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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다제내성 결핵 환자를 위한 고무적 임상 성과 발표

2022.05.24

2021년 11월, 딜라람은 약제내성 결핵 치료 임상시험 환자로 2018년에 결핵 치료 판정을 받았다. 결핵에서 회복한 이후에 그녀는 간호사로서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고, 아들도 낳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 VICTORIA GENDINA/MSF

국경없는의사회의 결핵 임상시험 <TB PRACTECAL> 결과 다제내성 결핵(multi drug-resistant tuberculosis, MDR-TB)을 더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경구치료법을 찾아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는 국제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임상 결과를 토대로 세계보건기구는 복약 기간이 6개월인 BPaLM 요법을 새롭게 권고하고 있다. 이 요법은 베다퀼린(bedaquilne), 프레토마니드(pretomanid), 리네졸리드(linezolid) 600 mg, 목시플록사신(moxifloxacin) 약제의 병용치료 요법으로, 기존 치료법보다 치료 기간이 짧다. 또한 세계보건기구는 이 요법 외에도 치료 기간이 단축된 또 다른 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성공률이 높았던 BPaL 치료제를 조합해 약제내성이 강한 결핵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2017년 처음 시작된 국경없는의사회 결핵관련 임상시험 ‘TB-PRACTECAL’은 6개월간 경구약을 투약하는 경우의 효과 및 안전성 보고를 위해 사상 최초로 다국가에서 시행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이다. 임상시험은 벨라루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우즈베키스탄 내 7개 지역 환자 5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임상 2,3상 결과 BPaLM 요법은 항결핵약제 리팜피신(rifampicin)에 내성이 있는 결핵 환자에게 효과적이었으며, 일반 결핵 치료를 받던 대조군의 52퍼센트만이 완치된 반면 BPaLM 비교군은 환자 89퍼센트가 완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중엔 인생이 멈춘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치료 기간 단축은 그만큼 의미가 있습니다. 이때까지 완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임상 시험으로 희망이 생겼어요.”_아와데 은드로부(Awade Ndlovu)/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약제내성 결핵 임상시험 참가자 

새로 개발된 치료법은 매년 약 50만 명의 다제내성 결핵 환자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6개월분 가격은 미화 800달러로 비싼 수준이다. 이는 결핵 발병률이 높은 국가의 도입 시기를 늦출 수 있다. 공적 기금을 통해 TB 얼라이언스와 비아트리스(구 마일란)이 개발한 치료제 프레토마니드는 6개월에 366달러이며, 또 다른 결핵 치료제인 존슨 앤 존슨 사의 베다퀼린은 6개월분이 약 270달러로 책정돼 있다. 두 치료제 가격을 합치면 새 치료법의 3/4을 차지한다. 하지만 리버풀 대학 연구진에 의하면 두 치료제를 제네릭 의약품으로 판매할 경우 프레토마니드는 6개월 치에 210달러, 베다퀼린은 102달러로 가격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크리스토프 페린(Christophe Perrin)/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 약사 

“이번 결핵 임상시험으로 림파피신 내성 결핵을 앓는 환자에게 일반 치료법보다 BPaLM 요법이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는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될 경우에만 유의미합니다. 프레토마니드와 베다퀼린 개발에 공적 기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을 고려했을 때, 모든 환자가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다제내성결핵 치료비가 500달러 이하로 책정될 수 있도록 TB 얼라이언스, 비아트리스, 존슨 앤 존슨이 해당 치료제의 가격을 인하할 것을 촉구합니다. 높은 가격이 환자와 치료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베른 토마스 은양와(Bern-Thomas Nyang’wa)/국경없는의사회 의료 국장 및 임상 시험 연구원 

“9년 전, 이 여정을 시작했을 당시 다제내성 결핵 환자는 고된 치료 과정에 비해 효과는 미미한 치료를 장기간 받아야 했습니다. 환자들은 치료를 계속 받기 힘들다고 이야기하곤 했어요. 하지만 더 나은 치료법 개발에는 진전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중·저소득국형 질병에 투자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경없는의사회가 나서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결과는 전 세계 결핵 환자 및 가족, 의료 종사자에게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 대한 희망을 안겨줄 것입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치료법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세계보건기구의 결정을 환영합니다. 이제는 각국의 결핵 치료 프로그램, 보건당국, 주요 이해당사자 등이 나서서 빠른 시일 내로 이 치료법을 도입해야 할 때입니다.”  

2019년, 런던에서 열린 Scientific Days 행사에 참가한 베른 토마스 은양와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국장 및 임상 시험 연구원의 모습. ©Euan Allardyce 

국경없는의사회와 결핵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 결핵 치료를 제공하는 가장 큰 비정부 단체 중 하나다. 2020년 총 13,800명의 환자가 국경없는의사회의 도움으로 결핵 치료를 시작했는데 이 중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2,100명이었다.  

 


2017년, 국경없는의사회 결핵관련 임상시험 첫 소식 읽기: 우즈베키스탄: 획기적인 새 약제내성 결핵 치료 임상시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