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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아이티: 시급한 의료 물품 공급

2024.05.31

2월 말부터 전례 없는 폭력 사태가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공항과 항구가 폐쇄되면서 해당 도시가 외부 세계와 차단되었다. 치안 불안이 심화함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3월 중순부터 어떤 물품도 공급하지 못하는 등 의료 활동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아이티의 보건 체계는 훨씬 더 심각한 영향을 받았으며, 계속되는 폭력 및 고립 상황 속에서 지역 주민들은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도움이 시급한 민간인들에게 의료 물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전투와 연계된 무장 단체들과 통관 당국의 조속한 조치를 촉구한다.

무장 단체와 경찰 간 전투 이후 폐허가 된 포르토프랭스 거리를 한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2024년 3월. ©Corentin Fohlen/Divergence

앞으로 2주 안에 의료 물품을 받지 못하면 우리는 활동을 대폭 줄여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규모 환자 유입에 대처하기 위해 수용 규모를 확대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의약품을 굉장히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현재 공급이 부족한 상태입니다.”_무무자 무힌도 무수바호(Mumuza Muhindo Musubaho) /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책임자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아이티 공립대학 병원(L'Hôpital de l'Université d'État d'Haïti) 등 30개 이상의 의료센터 및 병원이 파손과 약탈, 불안정한 치안 환경으로 인해 문을 닫았다. 2월부터 공항과 항구가 폐쇄되면서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시설들은 심각한 의료 물자난을 겪고 있다.

이러한 응급 상황에서는 의약품과 기타 물품이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통관 절차가 더욱 융통성 있게 이루어져야 합니다.”_무무자 무힌도 무수바호

최근 포르토프랭스 공항이 운영을 재개했지만, 통관 절차를 가속하기 위해서는 더욱 광범위한 협조가 필요하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기타 의료 단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의료물자가 점점 부족해지는 가운데, 주민들은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결핵, HIV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의료서비스와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해 건강이 악화할 위험이 크다. 포르토프랭스 전역 곳곳에 있는 수많은 실향민 캠프의 비위생적인 환경은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

증가하는 폭력 사태에 대응하여 3월에 개원한 까르푸(Carrefour)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의 상황은 이러한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원래는 6개월 동안 사용하기 위해 비축해 둔 병원 물품이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까르푸 병원 뒤편에 있는 복도에 물자들이 보관되어 있는 모습. 2024년 5월. ©Jan Bohm/MSF

이런 상황에서는 모든 게 어려워져요. 심지어 요즘은 의료기록을 위한 종이를 사는 것조차 큰 문제예요.”_장 밥티스트 고아스글라스(Jean Baptiste Goasglas) /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2024년 3-4월 동안 아이티에서 실시한 모든 프로젝트를 통틀어서 9,025건의 외래 진료를 제공하고, 869명의 총상 환자와 742명의 교통사고 피해자를 포함해 총 4,966명의 응급 환자를 치료하고, 타바레(Tabarre) 소재 병원에서는 99명의 중증 화상 환자들을 수용했는데, 그중 절반은 아동 환자였다.

현재 긴급 상황 속에서 병원들이 계속해서 문을 닫거나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관련 당국들이 통관 절차를 완화할 것을 촉구하며, 모든 당사자들이 의료시설로의 안전한 물자 공급을 허용해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