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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바닥은 물로 가득 찼고, 아이들은 감기에 걸려 아픕니다.”

2012.07.13

남수단 어퍼나일의 임시거처와 난민캠프는 12만 명이 넘는 난민들로 가득 차있다. 우기가 찾아오면서 땅은 진흙탕이 되었고, 이미 부족한 식수는 오염이 되고 말았다. 위생상태가 더 악화되면서 난민들은 말라리아, 저체온증, 폐렴과 설사로 앓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자맘 난민캠프에서만 매일 거의 3명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자맘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는 세익 오스만(Sheik Osman) ©Corinne Baker/ MSF

세익 오스만은 (Sheik Osman, 55세) 일곱 아이의 아버지이자 500 가구로 이뤄진 마을의 지도자 이다. 그는 지난 9월, 18가구와 함께 고향인 콰이몰(Kwaimol) 마을을 떠나 피난 길에 올랐다. 오스만과 마을 주민들은 12월 이후로 자맘(Jaman) 캠프에서 지내고 있다.

9월에 마을에 폭격이 시작됐습니다. 비행기가 폭탄을 떨어트린 후 집을 비롯해 모든 것이 불탔습니다. 주로 저녁에 폭격이 많았지만 가끔 낮에도 폭탄이 떨어져 하루 종일 폭격이 지속된 적도 있었습니다. 비행기 한 대가 폭탄을 다 떨어트리면 다른 비행기가 와서 또 폭탄을 퍼 부었어요. 우리는 도망쳐서 덤불에 숨어 있었습니다.

평온한 마을에 찾아온 분쟁

도망 칠 때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한 아버지는 아이 셋을 업고 뛰었고 나는 아이 둘을 안고 뛰었습니다. 제 자식은 일곱인데 그 중 5명만 자맘(Jamam) 캠프에 데리고 왔어요. 둘은 9월 폭격 때 가축을 몰고 나간 이후로 소식이 끊겼어요. 그 애들이 살이 있다는 소식을 아직 못 들었습니다. 우리는 안전한 곳을 향해 달렸고 그 곳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비행기가 계속 폭격을 해대서 우리는 계속 도망을 다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콰이몰(Kwaimol)에서 삶은 평온했습니다. 도망을 나올 때 가축, 곡식, 세간 살이 모두 다 남겨 두고 떠나 왔습니다. 전쟁 때문에 모든 걸 두고 떠나야만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피난 올 때 가진 걸 다 놓고 떠났습니다. 저는 남겨 둔 것들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금 몸에 걸친 옷만 챙겨 나온 셈입니다. 지금까지 그때 입은 옷만 입고 있어요. 지금 신은 신발도 그때 신고 도망 나온 것입니다.

자맘 캠프에 도착한 그 후

우리는 4개월이나 떠돌았고 12월 말에 마침내 국경 지역인 엘 푸지(El Fuj)에 도착했습니다. 엘 푸지에서 잠시 머물 고 있었는데 비행기가 나타나 그 곳에도 폭탄을 퍼부었습니다. 우리들이 자맘(Jamam)에 도착했을 때 드디어 전쟁이 없는 안전한 곳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식량을 받아서 아이들을 먹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식수가 문제 입니다. 난민들이 많아서 식수가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보통 4시 정도가 되면 물이 말라서 요리를 할 물이 없습니다.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물을 아낍니다. 자맘에 도착한 후 많은 이들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걸었고, 많은 사람들이 관절이 아프거나 설사병에 걸렸습니다.

홍수도 또한 문제입니다. 이곳에 지난 주에 비가 내렸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 텐트 몇 개가 떠내려 갔습니다. 텐트에 물이 가득 차고 모든 것이 물에 젖었습니다. 아이들은 침대에 올라가 잠을 잤지만 바닥은 물로 가득 찼습니다.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아팠습니다. 기침도 나고 열도 나서 진료소에 데려갔더니 조금 상태가 나아졌어요. 몇몇 애들은 설사병에 걸려서 수분 보충용 소금을 처방 받았는데 괜찮아졌어요. 딸 한 명은 열이 나고 기침하고 가슴 통증도 느껴진다고 하는데 아직도 계속 아픈 상태예요.

우기가 찾아온 자맘 캠프

물기가 없는 곳으로 이동하고 싶어요. 자맘 캠프에 있는 한 노인이 말하기를 8월과 9월은 우기라 이 곳에 계속 물 마를 날이 없을 거라고 했어요. 고향 생각이 납니다. 돌아가고 싶어요. 하지만 평온한 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고향에 전쟁이 계속 되기 때문에 우리가 이곳에 머무는 거죠.

국경없는의사회는 2011년 11월부터 어퍼나일 주에서 현장병원 운영, 이동진료소, 치료식센터, 그리고 홍역 백신캠페인 등을 통해 난민들에게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어퍼나일 주에서만 6,000건의 진료을 실시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생활용품 (플라스틱 깔개, 담요, 생활용기), 정수된 식수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사망률을 모니터링 하고, 새로 난민캠프에 도착하는 난민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