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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 새로운 HIV 약제인 돌루테그라비어 승인에 국경없는의사회 개발도상국 환자들의 접근성 우려

2013.08.16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 / MSF)는 결과가 유망한 해당 새로운 HIV 치료제 돌루테그라비어(dolutegravir)의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환영하면서도 개발도상국에 공급될 시기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새로운 인터그라제 억제제 약품 중 하나인 돌루테그라비어는 연구 결과를 통해 HIV 내성에 강력한 장벽을 갖춰 HIV 바이러스 복제 억제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돌루테그라비어가 이러한 장점을 인정받아 같은 종류의 다른 약제와 현재 널리 사용되는 약제 대비 선진국에서 1차 치료의 일환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제조업체인 비브헬스케어 (ViiV / 화이자와 GSK, 시오노기의 합작사)가 돌루테그라비어의 적정 가격 공급에 적극적이지 않아, 개발도상국에서도 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될지 불투명하다.

국경없는의사회 의약품 접근성 강화캠페인 사무총장 마니카 발라세가람(Manica Balasegaram)박사는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로 볼 때 개발도상국에서 돌루테그라비어를 사용할 경우 상당한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치료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책정 가격이 가장 큰 관심사”라고 밝히며, “아무리 유망한 신약이라 할지라도 적정한 가격이 책정되어 실제로 이 약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어야만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개발도상국의 돌루테그라비어 접근성 문제에 대한 비브사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비브사가 고려하고 있다고 앞서 밝힌 ‘차등 가격책정(tiered-pricing)’ 전략이 실현되면 제네릭 약제의 사용 및 판매는 67개국으로만 제한되고 약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된다. 이렇게 되면 수백 만 명의 HIV 감염 환자가 살고 있는 중간 및 저소득 국가는 배제되고 만다.

국경없는의사회 의약품 접근성 강화캠페인 정책 분석 국장 로히트 말파니(Rohit Malpani)는 “비브사의 경영 전략은 비브의 라이센싱 계약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돌루테그라비어의 가격이 책정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심히 우려가 된다”면서, “과거에도 이렇게 배제된 국가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지불해야만 했던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적정 가격에 약제를 구할 수 있도록 제품을 등록하고 중간 및 저소득 국가에서 제네릭 약품 사용을 허용하는 등 비브사의 적극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돌루테그라비어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해결책의 하나로 의약품 특허 풀과 라이센스 협약 체결을 고려해볼 수 있다. 단, 체결 시 모든 중간 및 저소득 국가들이 포함되어야 하며 제조국 및 유효약리성분 공급업체에 대한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된다.

개발도상국의 1천만 명 환자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확대하는 데 있어서 적정 가격의 HIV 의약품 확보는 필수적이다. HIV 제네릭 약품 제조업체들, 특히 인도 내 제약사들 간의 경쟁 덕분에 지난 10년 사이 치료비는 99%나 감소했다. 하지만 신약의 경우에는 제네릭 약품 생산을 금지하는 특허 제약으로 여전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현재 HIV 신약은 최빈국에서조차도 1인당 년간 2천 달러 이상이 소요되며 이는 1차 치료제보다 15배나 비싼 가격이다. 중간소득 국가의 경우 그 비용은 훨씬 더 높아진다.

말파니 국장은 “돌루테그라비어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국가의 경우 보다 저렴하게 약품을 생산 또는 수입하기 위해 공공보건 세이프가드와 국제무역규정의 유연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특허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부담은 고스란히 해당 국가의 몫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21개국 28만5천여 명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