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본 사건과는 관계 없음 Haiti 2022) ©Johnson Sabin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을 대상으로 한 아이티 경찰의 계속되는 위협 행위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 내 활동을 잠정 중단하게 되었다. 현지시각 11월 11일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에 대한 공격으로 최소 2명의 환자가 처형되고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이 신체적 피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그다음 주에 아이티 경찰은 국경없는의사회 차량을 여러 차례 가로막고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에게 살해 및 강간 협박 등 직접적인 위협을 가했다. 이러한 반복되는 위협은 경찰이 아이티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과 환자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을 명백히 드러내며, 이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는 11월 20일 기준 포르토프랭스 소재 의료시설 5곳에 환자를 입원 또는 이송하는 것을 중단해야 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으로서 우리는 치안이 불안정한 환경에서 활동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찰까지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상황에서는 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전까지 포르토프랭스에서 환자를 받는 것을 중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활동을 재개하지 못하는 하루하루가 비극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렇게 매우 어려운 한 해 동안 계속해서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소수의 의료시설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 직원들이 공격, 강간, 심지어 살해를 당할 위험이 있는 환경에서는 더 이상 활동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_크리스토프 가르니에(Christophe Garnier) / 국경없는의사회 아이티 현장 책임자
11월 11일 사건이 발생한 지 단 일주일 만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래 네 가지 사건을 겪었고, 이로 인해 포르토프랭스 내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잠정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네 가지 사건은 다음과 같다.
- 11월 12일 아이티 경찰청 산하 수사개입부(Brigade de Recherche et D'Intervention, BRI) 소속 경찰관들이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 2대를 가로막고 가까운 시일 내에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 11월 16일 델마스 33(Delmas 33)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운전자가 사복 경찰관들에게 언어 폭력을 당했으며, 이들은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에 대한 향후 공격을 경고했다.
- 11월 17일 자정 직전 특수기공대(SWAT)팀이 투생 루베르튀르(Toussaint Louverture) 거리 인근에서 환자 한 명을 이송하던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를 가로막고 그 자리에서 환자를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치열한 협상 끝에 구급차는 타바레(Tabarre)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으로 계속 이동할 수 있었다.
- 11월 18일 까르푸 리타(Carrefour Rita)에서 직원을 태우고 활동 현장으로 이동하던 국경없는의사회 차량이 권총으로 무장한 사복 경찰관이 운전하던 아이티 경찰 차량에 의해 가로막혔다. 해당 경찰관은 차량에 있던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에게 다음 주에 경찰이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환자, 구급차를 처형하고 불태우기 시작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한 11월 11일을 포함해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와 인력이 무장한 자경단에 의해 여러 차례 공격을 당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지원 수요를 기반으로 지원이 필요한 모두에게 치료를 제공한다. 포르토프랭스에서는 매주 평균 1,100명 이상의 외래 환자, 54명의 응급 아동 환자, 80명 이상의 신규 성폭력 및 젠더 기반 폭력 생존자에게 치료를 제공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포르토프랭스 소재 의료시설 5곳 및 이동진료소에 이미 입원한 환자들을 제외하고 해당 지역에서의 모든 의료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 현재 입원 환자들에게는 계속해서 치료를 제공하며, 아이티 남부 포르타피망(Port-a-Piment) 내 모성 보건 활동도 지속될 예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이티에서 30년 넘게 활동해 왔습니다.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이티에서 의료지원 접근성이 이 정도로 제한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포르토프랭스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안전하게 활동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국경없는의사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티 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안전한 환경과 국경없는의사회의 의료 및 인도적 의무에 대한 무장 단체, 자경단, 경찰의 존중이 보장되기 전까지는 포르토프랭스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시설에 신규 환자를 받을 수 없습니다.”_크리스토프 가르니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출신이나 종교, 정치적 이해관계에 상관없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의료지원을 제공하는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다. 아이티에서는 30년 이상 활동해 왔으며, 일반 진료와 외상 및 화상, 모성 치료를 제공하고, 성폭력 생존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