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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공화국: 폭력 사태에 대한 UN 안보리와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 촉구

2014.02.20

2월 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현 상황을 알리는 기자 회견을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인 조앤 리우 박사가 참석하여,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폭력이 자행되고 대규모로 피난민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들을 보호하려는 국제적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UN 회원국들의 즉각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UN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과 후원국에 현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국민들에게 자행되는 잔학 행위를 당장 중단시키고, 이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안전을 보장하고,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 대규모 구호를 조직할 것을 촉구한다.

최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직접 둘러본 조앤 리우(Joanne Liu)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수천 명의 부상자를 치료했으며 수십만 명이 보금자리를 버리고 달아나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말 그대로 갈기갈기 찢고 있는 이 폭력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정치 지도자들이 개입을 하거나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려는 노력이 충격적일 정도로 없으며, 아프리카 나라들과 아프리카연합의 대응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두 주요 종교 공동체에 속한 민간인들은 여러 무장 집단이 저지르는 폭력의 볼모로 잡혀 있다. 12월 5월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도 방기를 비롯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곳곳에서 3,600명 이상의 부상자를 치료했다. 총, 수류탄, 마체테, 칼로 인한 부상을 비롯하여 심각한 외상을 입은 사람들이었다. 

▲이슬람 교인들이 폭력을 피해 피신했다. 반-발라카 세력이 남겨진 31명을 살해하겠다고 위협을 가했고 프랑스군이 그들을 피신시킬 때까지 갇혀있었다.

리우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보줌(Bozoum)에 갔을 때 총, 마체테, 수류탄으로 인한 부상자 17명이 좁은 마당에 숨어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들은 또 폭력을 당할까봐 너무 겁에 질려서 병원에 찾아가지도 못하고 부상이 심각한데도 모두 말 없이 피를 흘리며 앉아 있었습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중아공 각지의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들도병원 근처나 내부에서 끊임없이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2월 12일 베르베라티(Berberati)에서는 마체테와 총으로 무장한 남자들이 국경없는의사회가 일하는 병원에 들어와 총을 쏘며 환자들을 위협했다. 환자 두 명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병원에서 도망쳤다. 무장한 사람들이 환자와 부상자를 비롯한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현지 지도자, 종교 지도자,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이 물리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여러 지역에서 수도 없이 벌어지고 있다. 환자들은 다시 폭력을 당할 것을 두려워해서 구급차로 이송되는 것을 거부하기 일쑤다. 치안이 전반적으로 불안하여 도로 이동은 위험하다.

지난 두 주 동안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방기, 바오로(Baoro), 베르베라티(Berberati), 보카랑가(Bocaranga), 보상고아(Bossangoa), 보우카(Bouca), 보줌(Bozoum), 카르놋(Carnot)의 이슬람교 공동체에서 수만 명이 도망치거나 다국적군에 의해 인근 국가로 이송되는 것을 목격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북서부에서 방기로 이송되어 집단 거주지와 캠프에서 두려움에 떨며 꼼짝 못하고 지내고 있다.

현재 이뤄지는 인도적 지원은 수도 방기에서조차 지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며, 그나마도 방기 바깥에서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리우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음포코 공항의 비참한 상황을 보면 그곳에서 사람들을 내보내려고 일부러 지원을 늦추는 게 아닌가 의문이 듭니다.”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일어나서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이 끊임없이 방해를 받고 있지만, 국경없는의사회가 인력을 대규모로 배치해서(국제 활동가 240명과 현지 직원 2,000명 이상) 중아공 각지의 16개 도시에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인도적 지원 제공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방기 외곽의 기독교 교민들이 도망친 이슬람 교인들의 집을 약탈한 뒤 불을 질렀다.

리우 박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오늘 우리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목격하는 인도주의 위기는 이미 수 년 간 국제 사회의 외면을 받아온 이 나라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한 달 뒤나 6개월 뒤가 아니라, 지금 당장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해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매일 잔학 행위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국제 지도자들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대규모 재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응하지 않는 것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국민을 버리겠다는 의식적이고 고의적인 선택입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무력 분쟁 개요

‘안티-발라카’(anti-balaka)라는 현지 자위 민병대는 셀레카 군 출신이 저지른 극단적 폭력에 보복한다며 민간인 이슬람교도들에게 집단 보복 공격을 가했다. 이슬람교도가 셀레카의 잠재적인 정치 기반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몇 주간 이슬람교 공동체를 주요 표적으로 삼은 폭력과 약탈의 광란이 벌어졌다. 하지만 기독교인 공동체도 여전히 피해를 입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97년부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바탕가포(Batangafo), 보길라(Boguila), 카르놋, 카보(Kabo), 은델레(Ndéle), 파오우아(Paoua), 브리아(Bria), 제미오(Zémio)에서 8개의 정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방기, 보우아르, 방가소우(Bangassou), 보줌, 보상고아, 브리아, 얄로케(Yaloke), 베르베라티에서 7개의 응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아공 내에서는 현재 국제 활동가 약 240명과 현지인 직원 2,000명이 활동 중이며, 그밖에 카메룬,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콩고공화국에서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피난민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