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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외딴 지역에서 구명 활동 전개

2024.05.27

불안정한 치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가 증가하고 가뭄이 더욱 극심해지면서 다른 남수단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반유목민들도 고통받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물과 식량은 부족하고, 목축업자와 농부들이 제대로 기능하는 의료시설에서 더 멀리 이동하면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은 악화하였다.

외딴 지역에는 의료서비스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제대로 기능하는 의료시설에서 5km 이내 살고 있는 인구는 절반 미만이다.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지역사회 주민들은 치료받기 위해 며칠 동안 걷거나 국경을 넘어 이웃 국가로 가기도 한다. 가장 기본적인 수요조차 충족될 수 없는 남수단의 가장 외딴 지역에 살고 있는 의료진과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남수단에 있는 일부 지역사회는 다른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채 가축을 위한 목초를 찾기 위해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_이크발 후바(Iqbal Huba) / 국경없는의사회 남수단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팀이 보건 인식 제고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방문한 목축 지역사회. 2024년 2월. ©Manon Massiat/MSF

그레이터 피보르(Greater Pibor) 행정구역 보마(Boma) 지역에는 반유목민 지역사회들이 일부 거주하고 있다. 목축업자와 농부들은 주로 물과 안전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정착한다. 보통 6~10월까지 이어지는 우기에는 도로 상태가 나빠서 특히 이들의 유일한 이동 수단인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진다. 이때 반유목민 지역사회들은 물과 식량,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보마 마을 근처에 정착한다. 건기에는 다시 물을 따라 이동하여 상당히 외딴 지역에 정착하여 수풀 속에서 생활하는데, 이러한 지역은 며칠 걸어야 마을이나 의료시설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다.

목축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지역사회에서는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여성들은 집을 짓고, 장작과 물을 구하고, 요리하고, 아이들을 돌본다. 한편, 남성들은 주민과 가축을 보호해야 하며, 때로는 어린 소년들도 이러한 역할을 한다. 가축은 남수단 문화와 지역사회, 생계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가축 습격은 심각한 위협이며, 이로 인해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 경우도 발생한다.

저는 15살 때 지역사회 간 발생한 싸움 때문에 총에 맞았고, 이로 인해 팔을 잃었어요.”_존 오보크(John Oboch) / 국경없는의사회 지역사회 보건 종사자

국경없는의사회 지역사회 보건 종사자로 근무하고 있는 존 오보크. 2024년 2월. ©Manon Massiat/MSF

농사와 목축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지역사회는 공격과 약탈, 살해의 위험에 끊임없이 노출된 채 살아간다. 특히 농업 지역에서 동물들이 물을 찾기 위해 비정상적인 경로를 따라서 이동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농업 집단들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물과 땅, 가축, 농작물에 대한 끊임없는 경쟁으로 인해 특히 종글레이(Jonglei)주와 그레이터 피보르 행정구역에서 불신과 불만, 폭력이 야기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아동과 청소년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존은 열다섯 살 때 오른팔을 잃었는데, 한쪽 팔 없이는 가축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는 것을 깨닫자 교육받는 것을 고려하게 됐다.

그렇게 존은 국경없는의사회 지역사회 보건 교육자로 일하게 되었다. 목축 지역사회 출신인 그는 현재 자신이 굉장히 잘 알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목축업자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보건 인식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부족한 의료지원

건기에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외딴 지역에 정착한 주민들에게 의료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보건증진 활동을 펼친다. 해당 활동은 최대 나흘 동안 전개되며, 이때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다양한 지역을 방문한다.

