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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이즈의 날: HIV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플루시토신의 정식 허가를 촉구합니다

2021.12.01

기니 코나크리(Conakry) 지역의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소에서 HIV 검사를 진행 중이다. 2016년. ©Sam Phelps 

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매년 중추신경계의 진균 감염인 크립토코쿠스 뇌수막염(cryptococcal meningitis)으로 수천 명이 사망한다. 하지만 치료약인 항진균제 플루시토신(flucytosine) 접근성이 강화된다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아프리카 전역에서 크립토코쿠스 뇌수막염으로 연간 약 18만 명이 사망하는데, 이 중 대부분이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 환자일 만큼 면역체계가 약화한 환자에게 치명적인 질병이다. 

크립토코쿠스 뇌수막염은 신체 기능이 저하하면 감염증상을 유발하는 기회감염인데, 여기에 감염된 HIV 환자에게 플루시토신과 항진균제 암포테리신 B(amphotericin B)을 병용 투여할 시 사망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아프리카 전역에서 양질의 플루시토신을 등록 승인한 나라는 없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주로 플루시토신 대신 플루코나졸(fluconazole)을 사용한다. 국경없는의사회와 HIV 활동 단체 ‘치료접근성 캠페인*’은 크립토코쿠스 뇌수막염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남아공 보건기기 규제 이사회**가 플루시토신을 정식 의약품으로 등록하길 촉구한다. 

*TAC: Treatment Action Campaign: 남아공의 에이즈 치료제 접근성을 옹호하는 시민사회단체
**SAHPRA: South African Health Products Regulatory Authority: 남아프리카의 의료기기 규제기관 

“플루코나졸 대신 플루시토신을 사용하면 사망률을 40% 정도 낮출 수 있습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플루시토신 접근성이 강화된다면, 크립토코쿠스 뇌수막염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현재 남아공은 생명을 살리는 플루시토신을 아프리카 전역에 보급하는 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남아공 보건기기 규제이사회가 플루시토신 등록을 승인하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_톰 엘만(Tom Ellman) / 국경없는의사회 남부 아프리카 의료 지원부처 국장 

플루시토신 접근성 강화를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2018년 남아공 보건부와 협업하여 플루시토신 동정적 사용을 시행했고 그 후 클린턴 의료재단*에 해당 프로그램을 인계했다. 이 프로그램은 남아공 전역의 3차 병원에 플루시토신을 무상으로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CHAI: Clinton Health Access Initiative: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출범한 의료 접근성 사업

남아공 국립 감염병 연구소(NICD: National Institute of Communicable Diseases)에 따르면, 2018년 7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남아공 전역 21개 병원의 크립토코쿠스 뇌수막염 환자 596명에게 플루시토신 기반 약제를 투여했으며, 943명에게는 다른 약제를 투여했다. 플루시토신 기반 약제를 투여한 환자는 다른 약제를 투여받은 환자에 비해 사망 확률이 53% 감소했다.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국경없는의사회는 HIV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고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는 플루시토신이 정식 의약품으로 등록되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00년부터 HIV 치료 지원에 참여해 왔다. 2020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약 8만 명에게 1, 2차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지원했다. 중점 분야는 좀 더 이른 시기에 사람들에게 다가가 치료를 제공하고 HIV 감염인들이 치료의 중심에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