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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잠비크: 카부 델가두 내 지속되는 폭력 사태로 고통받는 실향민들

2024.03.15

모잠비크 북부 내 격렬한 분쟁이 시작되고 6년이 지났지만, 카부 델가두(Cabo Delgado) 거주민들은 여전히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2024년에만 80,000명 이상이 무장 단체 공격을 피해 피난길에 올라야 했다. 실향민 가족들은 현재 식량, 거처, 구호품, 의료서비스, 정신건강 지원 수요가 시급하다.

카부 델가두에서 최대 피해 지역 중 하나인 마코미아(Macomia)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임상심리사는 실향민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실향민들은 종종 폭력으로 심한 트라우마를 겪습니다. 일부는 불안증, 공황발작, 불면증, 고립감, 반복적 사고 등을 경험합니다. 몇몇은 삶의 의미를 잃었으며 자살 생각이 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_에스페란카 친한자(Esperança Chinhanja) / 국경없는의사회 임상심리사

마코미아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임상심리사 에스페란카 친한자. 2024년 2월. ©MSF/Martim Gray Pereira

2017년부터 가족들은 수차례 피난길에 올랐다. 대부분이 살해, 성폭력, 납치, 갈취, 마을 방화 등 극심한 폭력 사태를 직접 겪거나 목격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친척이나 이웃이 피살 혹은 참수되거나 총격으로 살해되는 것을 보았다. 일부는 가족 전체를 잃었다.

폭력 사태는 잦아들지 않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피난길에 올라야 한다. 2024년 1월 기준, 마코미아에는 지난 몇 년간 피난길에 올랐던 76,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2월에는 해당 지역에서 여러 차례 발생한 공격을 피해 3,600명이 추가로 피난했다. 이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매우 참혹하다.

2022년부터 실향민이 된 42세 호아킴(Joaquim, 가명)은 현재 마코미아 소재 실향민 가족 캠프에 신규 유입되는 사람들의 등록 작업을 맡고 있다. 그는 모든 신규 유입자들의 이름을 기록하고 그들의 사연, 경험, 수요, 애로사항 등을 전달한다.

마코미아 소재 실향민 가족 캠프에서 신규 유입 실향민들의 등록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호아킴. 2024년 2월. ©MSF/Martim Gray Pereira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두려움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상황이 나빠지지 않고 모든 게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죠.”_호아킴

그는 현재 실향민 가족들에게 가장 시급한 건 식량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60세 농부인 아마데(Amade, 가명)는 지난 2월 팡가네(Pangane)에 있는 자신의 마을을 강제로 떠나야 했다. 그는 현재 고향에서 45km 떨어진 마코미아 마을 소재 캠프에서 지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방문한 그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지난 2월 팡가네 소재 마을을 떠난 후 현재 마코미아 마을 캠프에서 지내고 있는 아마데. 2024년 2월. ©MSF/Martim Gray Pereira

총격이 들려왔을 때 우리는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이후 제 마을에서 공격을 피해 도망친 것은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우리는 가진 식량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베풀어주는 식량에 의존하고 있죠. 저는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이제 제 몸도 못 알아볼 정도입니다. 바지가 더 이상 맞지 않아 계속 흘러내리죠. 밤에는 허기와 공격에 대한 기억에 시달려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_아마데

32세 조산사인 에르네스티나 예레미아스(Ernestina Jeremias)는 아마데와 마찬가지로 지난 2월 차이(Chai)를 떠나 현재 고향에서 40km 떨어진 마코미아 마을에서 지내고 있다.

지난 2월 차이를 떠나 마코미아 마을에서 지내고 있는 조산사 에르네스티나 예레미아스. 2024년 2월. ©MSF/Martim Gray Pereira

이 공격은 우리의 삶을 비롯해 모든 것을 파괴했습니다. 차이에서 피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공격은 2주간 반복돼 가장 끔찍했습니다. 마코미아에 도착한 후부터 실향민 센터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공격을 피해 달아난 제 지역사회 출신 임신부들을 돕고 중증 환자들은 국경없는의사회로 보내죠. 이 덕분에 하루하루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_에르네스티나 예레미아스

두 아이의 모친인 28세 아티자(Atija)는 아이들을 낭가(Nanga)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로 데려가면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두 아이의 모친인 아티자. 2024년 2월. ©MSF/Martim Gray Pereira

2022년 멜루코(Meluco) 지역에 있는 우리 마을이 공격당했을 당시 저는 임신 중이었습니다. 제 집이 완전히 불에 타버리는 걸 봤죠. 그날 우리는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제 가족과 저는 숲속으로 도망쳤고 이틀을 걸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죠. 공황발작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고 그냥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을 보면서 살아갈 힘을 얻고 식량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다른 사람들 밭에서 일하고 품삯으로 말린 카사바(cassava)를 받죠.”_아티자

이러한 분쟁은 지속해서 공공서비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의료시설이 파괴되어 기본적인 의료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분쟁 이전 마코미아에서 보건부가 운영하던 기존 보건센터 7개 중 단 한 곳만이 가동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마코미아 마을에서 진료소 3개를 지원하면서 이전과 최근에 피난해 온 이들에게 구명 지원 및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카부 델가두 내 치안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해 아직 안정화와 일상 회복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2023년 12월 기준, 600,000명은 자신의 마을로 돌아갔지만 540,000명 이상은 여전히 실향민으로 남아있다. 많은 경우, 고향으로 돌아간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트라우마와 또다시 공격이 발생해 피난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여전히 두려움에 떨며 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9년부터 카부 델가두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마코미아, 모심보아다프라이아(Mocimboa da Praia), 무에다(Mueda), 모이둠베(Muidumbe), 난가데(Nangade), 팔마(Palma)에서 활동하면서 독립성, 공정성, 중립성을 지키며 실향민 지역사회와 고향으로 돌아간 이들에게 인도 및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2023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카부 델가두에서 85,000명 이상에게 정신건강 그룹 활동을 전개하고 정신건강 개별 세션 5,000건 이상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