

외상 치료를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 800명 이상의 환자들이 여기서 치료를 받았다. 대부분 총상이나 자상 환자들이다. 미셸 조토디아 전 대통령이 사임을 발표하고 다음날인 1월 11일, 방기 내 보건소나 국내 실향민 캠프에서 커뮤니티 병원으로 이송되어 온 환자가 50명이 넘었다. 응급차에 실려 온 남성도 있었다. 발에 총상을 입고 혼자 치료하려다 상처가 심각하게 감염된 환자였는데, 결국 어쩔 수 없이 발을 절단해야 했다.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환자도 있었다. 칼에 찔려 부상을 입은 환자도 왔다. 매일 각기 다른 상처를 입은 환자들이 밀려들었다. 이 기간 하루 평균 20명의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왔고 그러다 환자 수가 치솟는 날도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불확실한 상황과 시간 안배입니다. 특히 야간 통행 금지가 시작되는 오후 6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병원을 나서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든 상황입니다. 현장 활동가 9명과 중앙아프리카 직원 약 50명이 이곳 외상 치료실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피난민 캠프에 사는 사람도 있지요. 이들은 폭력 사태가 일어나면 캠프나 병원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됩니다. 또한 칼이나 마체테 등에 찔린 환자들을 보면 상처가 너무 심해 말문이 막힐 정도입니다. 이들이 입은 상처를 보면 폭력 사태가 어느 정도 수위인지, 또 얼마나 무자비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까지 코뮤나테르 병원에서 두 개의 수술실을 운영해 왔으며, 최근에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서 두 수술실 중 한 곳을 맡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이곳 병원의 외과 수술 전체를 책임지고 국경없는의사회는 도시 내 다른 병원에서 일을 할 예정이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피난민들이 방기 공항 음포코 캠프에서 버려진 비행기 날개 아래 등을 임시 거처로 삼아 지내고 있다. 방기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응급 구호팀은 12월 5일 이후 방기 전역을 휩쓴 폭력 사태로 인해 도망쳐야 했던 피난민들을 보고 있는데, 방기 공항에만 10만 명이 넘는 피난민들이 있다. 이곳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는 외상, 화상, 호흡기 감염, 말라리아에 대한 1차 진료를 하고 필요에 따라 방기 시내 다른 병원으로 (카스토르 병원, 코뮤나테르 병원 등) 수술이 필요한 환자 등을 이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