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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GSK 합작 ViiV, HIV 감염 아동의 의약품 수급 막아

2018.07.24

Luca Sola

HIV와 결핵을 앓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환자 글로리아 치파술라 (11 세)가 어머니 텔레자 제임스와 집에 앉아 있다. 어머니는 딸이 친구들과 놀기 위해 나가기 전 신발 신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2018년 7월 23일, 암스테르담/제네바

연례 국제 HIV/AIDS 콘퍼런스가 23일 암스테르담에서 막을 올렸다. 이에 국제 인도주의 의료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비브헬스케어(ViiV Healthcare) — 미국 화이자,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본 시오노기 합작사 — 가 HIV 감염 아동에게 필요한 ‘돌루테그라비르(dolutegravir)’ 수급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돌루테그라비르는 중요한 HIV 치료제를 아동에 적합하게 만든 제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부작용이 더 많은 차선의 의약품을 함유한 소아과 치료제를 대체할 약으로 돌루테그라비르를 성인 및 생후 4개월~10세 아동에게 권하고 있다. 치료를 시작하는 아동들에게는 내성 유발 가능성이 가장 적은 최선의 의약품이 필요하다.  이 아동들은 평생 HIV 치료제를 복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HIV를 안고 살아가는 영아와 아동은 200만 명에 달합니다. 더 좋은 약이 존재하는데도 이 아동들이 그보다 못한 치료를 받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HIV 감염 아동들에게 더 나은 치료제를 제공하는 데 있어 ViiV가 늑장을 부리는 것은 정말 답답한 모습입니다.” _ 데이비드 마만(David Maman) 박사 / 국경없는의사회 말라위 의료 코디네이터

유럽의약청(EMA)에서 돌루테그라비르 소아과 제형 사용을 승인한 이후로 약 18개월이 지났다. 작년 11월 ViiV는 돌루테그라비르 소아과 제형을 가장 필요한 곳에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은 수차례 ViiV에게 이를 요청하기도 했다. ViiV는 그러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단 3곳(케냐,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만 이 치료제의 등록 절차를 시작했다. 이로써 저소득 국가에 거주하는 아동 대다수는 더 나은 치료제를 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사실, 필요 HIV 치료제들은 미등록 상태에서도 수입면제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수입되고 있는데, Vii는 이것이 그들의 정책에 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이다. 각국은 향상된 치료제를 아동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그러한 면제 조치를 실시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ViiV는 HIV 감염 영유아들을 위한 새로운 분산형 치료제 개발도 시급히 마쳐야 한다. 이 같은 의약품은 아직 그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ViiV는 아동들을 위해 치료제를 보다 최적화 · 단순화하기 위해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투여 연구도 완료해야 한다. ViiV는 소아과 치료제를 필요한 만큼 공급하는 데 헌신하겠다던 뜻을 지켜야 한다. 현재 여러 제네릭(복제약)이 개발되고 있으며 그중에는 최근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와 '클린턴 의료재단'(Clinton Health Access Initiative)이 협력 개발을 발표한 것도 있으나 이는 적어도 수년이 걸릴 것이다.

“ViiV는 현재 HIV 감염 유아, 아동 치료에 새 표준이 되는 소아과 치료제의 유일한 제조사로서의 책임을 인식하고, 아동들이 즉시 이를 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ViiV가 처음 성인들에게 돌루테그라비르를 내놓은 뒤로 4년이 지났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ViiV는 약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이를 공급할 수 없다는 관료적 변명만을 앞세우고 뒤로 숨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들의 이러한 변명은 타당치 않습니다.” _ 제시카 버리(Jessica Burry) | HIV 약사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보다 소아과 제형은 가격도 훨씬 높다. ViiV는 1년에 성인 1명당 치료제 50mg을 제공하는 데 미화 약 223달러를 부과하는 반면, 소아과 제형은 1년에 아동 1명당 25mg, 10mg을 제공하는 데 각각 214달러, 115달러를 부과한다.[1] 35mg이 필요한 아동에게는 1년에 329달러를 부과하는 셈인데, 이는 성인에 비해 무려 100달러를 더 지불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전체 HIV 치료에 필요한 다른 두 약제를 제외한 금액이다. 돌루테그라비르가 포함된 3종 복합 치료제(성인용)의 제네릭은 1인당 1년에 75달러면 구할 수 있다. 치료제 지원에 있어 HIV 감염 아동들을 얼마나 등한시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예다.

 

[1] ViiV 항레트로바이러스(ARV) 가격 책정에 관한 세부사항: www.msfaccess.org/stopping-deat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