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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모잠비크: 카포시 육종 치료 활동

2013.07.22

아프리카 남부 해안에 위치한 모잠비크에서는 매일 HIV/AIDS를 퇴치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모잠비크 국민의 약 11.5%가 HIV 보균자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HIV로 인해 피부에 고통스럽고 보기 싫은 병변을 일으키는 카포시 육종(Kaposi’s sarcoma)과 같은 합병증을 앓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토(Maputo)에서 보건부와 함께 이러한 합병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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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는 마푸토의 번화가인 차만쿨로(Chamanculo) 지역의 알토-매 위탁센터(Centro de Referência do Alto-Maé, 이하 CRAM)에서 무료 보건의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CRAM은 1차 의료기관과 주요 지역 병원의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합병증을 앓고 있는 HIV/AIDS 환자들을 관리하는 1차 진료기관에 기술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며, 지역 병원이 겪고 있는 과부하를 경감시키고 있다.

CRAM에는 항암화학치료병동이 있어 카포시 육종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카포시 육종은 피부에 병변을 일으키는 암으로 HIV와 관련되어 있다. 카포시 육종에 걸리면 고통이 심할 뿐 아니라 피부에 눈에 띄는 상처가 남아 사회적인 낙인이 찍힌다. 상처는 2차 감염에 취약하며,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수도 마푸토에서는 항레트로바이러스(ARV) 치료가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카포시 육종을 앓고 있다. 그 이유는 해당 질병의 조기 발견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카포시 육종이 후기로 진행되어 고통스럽고 눈에 띄는 병변이 생긴 뒤에나 1차 진료소를 찾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우선 순위 과제 중 하나는 카포시 육종의 치료와 더불어 마푸토에서의 조기발견율을 높이는 것이다.

CRAM 시설이 없었다면, 카포시 육종 환자들은 1차 보건센터로 갔다가 결국 병원으로 위탁되어, 몇 시간에서 며칠을 기다려 진찰을 받았을 것이다. 모잠비크의 보건시설에 기술, 도구, 약품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건센터나 병원에 이러한 합병증을 치료할 만한 준비가 되어 있으리란 보장도 없다. CRAM 의료진들은 매달 카포시 육종과 같은 HIV/AIDS 합병증을 앓고 있거나, 치료 실패를 경험하거나, 혼합감염을 앓는 수백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현재 카포시 육종 환자 400명이 CRAM에서 치료 받고 있다.

환자들의 이야기

다리 아래 부근에서 병변이 시작되었는데, 점점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를 굽힐 수가 없고 부풀어 오르는 정도가 너무 심해서 마치 안에 돌이 들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9개월 전 즈음 진찰을 받았는데, 카포시 육종 진단을 받고 CRAM에서 항암화학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매월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육체에 굉장한 부담이 됩니다. 머리가 빠지고, 식욕이 없는 때도 있고, 먹으면 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일 정도 그러고 나면 좀 편안해지긴 하지만, 다음 달 치료를 받으러 가면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 됩니다.

사람들은 제 다리를 보곤 한 마디씩 합니다. 사람들은 제 다리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물어볼 때마다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또, 마법이나 주술 같은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병원에 오기 전까지 전통 치료사들한테 돈을 많이 썼습니다만, 병을 고치지는 못했습니다.

예전에 고통이 너무 심했고 아이도 있기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치료를 받기 전에는 움직이지도, 걷지도, 일하지도, 아이를 돌봐 주지도 못했습니다만, 지금은 좀 나아졌기 때문에 그런 일들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끝까지 치료를 받고 나을 겁니다.

호아오(Joao, 36세)

2007년 북쪽에 있는 다른 보건센터에서 처음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이곳 위탁센터로 이송되었지요. 치료를 시작했을 때에는 다리에 있는 육종이 많이 아팠습니다. 지금은 전보다 훨씬 나아져 이제 고통은 느껴지지 않지만, 항상 가려워요. 간지러운 느낌에 잠 못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HIV에 의한 2차 감염으로 피부에 상처도 있었습니다. 피부 밑에 새 살이 보일 때까지 긁은 적도 있죠.

집에서는 평상복을 입지만 거리에 나서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는 긴 팔과 긴 치마로 온 몸을 가립니다. 사람들이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버스를 타면 사람들이 병에 대해 물어봅니다. 설명을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이것이 ‘바로 그 병’, 흔히 HIV라고 하는 병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치료는 힘들지 않습니다. 치료가 간절하니까요

안젤리나(Angelina, 34세)

*환자의 이름은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대체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