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반 동안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폭력과 불안으로 점철된 부룬디를 도망쳐나왔다. 이들은 국경을 넘어 탄자니아로 건너갔다. 지난 몇 개월 사이 탄자니아로 넘어온 난민은 약 5배 증가하면서 이는 아프리카 최대 난민 문제로 떠올랐다. 이미 약 25만 명의 부룬디인을 비롯해 콩고인 등 난민이 탄자니아에 있는 난민 캠프 세 곳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더 많은 난민들이 밀려오는 지금, 이들을 위한 도움이 시급하다.
은두타 캠프에는 매일 300명 이상의 난민이 몰려온다. 이 캠프는 본래 5만 명을 수용하도록 설계됐으나, 현재 6만5000명이 여기서 지내고 있다. 새로 도착하는 난민들은 버스를 타고 오는데, 우선 국경선을 건넌 뒤 임시 수용소에 도착한다. 그리고 이 곳 접수 센터에서 며칠 간 지낸 뒤 은두타로 온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등록돼 가족 거주 공간을 배정받기 전까지 이들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동 텐트에서 지내야만 한다. 공동 텐트의 위생 시설은 당연히 열악하며, 말라리아에 전염될 위험도 크다.
새로 도착하는 난민들은 접수 센터에 줄을 서서 수 시간을 기다린 끝에야 음식을 배식받는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가족 거주 공간을 배정받았으나 난민 카드와 배급 식량을 아직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들은 매일 접수 센터로 와서 따뜻한 음식을 받아가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접수 센터에서 새로 도착하는 난민들을 검진한다. 대부분 지친 상태에서 도착하고 건강 상태도 좋지 않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난민들을 검진한 뒤 치료가 필요할 경우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소 또는 병원으로 보낸다. 또한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임산부의 경우 산전 검진을 받도록 한다.
난민들을 태운 버스가 캠프에 도착하는 즉시 각 개인 및 소지품을 점검한다. 대부분 소지품이 거의 없고 며칠 동안 걸어서 왔다.
"몇 시간 전에 도착했어요. 버스엔 사람이 가득했어요. 저는 루타나 지방에서 왔는데, 국경까지 하루 종일 걸어가야 했어요. 제 아이들 다섯 중 한 명은 결국 병이 났어요. 열이 나고 헛게 보이는지 괴로워하고 있어요. 저 혼자 아이들과 여기 왔고 남편은 부룬디에 남았어요. 지금 입고 있는 옷 말고는 아무 것도 없어요. 애들과 어디서 지내게 될 지 모르겠어요.” 니욘사와 조세린
국경없는의사회는 은두타 캠프의 유일한 의료 서비스 제공자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첫 의료 검진이 이뤄지는 접수 센터에 있고 또한 보건소 4곳과 병상 110개의 병원에서도 활동한다.
국경없는의사회 조산사 샐리 파커가 산부인과에서 임산부를 받고 있다. “부룬디인은 천성적으로 굉장히 절제한다. 경막외 마취제가 없는데도 아이를 낳을 때 소리 지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첫 출산일 경우는 신음을 내뱉기도 하지만, 이들의 전통은 조용히 아이를 낳는 것이다.”
산모와 갓난아기들이 산후 회복실에 머무는 시간은 불과 몇 시간이 안 된다. 특별히 머물러야 할 의학적 이유가 없다면 비타민 보충제를 받은 뒤 바로 집으로 향한다. 그리곤 일주일 후에 검진을 받으러 다시 온다.
아직까진 캠프 내 난민들을 위한 물 공급이 충분하지만 난민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각 인도주의 기관에서 새로운 물 공급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충분한 물의 공급은 위생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며, 물이 부족할 경우 건강에 직격탄을 맞는다. 환경이 열악해지면 설사와 피부병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식량 배급은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서 맡고 있다. 난민들에게 배급되는 식량은 옥수수 가루와 완두콩으로, 일일 권장 영양 섭취량인 1인당 2100칼로리에 맞추도록 배급된다. 그러나 지난 10월 WFP는 식량 배급량의 60%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 실행 직전에 후원금이 들어오는 바람에 실제로 줄진 않았지만 난민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향후 더 많은 식량 축소가 우려된다. 은두타 캠프 의료팀 리더인 탄야 하켐은 “(식량) 축소는 난민들의 영양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몇 주가 지나지 않아 영양실조 아동이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방금 응급실로 실려온 젊은 남성이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
난민 대다수가 가족 거주 공간을 배정받았다. 정원은 6명이다. 텐트가 설치된 지 1년이 지나면 일부는 교체 또는 수리가 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난민 유입이 급증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의 여력이 부족한 탓에 대부분 난민들이 낡은 텐트에서 그대로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