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 내 의료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총선거가 2025년 8월로 연기될 수 있다는 발표 이후 해당 지역이 혼돈에 휩싸이면서 부상자들이 대거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시각 3월 5일 기준으로 지난 주말부터 폭력 사태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사상자 수가 폭증했고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렇듯 치안 상황이 한층 악화되자 국경없는의사회 팀의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주로 여성, 아동, 고령자) 수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우리가 타바레(Tabarre)에서 운영하는 병원에는 총 50개 병상이 구비되어 있는데 2월 초부터 모든 병상이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2월 28일에 상황이 더욱 악화된 후, 병상을 75개로 늘려야 했죠. 우리는 하루 평균 5-10명의 신규 환자를 받고 있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_무무자 무힌도 무수바호(Mumuza Muhindo Musubaho) /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책임자
타바레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모습. 2024년 3월. ©Luce Cloutier/MSF
여러 현지 병원들이 운영을 중단한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활동을 늘리고 기존 시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포르토프랭스 도심 근처 투르고(Turgeau) 지역에 응급센터를 계획했던 것보다 2주 일찍 재개원했다. 또한 3월 4일, 까르푸(Carrefour) 지역에는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실과 25개의 병상을 갖춘 병원을 신규 개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포르토프랭스 내 다른 지역에서 활동이 가능한 병원을 추가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불안정한 치안 상황과 임시 도로 방어벽 때문에 구급차로 환자들을 이송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며칠간 수천 명이 인근에서 발생한 전투로 인해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고조된 갈등으로 여러 지역에서 이동진료소 운영을 잠정 중단해야 했다. 또한 포르토프랭스 내 치안 불안정으로 최근 몇 년간 성폭력 사례가 증가했으며, 실향민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이러한 수치도 증가할 수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성폭력 생존자 4,000명 이상에게 치료를 제공했다.
벨 에어(Bel Air)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소 팀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년 2월. ©Alexandre Marcou/MSF
해당 도시 내 다수 지역이 현재 극심한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Jovenel Moïse) 전 대통령 피살 사건 이후 국가 전역을 뒤덮은 정치•경제•사회적 위기가 극단으로 치달았음을 보여준다. 아이티 주요 항구는 현재 포르토프랭스 대부분 지역에서의 갈등 및 치안 불안정으로 접근이 어렵다. 국제공항 또한 수일간 운영이 중단된 상태이다.
항구 상황뿐만 아니라 통관 절차 진행이 불가능한 상태라 의료 물자 재고에 접근하는 것이 극도로 어려워져서 매우 걱정됩니다. 우리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엄청난 수요 대응에 필수적인 약품 및 의료 물자가 동날까 염려스럽습니다.”_무무자 무힌도 무수바호
2022년 말, 아이티는 수주간 마비된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국가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로 봉쇄 조치가 선포되면서 이동과 경제 활동, 물과 연료 공급이 제한되고 의료 시설 다수가 운영을 중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포르토프랭스의 의료보건 체계는 또다시 막대한 압박 속에 수요 대응 어려움을 겪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