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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쿤두즈의 국경없는의사회 외상 병원 공격에 관한 미군의 조사 보고서 발표에 대한 국경없는의사회의 입장

2016.05.02

미군은 오늘, 2015년 10월 3일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의 국경없는의사회 외상 병원을 공격한 사건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공격으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14명을 포함해 총 42명이 숨졌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오늘에야 이 보고서를 접할 수 있었는데, 보고서는 미국 중부사령관 조지프 보텔(Joseph Votel)의 기자회견 뒤 이제야 온라인상에 공개됐다. 어제, 국경없는의사회는 미군이 조사한 주요 내용 및 제안사항에 관해 보르텔 사령관 및 보르텔 팀으로부터 2시간 동안 구두로 브리핑을 받았다. 앞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충분히 시간을 들여 미국의 보고서를 검토하고, 미국이 내놓은 보고가 공격 후 7개월 동안 풀리지 않은 질문들에 답을 제시하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수행한 미국의 노력을 충분히 인정한다. 오늘날, 국경없는의사회를 포함해 무력 분쟁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의료 지원 단체들은, 의료 시설들이 공격을 당하고도 분쟁 당사자의 그 어떤 조사도 없이 넘어가는 것을 끊임없이 경험한다. 그러나 국경없는의사회는 쿤두즈 공격은 군 조사만으로 마무리될 수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국제인도주의 사실조사위원회(IHFFC)를 통해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실시해 달라는 국경없는의사회의 요청은 지금까지 아무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회장 메이니 니콜라이(Meinie Nicolai)는 “오늘 브리핑은 인구가 빽빽하게 밀집한 도시에서 무절제한 군사 작전을 펼쳤다는 것을 인정한 것입니다.”라며 “미국이 설명한 정황에 따르면, 당시 공격이 중지되지 못했다는 것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공습 당시 병원은 제 기능을 다하고 있었다. 미국의 이번 조사는 당시 병원에 무장 전투원이 없었고, 병원 내에서 발포가 일어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니콜라이 회장은 “이 치명적인 사건이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는가를 결정하는 기준은 공격이 의도적이었나 아닌가에 있지 않습니다.”라며 “오늘날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예멘 등 세계 곳곳에서 서로 다른 교전 규칙을 가진 다국적 동맹국들이 광범위한 전쟁 스펙트럼에 연루돼 있는데, 병원과 같이 보호 받아야 할 건물을 공격할 의도가 없었다고 발뺌한다고 해서 무장 단체들이 전쟁터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피해 달아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쿤두즈 외상 센터에 대한 치명적인 폭격의 진상, 그리고 아프간 내 의료 시설을 겨냥해 계속해서 일어나는 공격들을 살펴보면, 아프간에서 의료 시설들이 보호 받아야 한다는 것을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이 다시 한번 확실히 해줄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프간 내에서 이러한 보장을 확실히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쿤두즈에서 의료 활동을 재개할 만큼 안전한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니콜라이 회장은 “우선,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점을 아프간 내 모든 분쟁의 당사자들이 강력하고 확실하게 보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동료들—충격적인 공격 속에서도 살아남은 동료들을 포함해—을 쿤두즈에서 다시 활동하게 할 수 없습니다.”라며 “우리는 아프간 당국, 미군을 포함해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로부터 명백한 합의를 받아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의료 시설, 의료진, 환자, 구급차 등에 대해 군사적 간섭 및 군사력 동원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은 그 어떤 차별 없이, 사람들의 종교적, 정치적, 군사적 성향에 관계없이 오직 의료적 필요에 근거해 의료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점을 보장해 주지 않고 하루하루 지나는 가운데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늘어만 가고, 그 결과 해당 지역의 사람들을 위한 구명 의료 서비스도 사라집니다.”라고 말했다.

오늘 미국이 발표한 행정적 처벌은 보호받는 의료 시설이 입은 파괴에 비하면 너무도 맞지 않은 결정이다. 이번 공격으로 42명이 숨졌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필수 의료 서비스를 전혀 받지 못하게 되었다. 마땅한 책임을 묻지 않은 이번 처사가 전쟁 당사자들에게 보내는 신호는 매우 우려스럽고, 이런 결정이 향후 전쟁 규칙을 위반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이 아프간 혹은 미국에 있는 미군을 상대로 소송을 낸다거나, 생명 및 생계수단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것이 분명해졌다. 결국, 이번 공격으로 인한 파괴만 가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