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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우크라이나: 고립된 민간인 안전과 의료시설 존중 필요

2015.02.04

2022년 3월 업데이트

2022년 3월 3일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분쟁이 고조됨에 따라 의료 대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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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이 심화되면서 교전선 부근에 머물고 있는 주민들의 발이 묶였고, 현지 의료시설들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 관계자들에게 민간인 안전과 의료시설 존중을 촉구하고,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주민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는 현지 의료진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도네츠크의 샤크타르스크 지역에 있는 제6병원에서 우크라이나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4년 12월부터 이 병원을 지원해 왔다. ©Manu Brabo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병원을 겨냥한 폭격을 멈추고 민간인들이 안전한 장소에 있을 것을 보장하도록 분쟁의 모든 관계자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주간 폭발적으로 일어난 분쟁에 대응하여 국경없는의사회는 교전선 양쪽에 위치한 병원들에 대한 지원을 긴급히 확대하고 있다. 현지 의료진들은 쏟아져 들어오는 부상자들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계속된 대규모 교전은 교전선 부근에 살고 있는 민간인들을 고립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시설도 계속 폭격을 받아 의료진이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수천 명의 주민들이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주간,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의료시설 5곳이 폭격과 로켓 공격으로 훼손되거나 완전히 무너졌다.

국경없는의사회 우크라이나 현장 책임자 스테판 프레보(Stéphane Prévost)는, “교전선 양쪽의 민간인들과 의료진이 분쟁의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급속히 악화되는 치안 상황으로 인도주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주민들에게 접근할 길이 심각하게 막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주민 수천 명 고립

1월 29일,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고를로프카(Gorlovka)에 도착했다. 이 곳은 교전선 부근에서 분쟁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도시 중 하나다. 이 곳을 오가는 유일한 진입도로는 길도 좁은 데다 상당히 위험한 상태라서 분쟁을 피해 집을 떠나지 못한 민간인 수천 명은 지금 꼼짝없이 발이 묶여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방문한 병원은 고를로프카 시내에 위치한 외상 의료시설인 제2병원이다. 이 곳은 국경없는의사회가 2014년 6월부터 의료 물품을 지원해 온 곳으로, 방문 당시 수술 병동에는 100여 명의 부상자들이 있었고, 병원 부원장에 따르면 매일 30~100명의 응급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프로그램 팀장 위그 로베르(Hugues Robert)는, “병원의 많은 의사들이 피난을 떠났습니다. 남은 의료진은 기존 환자들에 더하여 분쟁 피해를 입은 모든 부상자들을 치료하려고 24시간 치료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병원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하여 의료진의 과중한 부담을 덜어주고, 환자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의약품과 의료 물품을 지원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폭격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 ©Manu Brabo

공격을 받은 병원들, 탈출하는 의료진

고를로프카 동쪽 40km 지점에서는 격렬한 교전 끝에 데발트세베(Debaltseve)로 들어가는 모든 도로가 차단되어 주민 수천 명의 발이 묶였다. 데발트세베 주요 병원의 원장에 따르면, 1월 23일부터 벌어진 수차례의 폭격으로 병원이 파괴되었고, 의료진 대부분이 탈출했다고 한다. 홀로 남은 의사인 병원 원장은 환자들에게 기본적인 응급 처치만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4년 9월부터 이 병원에 의료 물품을 지원해 온 국경없는의사회는 1월 31일에 봉합물품, 상처 처치용품 등의 의료 물품과 의약품을 더 보낼 수 있었다. 근처에 있는 스비틀로다르스크(Svitlodarsk) 병원 또한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던 곳인데, 1월 26일에 폭격을 맞아 모든 의료진이 병원을 떠났다.

프레보 현장 책임자는, “국경없는의사회는 데발트세베에 남아 있는 의료진을 더 지원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격렬한 교전으로 데발트세베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라고 말했다.

데발트세베, 스비틀로다르스크 지역 병원들이 더 이상 제대로 운영되지 않자, 부상자들은 여기서 40km 떨어진 아르테모브스크(Artemovsk) 병원으로 몰려가고 있다. 이 병원은 인근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교전선 부근 전 지역에서 오는 부상자들을 받고 있다. 또한 데발트세베, 스비틀로다르스크에서 대피한 다른(비외상) 환자들도 이 병원을 찾고 있다. 지난 2주간,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병원에 부상자 400명을 치료할 만한 충분한 의료 물품을 제공했고, 만성질환 환자를 위한 1차 진료 의약품 및 치료제도 제공했다.

1월 30일, 또 다른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도네츠크(Donetsk) 서쪽 35km 위치에 자리한 마린카(Marinka) 병원을 찾았다. 이 곳은 국경없는의사회가 5일 전에 의료 물품을 전달했던 곳이다. 물품 전달 후 이튿날(1/26), 병원이 폭격을 맞아 모든 의료진이 근처 도시로 피신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근처 쿠라크호보(Kurakhovo) 병원을 지원했고, 앞으로 마린카 및 주변 지역에 머물고 있는 주민들에게 구호 물품을 배급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한 교도소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결핵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1년 이후로 도네츠크 지역 교도소에서 약제내성 결핵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Manu Brabo

부상 외의 질병

2주 전부터 교전이 격화되면서, 국경없는의사회는 교전선 양쪽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의료진을 돕는 데 중점을 두고 활동해 왔다. 고를로프카, 데발트세베, 아르테모브스크 병원들을 지원하고, 도네츠크, 콘스탄티노프카(Konstantinovka), 크라스니 루치((Krasny Luch), 쿠라크호보, 루한스크(Luhansk), 마리우폴(Mariupol), 포파스나야(Popasnaya), 예나키제베(Yenakijeve) 등에 위치한 의료시설에 부상자 치료를 위한 의료 물품을 전달했다. 최근 6개월이 넘도록 의료 물품을 공급 받지 못한 병원들이 많아, 국경없는의사회는 의약품 제공을 통해 현지 병원, 보건소, 노인 및 장애인 요양소 등에서 당뇨, 심장질환, 천식,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수많은 산부인과 병동에 의료 물품을 지원해 산모들의 안전한 출산을 지원하고 있다. 분쟁이 10개월째로 접어들면서, 길어지는 교전으로 인한 심리적 영향도 점점 더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심리학자 14명을 통해 분쟁 피해자들에게 개인 상담 및 집단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피난민, 부상자, 현지 의료진 및 교사, 사회복지사, 아동, 노인들이 이러한 심리상담 지원을 받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우크라이나 동부 활동

2014년 5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도네츠크, 루한스크,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Dnepropetrovsk)의 교전선 양쪽에서 의료시설 약 100곳에 의료 물품을 지원해 왔다. 이는 부상자 만 5000명, 임산부 1600명, 만성질환 환자 4000명 이상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양이다. 기초 의료 지원을 받기 어려워진 주민들을 위해,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 피해 지역의 여러 보건소와 산부인과를 지원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들은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통해 분쟁 피해자들에게 심리치료 지원도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분쟁 피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현지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의료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 밖에 국경없는의사회는 2011년부터 도네츠크 지역 교도소에서 약제내성 결핵 치료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