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주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대사관 앞에서 다양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고소득국가들이 코로나19 의료 도구에 대한 특허 완화 요청을 반대한 데 따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과 인도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관련 의료 도구에 대한 독점을 막기 위해 제안한 내용을 계속해 논의할 예정이다. 추후 회담에 앞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제안에 반대하는 고소득국가에 코로나19 의료 도구가 전 세계 수십억 인구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으며, 각국 정부는 독점 방지를 현실화하기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는 이 팬데믹 속에서 빈부간 격차의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이러한 불평등을 막기 위한 해결책을 찾는 데 조금도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 독점 방지 제안에 반대하는 국가에 이것을 막지 않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경쟁의 장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거나 여기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다른 국가들이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활용하는 것을 막지 않기 바랍니다. 팬데믹은 모든 사람에게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_시드니 웡(Sidney Wong) / 국경없는의사회 액세스 캠페인(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 총괄 디렉터
지적재산권(IP) 면제 제안은 전 세계적인 집단 면역이 이루어질 때까지 각국이 코로나19 의료 도구의 생산 및 공급을 방해하는 특허 및 기타 독점권을 시행, 적용, 구현하지 않는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요청이 승인된다면 많은 제조사에게는 코로나19 관련 의료 도구의 생산이 특허나 기타 독점권 의해 차단될 염려 없이 가능하다는 중대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이 제안은 현재 공식적으로 에스와티니, 케냐, 모잠비크, 파키스탄, 몽골,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짐바브웨, 이집트가 공동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영국, 미국, 일본, 스위스, 브라질, 캐나다,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호주 등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중 일부가 반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현재까지 반대나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의 세계무역기구 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Trade-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Agreement, TRIPS) 위원회에서 회원국들은 제안 채택을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면서 아프리카 여러 국가가 급격한 코로나19 확산과 의료 시스템 과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편적이고, 가격이 저렴하며, 공평한 의료 도구에 대한 접근 없이는 팬데믹이 더 오래 지속되어 코로나19 환자뿐 아니라 다른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의료 시스템 역량에도 영향을 미쳐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고통을 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적재산 완화는 ‘사적인 이익’보다 ‘인간의 삶’을 우선시하려는 움직임입니다. 각국이 신속하게 행동하여 현실화할 것을 촉구합니다.” _코시 마부소(Khosi Mavuso) 국경없는의사회 남아공 의료 책임자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코로나19 의료 기술의 전 세계적인 접근성과 생산 및 공급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의료 도구를 '글로벌 공공재'로 만들기 위한 노력과 여러 국가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달성된 것이 거의 없다. 제약회사는 계속해서 많은 저∙중소득국의 취약하고 소외된 인구의 코로나19 의료 도구 접근성을 저해하는 영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