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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교전에 휘말린 민간인들

2024.06.07

마리 브룬(Marie Brun)은 콩고민주공화국 북키부(North Kivu)주 고마(Goma)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로, 올해 초부터 M23을 포함한 여러 무장단체와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군 간 격화되고 있는 전투 상황과 이로 인해 또다시 폭력 사태에 직면한 민간인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전한다.


불안정한 치안으로 인해 키부, 특히 고마 인근에 머무는 실향민들이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지난 2년 동안 북키부, 최근에는 남키부(South Kivu)에서 발생한 전투를 피해 이동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집을 강제로 떠나온 개인 및 가족들 대부분이 북키부의 주도인 고마 외곽에 설치된 아주 기본적인 조건만 갖춘 캠프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고마는 점차 여러 분쟁 일선에 둘러싸였으며, 현재 도시에는 2백만 명의 거주민들과 더불어 60만~100만 명의 실향민들이 밀집되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과밀한 캠프 안팎으로 무장 단체들이 밀집되고 군 주둔지가 실향민 거주 공간에 가까워지면서 전반적으로 폭력의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민간인들은 여러 무장 단체들 사이에서 교전에 휘말리고 있으며, 부상 또는 살해당하거나, 특히 성폭력을 포함한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남키부주에 위치한 미노바(Minova) 보건 구역의 부게리(Bugeri) 실향민 캠프 전경. 2024년 4월. ©Hugh Cunningham

고마에 머무는 실향민들은 현재 이들이 애초에 도망쳐왔던 것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극도로 불안정한 치안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로부터 도망칠 곳이 없습니다. 모든 분쟁 당사자는 실향민을 위한 캠프를 존중해야 하며, 캠프 인근에서의 전투를 중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상황은 극히 위태로운 생활 환경으로 인해 악화하고 있습니다. 실향민들은 과밀한 캠프에서 식수위생 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접근성 없이 열악한 위생 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울퉁불퉁한 화산암 땅 위에 플라스틱 시트로 만든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식수와 식량을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예측할 수도 없습니다.

이번 폭력 사태가 민간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입니까?

국경없는의사회 조사에 따르면, 고마 인근 캠프에서 발생한 대규모 포격으로 인해 2024년 2월 이후로 23명이 사망하고 52명이 다쳤습니다. 국제연합(United Nations)에 따르면 현지시각 5월 3일 오전에 폭격이 발생하여 여러 국내 실향민(IDP) 캠프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이 단일 사건으로 인해 최소 18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으며, 사망자의 대부분은 여성과 아동이었습니다.

 

올해 초부터 캠프 내에서 교전과 수류탄 폭발이 밤낮없이 일어났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캠프 안팎에서는 포격과 관련된 사건이 24건 기록되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키예셰로(Kyeshero) 소재 병원에서 무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에 의해 이송된 비응급 환자 101명을 수용했는데, 이 중 70%는 민간인입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치안 위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받는 것을 미루는 환자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샤빈두(Shabindu) 및 루사요(Rusayo), 엘로힘(Elohim) 캠프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4월에 1,700명 이상의 신규 성폭력 피해자들을 치료했는데, 가해자의 70%는 무장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성폭력 생존자들에게 의료 및 심리치료는 제공할 수 있지만, 법적 지원과 안전한 피난처를 비롯한 기타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이송 방법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한 성폭력 생존자들의 대다수는 장작을 구하다가 강간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캠프 내에서 발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집단 강간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미노바 보건 구역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키신지(Kishinji) 보건센터에서 진행되는 성폭력 피해자 돌봄에 대한 인지 제고 세션에 실향민 여성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 2024년 4월. ©Hugh Cunningham

북키부 내 여러 전략적 요충지 사이에 위치한 키비리지(Kibirizi) 마을에서는 수천 명의 실향민들이 머물거나 경유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전투가 재개되었습니다. 지난 5월, 마을 내부와 들판 근처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격렬한 전투가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기반 시설과 필수 자원이 파괴되고 실향민들은 전투를 피해 또다시 피란길에 올라야 했습니다. 또한 성폭력 사례도 많이 늘어났는데, 키비리지와 보다 남쪽에 위치한 밤보(Bambo) 보건 구역 내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의료시설에서 치료한 성폭력 생존자가 5배 증가했습니다.

 

2월부터 새로운 최전선에서 적대행위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약 200,000명의 피난민이 대피처를 찾은 남키부 내 미노바(Minova) 마을 안팎에서는 총격전과 포격으로 인해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어떻게 활동을 이어갑니까?

북키부 및 남키부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불안정한 치안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동과 인도적 지원 제공이 어렵고,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보건센터에 대한 접근이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위기 사태에 대한 국경없는의사회의 대응 활동이 의료 및 인도적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은 무장단체의 위협 행위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여러 차례 활동을 중단해야 했는데, 주로 고마 소재 캠프 및 미노바 인근에서 발생한 충돌 때문이었습니다. 남키부에서 고마로 가는 도로가 현재 차단되었고, 물자는 키부호(湖)에서 보트를 이용하거나 비포장도로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해서만 전달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러한 전투사태로 인해 고마에서 마찬가지로 격렬한 전투를 겪고 있는 외곽 지역으로 물자를 공급하는 것이 방해받고 있습니다. 마시시(Masisi) 지역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주로 마시시 및 음웨소(Mweso) 종합병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의료팀은 올해 초부터 전쟁으로 다친 환자를 수십 명 수용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도로 접근이 매우 어렵고 위험했으며, 이로 인해 인도적 활동이 방해받아 사람들이 필수적인 인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 당사자 모두에게 분쟁 시 국제인도법(IHL)을 준수하고 민간인 및 의료시설, 환자, 의료진에게 제공되는 모든 보호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알립니다.

국경없는의사회 긴급대응 팀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려 미노바로 향하고 있다. 2024년 4월. ©Hugh Cunningh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