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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경쟁으로 HIV 약가 인하되는 반면, 특허로 인해 신약 가격은 고공행진

2013.07.04
  • HIV 치료제 비용은 인하되었으나, 2차 치료제는 1차 치료제 비용의 두 배 이상으로 비싸
  • 중진국은 라이선스 계약에서 배제되어 가격 부담이 크고 필요한 치료법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 불필요한 특허 부여 거부하고 강제 실시권을 통해 높은 약가 문제 해결해야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 / MSF)는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에서 열린 국제 에이즈 학회(International AIDS society)에서 발표한 연례 보고서『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 가격 인하의 난제 해결(Untangling the Web of ARV Price Reductions)』를 통해 HIV 치료를 위한 1차 및 2차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ARVs) 가격이 제네릭 제약 업체들간의 경쟁 심화로 인해 인하하고 있지만, 새로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 가격은 여전히 천문학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효과가 유망한 약제들이 지난해 추가적으로 공급되면서,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하루 한 알 복용 1차 혼합제[1]의 최저가는 한 해 일인당 172달러에서 139달러로 작년보다 19% 인하되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대량 주문 시 더 낮은 가격으로도 확보가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제네릭 경쟁 약제가 등장하면서 2차 치료에 사용되는 두 가지 주요 약품[2]의 가격은 작년 한해 28% 떨어졌으며, 가장 저렴한 2차 혼합제[3]의 비용은 1년에 303달러선까지 인하되었다. 2006년 대비 2차 치료제의 가격이 75%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가장 저렴한 2차 치료제의 가격은 여전히 1차 치료제 비용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나 통합 인테그라제 억제제(integrase inhibitor)와 같은 신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 등의 HIV 신약은 특허로 인해 제네릭 경쟁이 제한되어 있으며, 결과적으로 신약의 가격은 훨씬 더 높아졌다. 2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위한 치료법[4]의 최저 가격은 최빈국 기준, 한 해에 2,006달러로써, 1차 치료제 가격보다 15배나 비싸다. 최저가에 약을 제공받지 못하는 국가에서는 몇 배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해야 한다[5]

약품의 저렴한 가격을 보장하는 일은 우선적인 사항이다. 전문가들은 긴급한 사안으로 앞으로 개선된 1차 혹은 2차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인테그라제 억제제 돌루테그라비어(dolutegravir)와 같이 강력하고 효과적인 신약에 대한 저렴한 가격 확보를 들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의 HIV 약사인 아락스 보자드지안(Arax Bozadjian)은 “HIV 치료 확대 및 환자에 대한 치료를 평생 지속하는 일은 신약의 가격 인하에 달려 있다. 현재, HIV 신약 대부분에 대해 품질이 보장되는 제네릭 대안이 없다”고 말하며, “중진국의 약가 역시 주요 우려 사항으로, 기존의 자발적인 라이선스 계약 조건들은 공중 보건 중심의 조건이 없어 충분치 않다. 대부분의 중진국은 시급히 필요한 치료법에 대해 접근이 제한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인도에서 제네릭 제약업체들이 추가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면서 ‘특허 반대(patent oppositions)’ 운동이 일어나 1차 및 2차 혼합제의 가격이 인하될 수 있었다. 인도와 같이 제네릭 생산 역량을 갖춘 국가에서 HIV 약품이 더 많은 특허를 받으면서, 가격 인하를 위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해 지고 있다. 약품이 해당 국가의 특허 자격 사항에 충족되지 못할 때 특허 출원은 거부되어야 하며, 특허로 인해 접근권이 막힐 때에는 공중 보건을 위한 강제 실시권(compulsory license)이 부여되어야 한다. 지난해 인도에서 가격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던 암 치료약에 대해 첫 강제 실시권이 부여된 것과 같이, 높은 HIV 약품 가격을 극복하기 위해 유사한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인도 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의 매니저인 리나 멘가니(Leena Menghaney)는 “국경없는의사회 뭄바이 진료소에서도 새로운 HIV약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경없는의사회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이와 같이 높은 가격을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 불필요한 특허 출원을 방지하고, 적절하게 강제 실시권을 부여하여 저렴한 제네릭 제조를 통해 국가들은 높은 가격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 에이즈 학회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두 번째로 HIV 바이러스 수치(viral load) 검사 비용에 대한 보고서 『HIV 치료, 시험대에 오르다(Putting HIV Treatment to the Test)』를 발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의 지원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7개국에서 비교 연구를 통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개시를 위한 바이러스 수치 모니터링 도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21개국에서 285,000명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1] 테노포비어(tenofovir)/라미부딘(lamivudin)/에파비렌즈(efavirenz)

[2] 아타자나비어(atazanavir)/ 리토나비어(ritonavir)와 로피나비어(lopinavir)/리토나비어

[3] 지도부딘(zidovudine)/라미부딘 + 아타자나비어/리토나비어

[4] 랄테그라비어(raltegravir) + 이트라비린(etravirine)+ 다루나비어(darunavir) + 리토나비어

[5] 예를 들어, 태국과 자메이카는 다루나비어에 대해서만 각각 4,760달러와 6,570달러를 내야 한다. 파라과이는 이트라비린에 대해서만 7,782달러를, 아르메니아는 랄테그라비어에 대해서만 13,213달러를 부담하고 있으나, 이는 환자가 복용하는 치료제 중 하나에 해당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