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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재개된 무자비한 폭력으로 총상 환자 급증  

2022.05.19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전경. ©Pierre Fromentin/MSF 

 

지난 24일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 96명 이상의 총상 환자가 찾아올 만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에서 폭력이 급증했다.  

지난 24일에서 5월 7일 사이, 수도 북부에서 무장단체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여 타바레(Tabarre) 지역의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이 과부하 상태다. 이 병원은 이곳에 얼마 남지 않은 의료시설 중 하나다.  

“4월 중순 대비 매주 입원하는 외상 환자 수가 세 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환자 대부분은 종합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심각한 총상 환자입니다.”_ 무무자 무힌도(Mumuza Muhindo) / 국경없는의사회 아이티 현장 책임자  

무력 충돌이 거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의료 접근성이 현저히 제한됐다. 특히 포르토프랭스 북부가 폭력사태로 큰 타격을 받고 부상자가 속출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이 시기에 해당 지역의 의료시설 다섯 곳은 문을 닫은 상태였으며 다른 두 곳의 민간병원 또한 직원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으로 운영을 중단한 상태였다.  

다리 부상을 입은 환자의 증언에 따르면 국경없는의사회를 찾아오기 전 다른 병원을 두 군데나 들렸지만 한 곳은 문을 닫았고 또 다른 곳엔 의료물자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결국 그 병원에서는 환자의 옷과 오토바이 택시 기사의 옷을 찢어 환부를 지혈하는 응급처치밖에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거리마다 바리케이드가 둘러 있어 구급차 등 차량 통행이 일절 불가하다. 교통수단이 없어 부상을 입은 뒤 골든 타임을 놓치고 24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에 오기도 한다.  

높은 치안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국경없는의사회는 드후이야(Drouillard) 시테 솔레일(Cité Soleil)의 응급센터를 급하게 다시 가동해야 했다. 이곳은 치안 문제로 인해 4월 1일부로 운영을 중단했던 곳이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지금 상황에서 의료시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의료진은 출퇴근할 때마다 안전을 위협받기 때문에 집에도 잘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근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24시간 교대 근무 체계를 고안했지만, 며칠째 집에 못 가는 직원도 있습니다.”_세르주 윌프리드 이코토(Serge Wilfrid Ikoto) / 국경없는의사회 타바레 병원 의료팀장  

충돌이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인구밀도가 높은 브루클린(Brooklyn) 구역에서는 모든 도로가 봉쇄되기도 했다. 봉쇄조치에 따라 아무도 도시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고 나간다면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위험에 처해 지역민들의 발이 묶였다. 식수 공급 트럭 또한 해당 지역을 드나들 수 없어 해당 구역 내 식수가 현저히 부족해졌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도 무력충돌로 인해 많은 인구가 집을 떠나 피난하였다.  

“그 사람들이 집에 불을 질러서 제 모든 걸 잃었어요. 퇴원하면 피난민 캠프에서 생활해야 하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_국경없는의사회 의료시설에서 치료받는 총상환자 

포르토프랭스 곳곳에서 폭력사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의료체계를 마비시키고 있다. 이미 붕괴 직전의 의료시설은 대거 유입된 부상자로 인해 과부하 상태이며 기존 환자와 새로 유입되는 환자를 치료할 여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아이티 인구는 극심하게 취약한 상태입니다. 물가가 매일같이 치솟고 양질의 의료 접근성도 차단된 상황에서, 폭력으로부터 피난한 인구를 위한 지원이 절실합니다. 현지 상황에 맞춰 인도적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해야 합니다.”_ 무무자 무힌도 / 국경없는의사회 아이티 현장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