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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정상회의 각국 대표, 선언문 협상 막판까지 적정 가격의 의약품 접근성 보호 포기하라는 압력 받아

2018.07.23

ASEAN • 인도, 무역 협정으로 사람들의 생명을 팔아넘기는 일 없어야

RCEP 무역 협정, 저소득 국가를 위한 의약품 생명선 끊을 수 있어

2018년 7월 20일, 방콕/제네바

금주 방콕에서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 차기 비밀협상이 열린다. 이에 보건 전문가들과 국제 인도주의 의료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적재산 관련 독소 조항이 협상에 포함되면 적정 가격의 제네릭(복제약) 접근성에 심각한 악영향이 있을 거라고 경고했다. 이 협정에 제안된 조항들은 저소득 국가 수백만 명에게 필요한 저렴한 제네릭과 중대 의약품 접근성을 감소시킬 위험이 있다.

RCEP 무역 협정은 2012년부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호주, 중국, 인도, 일본, 뉴질랜드, 한국이 진행해 왔다. 주목할 점은, 세계 인구의 근 50%가 RCEP 협상국에 거주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일부는 세계에서 가장 빈곤하고 소외된 지역사회의 주민들이라는 것이다.

“RCEP 협상국들은 부당한 무역 조치 때문에 저렴한 제네릭을 구하지 못해 위험에 처할 사람들의 생명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은 생존을 위해 인도에서 제조되는 저렴한 제네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RCEP 협상 때문에 필요한 치료를 못 받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_ 리나 멘가니(Leena Menghaney)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남아시아 대표

제네릭 경쟁을 가로막는 특허 독점은 이미 C형 간염, 결핵, 암 등을 치료하는 신약 가격을 극도로 높이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소득 국가들조차 의료 부문 예산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예를 들어, 경구약 소포스부비르를 사용하는 C형 간염 12주 치료비로 길리어스가 일본에 내놓은 가격은 미화 약 31,000달러다. 반면, 인도에서는 같은 양의 제네릭 제품을 12주 복용하는 데 87달러 정도를 지불하면 된다.

RCEP 유출 문건에 따르면, 일본과 한국은 특허 독점 확대 및 ‘데이터 독점’을 추진하도록 하는 조항을 밀어붙이고 있다. 데이터 독점(data exclusivity)은 제네릭 제품의 시판을 방지하는 규제 시스템을 통해 시장을 통제하는 방식을 지칭한다. 이 국가들이 추진하는 조항들은 특정 의약품이 특허를 받지 않았거나 특허 기한이 지났음에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RCEP 무역 협정은 제약회사들에게 시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백지 수표를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은 독점 체제도 의약품 가격을 높게 유지하고 각국 정부의 보건 의무 이행 능력을 저해하게 만드는 모든 조치를 이제 그만 철회해야 할 것입니다.” _ 찰렘삭 키티트라쿨(Chalermsak Kittitrakul) / AIDS Access Foundation 프로그램 매니저

나날이 인도는 이 무역 협정에서 지적재산 관련 독소 조항에 동의하라는 더 큰 압력을 받고 있어 특히 우려된다. 사실 2001년 이후로 HIV 1차 치료제 가격을 99%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인도 제네릭 제조업체들 간의 경쟁이었다. 적정 가격의 제네릭 제품을 생산하는 인도가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면 세계 최빈국들에도 그 여파가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