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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부룬디 난민들이 겪은 혼란의 1년

2016.06.07

처음으로 난민들이 대거 유입된 이후로 1년이 넘었다. 하지만 지금도 부룬디의 정치 불안을 피해 매주 약 1000명이 국경을 넘어 탄자니아로 들어오고 있다. 이들이 도착하는 곳은 수천 명이 빽빽하게 모여 지내는 난민캠프인데 캠프는 점점 커져만 간다.

기존 난민캠프 중 니아루구수(Nyarugusu)와 은두타(Nduta) 두 곳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세 번째 캠프 음텐델리(Mtendeli)에서는 초만원인 니아루구수 캠프에서 이송된 난민들, 그리고 국경 지역에서 새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받고 있다. ⓒLuca Sola

현재 탄자니아에 머물고 있는 부룬디 난민은 약 14만 명으로, 이 숫자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탄자니아 현장 책임자 다나 크라우스(Dana Krause)는 “꾸준히 난민들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에, 9월경이면 세 캠프가 모두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캠프들은 갑자기 대규모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들에 대처할 수가 없는 상황이며, 부룬디 위기가 또 다시 심각해질 경우, 그에 대비할 다른 장소가 없는 상태다.

총 26만 명의 부룬디 난민들이 르완다,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 탄자니아 등 주변국으로 피난을 떠났다. 두려움 속에 떠나는 난민들은 폭력을 목격했거나 직접 폭력을 당한 경우들이 많다.

현재 탄자니아로 들어오는 난민들은 매우 혼잡한 생활 여건에 부딪힌다. 의료 시설마다 말라리아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호흡기 질환 및 설사 질환 등 열악한 위생 상황과 연관된 병들도 계속 나타난다. 게다가, 최근에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정신건강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

절실히 필요한 정신건강 지원

 

국경없는의사회는 니아루구수·은두타 캠프에서 심리 지원을 하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개인 상담 1만3795회, 그룹 활동 1408회를 진행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정신건강 상담에 참여하는 난민 중 95% 이상이 탄자니아에 들어오기 전에 매우 충격적인 일들을 겪었다고 보고했으며, 대부분 우울증, 불안, 수면 장애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은두타 캠프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 조지 헌터(George Hunter)는 “정신건강 상담을 진행하며 만나는 환자들은 모두 어마어마한 충격을 겪었고, 갖가지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라며 “그들은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6개월 전만 해도 시내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도 다녔죠. 그러다가 갑자기 끔찍한 폭력을 목격했습니다.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살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이렇게 아무것도 없이 텐트에서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은두타 캠프에 머물고 있는 난민 조셉(Joseph)은 이렇게 말했다. “여기 도착하던 날 밤, 두고 온 모든 것들이 생각나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대로 삶이 끝나나 싶었습니다. 지금도 두렵습니다. 아직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앞날도 막막합니다. 대학교 공부를 계속해서 꼭 마치고 싶었는데, 여기 이렇게 있고 보니 그 모든 꿈은 다 물거품이 된 것 같습니다.”

니아루구수·은두타 캠프 환자 절반은 말라리아 환자

국경없는의사회가 니아루구수 캠프에서 운영하고 있는  진료소에서 한 어린이가 진찰을 받고 있다. ⓒLuca Sola

난민캠프들이 위치한 키고마(Kigoma) 지역은 탄자니아에서도 매년 가장 많은 말라리아 환자가 보고되는 곳에 손꼽힌다. 특히 임산부와 아동들은 중증 말라리아에 걸릴 위험이 있는데, 이 경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니아루구수·은두타 캠프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찾아오는 환자의 절반가량은 말라리아를 앓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가 두 캠프에서 치료한 말라리아 환자는 약 5만8000명에 달한다.

폭우가 심해지면서 말라리아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1월, 국경없는의사회는 말라리아 대응 활동 규모를 확대했다. 은두타 캠프에서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지소 3곳에서 치료를 제공하고, 외래환자 부서도 운영하고 있으며, 중증 말라리아 환자들은 입원을 하기도 한다. 니아루구스 캠프의 경우, 특히 말라리아 치료를 고려해 세운 진료소 2곳에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크라우스 현장 책임자는 “최근 몇 주간 말라리아 환자가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곧 다시 환자들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라며 “최소한 6월까지는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이미 습하고 혼잡했던 생활 여건은 더 악화되고 모기 번식의 온상이 될 것입니다. 이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방, 치료 조치를 신속히 개선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부룬디에 있는 부상자들을 위한 긴급 의료 지원

국경없는의사회는 부룬디 수도 부줌부라에서 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의료 긴급상황에 계속 대응하고 있다. 병상 86개를 갖춘 국경없는의사회 외상 센터에는 응급실 1곳, 수술실 2곳, 그리고 집중치료실이 마련돼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부룬디 난민 지원 활동

2015년 5월, 탄자니아에서 부룬디 난민 위기 대응 활동을 시작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니아루구수 캠프, 은두타 캠프 와 음텐델리 캠프에서 난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2015년 5월, 국경없는의사회는 탄자니아에서 부룬디 난민 위기에 대응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부룬디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져, 처음으로 난민들이 대규모로 탄자니아로 들어왔다. 니아루구수 캠프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말라리아 진료소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은두타 캠프의 경우, 캠프에서 의료 지원을 하는 단체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유일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곳에서 포괄적인 입원환자·외래환자 진료를 하기 위해 병상 110개 규모의 병원을 지었다. 팀들은 또한 보건지소 3곳을 운영하면서, 새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검진하고 난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신건강 지원을 하고 있다. 캠프를 지을 때 국경없는의사회는 천막 3500개를 제공했고, 지금은 하루 평균 250㎥의 물을 제공하고 있다. 음텐델리 캠프의 경우, 국경없는의사회는 매일 428,000리터의 물을 공급하고, 지역사회 보건 상황을 감시하는 의료 기관의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니아루구수, 은두타, 음텐델리 캠프에서 총 7만3000개의 모기장을 배급하기도 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부룬디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20여 년간 부룬디에서 활동해 왔다. 2015년 5월 선거를 앞두고 현지에서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하자, 국경없는의사회는 부줌부라 활동을 강화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도에서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의료 긴급상황에 대응하는 극소수 국제 단체 중 하나다. 국경없는의사회의 부룬디 활동 기금은 모두 민간 기부를 통해 마련되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위기와 관련된 그 어떤 정부에게서도 기금을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