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9일 업데이트
2016 에이즈 근절에 관한 유엔의 정치적 선언에 대한 국경없는의사회의 대응
2016년 6월 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채택된 선언문에서, 각국은 2020년까지 HIV 감염인 3천만 명을 치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을 통해, 향후 3년 반 안에 HIV 치료를 받는 사람을 두 배 가까이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뜻을 모은 각국의 뜻을 환영합니다. 이 결정은, HIV 감염인으로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면 모두 즉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최근 의학적 권고를 고려한 것입니다. 새롭게 설정한 국제사회의 HIV 치료 목표들은, 사람들이 치료받는 속도를 세 배로 높여 아프리카 서부·중부 국가들처럼 뒤처진 국가들을 대폭 지원할 때에라야 이룰 수 있습니다. 기니·차드·콩고민주공화국 등에서 진행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이 지역을 경시한 결과로 나타나는 불필요한 질병과 사망을 매일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언을 실제로 이루려면 적정 가격의 HIV 의약품을 꾸준히 구할 원천이 있어야 합니다. 15년 전만 하더라도 HIV 치료제는 1인당 매년 미화 1만 달러가 들었지만, 오늘날 그 가격은 매년 100달러에 불과합니다. 인도와 같은 나라에서 복제약 제조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덕분입니다. 이번 선언을 통해, 각국은 사람들의 의약품 접근성에 장벽이 없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는 뜻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는 무역 협정이 진행 중이며, 인도는 지적재산권 관련 규칙을 바꾸라는 끈질긴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적정 의약품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의약품을 개발해 이를 적정 가격으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할 방법을 찾고자, 현재 유엔에서는 의약품 접근성에 관한 중대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샤론안 린치(Sharonann Lynch)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HIV/결핵 정책 고문
2020년까지 3천만 명이 HIV 치료를 받게 하자는 제안도 중요하지만, 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 필요한 치료 보급을 늘림으로써 치명적인 치료 격차를 메우는 일도 시급하다.
2016년 6월 7일, 뉴욕 — 이번 주에 열리는 에이즈 근절에 관한 유엔 고위급 회담(6월 8일-10일)을 앞두고,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2020년까지 생명을 살리는 HIV 치료를 3천만 명에게 보급하겠다는 중대한 목표를 각국 대표들이 내놓은 것에 환영의 뜻을 보냈다. 그러나 동시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필요 의약품을 실제로 받는 사람들이 채 1/3도 되지 않는 여러 국가에서 시급히 치료 보급을 확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여기에는 아프리카 서부·중부 25개국 대부분이 속하는데, 2020년까지 HIV 감염을 억제하겠다며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이 내놓은 ‘90-90-90’ 목표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있는 HIV 감염인 650만 명 중 450만여 명은 여전히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유엔 회원국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크나큰 진전이 있었음에도 사실상 경시되어 온 세계 여러 지역의 HIV 감염인들을 다시금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 5년간, 세계적으로 구명 HIV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수는 두 배로 늘어 1700만 명 가까이 이르렀지만, 이를 놓치고 있는 아프리카 서부·중부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치료가 절실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 HIV/TB 자문위원 세실리아 페레이라(Cecilia Ferreyra)
90-90-90 목표를 진지하게 고려한다면, 유엔 회원국들은 향후 3년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ntiretroviral therapy, ART)를 시작하는 사람 수를 3배로 늘려 치명적인 치료 격차를 메우는 일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치료 보급이 낮은 지역에서 치료받는 사람 수를 대폭 늘릴 수 있도록 ‘캐치업’ 플랜도 실행해야 한다.
후원 국가들은 올해 ‘글로벌 펀드’(Global Fund) 보충 컨퍼런스에서 강력한 서약을 내놓는 등, 변화에 필요한 기금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각국은 증세 정도에 관계없이 HIV 감염인들은 모두 즉시 치료를 받도록 하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실행해야 한다. 즉각적인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는 보건 체계가 미흡한 곳에서 사람들이 쉽게 치료를 시작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감염을 옮기는 것을 줄이게 해줄 것이다.
국제사회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HIV로 큰 부담을 지고 있는 국가들 및 HIV ‘주요 지역’에 지원 초점을 맞췄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서부·중부 및 HIV 유병률이 낮은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이 소외되었다. 문제는, 세계적으로 새로 HIV에 감염되는 사람 5명 중 1명, AIDS 관련 사망자 4명 중 1명,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동의 거의 절반이 이 지역 출신이라는 것이다. 아동의 경우, 10명 중 1명만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를 받고 있는데, 사실 이 치료는 HIV에 감염된 아동들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다.
“아프리카 서부·중부의 경우, HIV 관련 지원이 필요한 사람 4명 중 3명은 이를 받지 못합니다. 이 수를 달리 말하면, 전 세계적으로 2020년까지 치료를 시작해야 할 1500만 명 중 450만 명이 넘는 수입니다. 치료 보급률이 낮은 지역에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를 시급히 늘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불필요한 고통과 사망, 또 다른 감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HIV/TB 자문위원 세실리아 페레이라(Cecilia Ferreyra)
최근 국경없는의사회는 <초점에서 벗어난: 아프리카 서부·중부의 수백만 명이 전 세계 HIV 대응에서 제외되고 있는 실태(Out of Focus: How millions of people in West and Central Africa are being left out of the global HIV response)>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HIV 감염인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드는 문제들은 서비스 실패, 훈련된 의료진 부족, 치료법 전수, 낙인, 재고 고갈, 환자 비용 등이 있었다. 이 문제들로 인해 HIV 맞서 싸우는 일을 매우 어려워진다.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정책 자문이자 ‘Out of Focus’ 보고서의 주 저자인 미트 필립스(Mit Philips)는 “아프리카 서부·중부에서 급속히 치료 보급을 확대하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오래된 기준에 비춰 봤을 때 치료받을 만큼 아픈 건 아니라는 이유로 HIV 감염인들이 퇴짜를 맞는 일이 없도록, 모든 HIV 감염인들에게 치료를 제공하라는 WHO의 권고를 실행하는 것부터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사는 곳까지 치료를 전달할 수 있도록 치료 전략을 조정함으로써 실제 사람들의 생활에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고, 사용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없애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서부·중부에 더하여, 국경없는의사회는 치료 보급률이 매우 낮은 곳에서 피난, 분쟁, 치안 불안 등의 여파로 HIV·결핵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 UNAIDS의 90-90-90 목표는, 2020년까지 HIV 감염인의 90%가 자신의 상태를 알 수 있도록 진단을 제공하고, HIV 감염인의 90%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를 시작하도록 하고, 치료 중인 사람 90%의 혈중 바이러스 수치를 감지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낮게 유지하도록(‘바이러스 억제’)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HIV/AIDS 관련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1990년대 후반부터 HIV/AIDS 관련 활동을 해 왔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 19개국, 주로 아프리카에서 25만여 명의 환자들에게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아프리카 서부·중부 지역 안에는 다음의 25개국이 있다.
베냉, 부르키나파소, 부룬디, 카메룬, 카보베르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콩고, 코트디부아르, 콩고민주공화국, 적도기니, 가봉, 감비아, 가나, 기니, 기니비사우, 라이베리아, 말리, 모리타니, 니제르, 나이지리아, 상투메프린시페, 세네갈, 시에라리온, 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