목축 지역사회에게 의료지원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역사회 주민들이 기본적인 보건의료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보건 종사자와 국경없는의사회가 직접 교육하고 주기적으로 감독하는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협력하고 있다. ‘지역사회 환자 통합관리(ICCM)’ 라고 불리는 해당 이니셔티브는 교육과 주기적인 감독을 통해 지역사회의 역량을 구축하고 지역사회 보건 종사자들에게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한 전략이다. 남수단에서는 말라리아 및 폐렴, 설사와 같이 흔하고 치료 가능한 질병이 계속해서 5세 미만 아동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해당 이니셔티브는 이에 대응하여 진료와 치료를 제공하고 심각한 경우에는 국경없는의사회 시설로 환자를 이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국경없는의사회로부터 교육을 받은 지역사회 보건 종사자가 의약품을 포장하고 있다. 2024년 2월. ©Manon Massiat/MSF

지역사회 보건 교육자로서 우리는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일부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리고 있어요.”_베아트리체 존슨(Beatrice Johnson) / 국경없는의사회 지역사회 보건 교육자

목축 지역사회 출신인 베아트리체 존슨은 2022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 지역사회 보건 교육자로 활동해 왔다. 지난 2년 동안 활동하면서 그는 이러한 외딴 지역에서의 인식 제고 활동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다.

남수단 지역사회들은 전통 치료사를 신뢰하고 의지한다.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팀은 대부분 존과 베아트리체와 같은 지역사회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보건 관습과 신념에 대한 깊은 지식과 이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전통 치료사들과 협력하여 치료 및 보건의료에 대해 논의하며 지역사회 내에서 보건 인식을 제고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사회의 인식을 높여 국경없는의사회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가령 남수단에서는 헌혈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헌혈자가 충분치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아트리체와 보건증진 팀은 지역사회에 방문해 환자와 헌혈자 모두에게 있어서 헌혈의 중요성과 이점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경험을 공유한다.

생명을 구하는 깨끗한 식수

장기 보건증진 활동 시, 환경 보건 직원도 이동진료팀에 합류한다. 남수단 가구의 절반이 지표수를 주요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를 제공함으로써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환경 보건 책임자가 국경없는의사회가 몇 년 전 시추 작업한 곳을 살펴보고 있다. 2024년 2월. ©Manon Massiat/MSF

소외된 여성들

남수단은 일부 사회경제 지표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하는 취약 국가인데, 여성과 아동이 특히 취약하다. 아동 10명 중 1명은 5세 이전에 사망하며, 모성 사망률은 출생아 10만 명당 1,223명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외딴 지역사회는 제대로 기능하는 의료시설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되는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임신부와 신생아가 특히 취약하다. 남수단 여성의 80%가 대부분 전통 조산사의 도움을 받아 지역사회 내에서 출산한다. 카카 콜로비토(Kaka Kolobitot)도 같은 방식으로 출산을 겪었다.

목장에 계속 머물렀다면 제 아들은 살아남지 못했을 거예요”_국경없는의사회 환자 카카 콜로비토

카카는 임신 중에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중증 말라리아에 걸렸다. 말라리아는 산모로부터 태아에게 직접적으로 전염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고열을 일으켜 사산 또는 조산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카카는 임신 7개월 만에 목장 한가운데서 아들을 출산했다.

다행히 카카는 지역사회 보건 종사자가 제공한 정보를 통해 조산과 관련된 위험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7개월 만에 출산했을 때 그녀는 의료시설로 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카카가 이틀간 걸어서 마루와(Maruwa) 지역에 도착했을 때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갓 태어난 카카의 아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그들을 보마 소재 시설로 이송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보마 소재 1차 의료지원 센터에 도착했을 때 카카의 아들은 아직 이름이 없어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그를 “아기 카카(Baby Kaka)”라고 불렀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아기 카카와 그의 모친은 여전히 보살핌을 받고 있으며, 의료진은 어린 아들의 체중 증가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보마 소재 1차 의료지원 센터에서 카카가 태어난 지 한 달 된 아들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2024년 2월. ©Manon Massiat/MSF

남수단이 독립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일부 보건 지표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기대수명은 고작 62세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 그러나 전체 의료시설의 약 3분의 2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고, 2차 의료를 포함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의료시설들은 의료 물자 및 의약품, 전문 의료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팀은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의료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기로 인해 외딴 지역사회에 접근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는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팀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보트를 활용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몇 시간 걸어서라도 이동하며 남수단 전역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상황에 맞춰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차량을 타고 외딴 지역사회로 보건증진 활동을 전개하러 가는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교육가들. 2024년 2월. ©Manon Massiat/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