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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 이동이 잦은 노동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HIV 치료법 구축!

2013.12.10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짐바브웨 국경에 위치한 무시나(Musina)지역의 농장 노동자들에게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 지 6년만에 국경없는의사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부 및 비정부 단체들에게 해당 활동을 인계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에이브릴 브노아(Avril Benoît)에게 통합적인 이동진료가 어떻게 이 지역 취약 인구에 인명구조 역할을 해왔는지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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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나 프로젝트의 목표는 무엇이었습니까?

국경없는의사회는 짐바브웨의 정치적 충돌과 경제 붕괴로 인해 유입되는 망명 신청자 및 이민자에 대응하기 위해 2007년 말, 무시나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짐바브웨인들이 계속해서 밀려들면서 이듬해에는 콜레라가 창궐하기도 했습니다. 2009년경, 국경없는의사회는 국경 지역을 따라 자리잡은 농장지대의 약 10만여 명에 달하는 이주 노동자들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농장의 경우 HIV 검사 양성 반응이 40~ 46%에 달했고, 지역 평균적으로도 양성 환자의 비율이 14%를 크게 웃돌기도 했습니다. 시내에서 HIV 무상 치료가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농장 노동자 4명 중 3명은 치료를 받지 않고 있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데도 받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환자의 현 치료 계획 및 건강상태가 기록된 “건강 여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농장 지역과 무시나 보건시설이 50km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이 큰 이유였습니다. 겨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환자들에게는 보건소까지의 교통비도 너무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걸어서, 또는 히치하이킹으로 무시나까지 가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덤불에 숨어있다가 보행자를 공격하고 약탈하는 마구마구마스(magumagumas) 폭력단에 피해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어찌어찌 시내에 있는 HIV 치료센터에 도착하더라도 기다리는 환자의 수가 너무 많아 약을 한 번 타기 위해 하루 일당을 전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HIV 진단을 받은 환자들 중 계절 노동자들의 이동성 문제도 치료의 장애물로 작용했습니다. 이 농장에서 저 농장으로 일자리를 찾아 돌아다니거나 몇 달에 한 번꼴로 짐바브웨로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심지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시작 전에 필요한 다섯 차례의 진료 예약 시간을 지키는 것조차도 어려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의 경우 외국인 혐오증이나 추방 위험에 대한 경계심으로 공공병원과 진료소의 의료진을 포함해 모든 정부 관료와의 접촉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농장 노동자 및 부양가족이 가지는 특수한 니즈를 고려해, 장기간에 걸쳐 치료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한 예로, 이동진료팀이 정기적으로 농장지대를 방문함으로써 노동자들이 무급 휴가를 내고 멀리 떨어진 보건소까지 가는 불편함을 없앴습니다. 계절 노동자들이 짐바브웨의 고향집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농장으로 이동할 때,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이 떨어지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3개월 분량의 약과 함께 인근에서 약을 구할 수 있는 곳에 대한 구체적 정보와 진료 의뢰서를 제공했습니다. 우리는 이를 “안전여행 배낭”이라 불렀습니다. 지속적 치료를 위한 치료 순응 상담 때마다 우리는 환자의 이동 계획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환자의 현 치료 계획 및 건강상태가 기록된 이른바 “건강 여권”도 제공했습니다. 그 외에도 농장의 현지 보건 단원을 모집해서 정기적으로 HIV 및 결핵 상담 및 검사를 시행하고,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상태와 경과를 체크하며,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해당 보건 서비스 기관에 의뢰하고, 농장 노동자의 일정과 특수한 상황에 맞춰 HIV 지원 그룹을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했습니다.국경없는의사회에서는 이들 취약계층에게 어떻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까?

이 치료 모델이 성공적이었습니까?

HIV 치료를 1년동안 지속하는 환자의 비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상당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치료 6개월차 환자의 90%, 치료 12개월 차 환자의 92%에게서 바이러스 수치가 감소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혈액 중 HIV 바이러스가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이 지역에 비해 이동 인구가 적고 도심에 속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여타 지역에서 시행되는 프로그램에 필적할 만한 성과입니다. 무시나 치료 모델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현재 주 정부 차원에서 더 많은 농장에 이 모델을 도입하기 위한 캠페인이 진행 중입니다.

 
▲ 무시나의 한 농장 옆에 이동진료소를 설치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이로 인해 환자들은 50km나 떨어져있는
진료소까지 가는 수고를 덜게 되었다.

 
▲ 무시나의 한 농장 인근에서 운영된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소
 

현지 보건국 업무 이관을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어떤 지원을 제공했습니까?

우리의 목표는 무시나 농장지대뿐만 아니라 접근이 어려운 이동 인구가 존재하고 에이즈/결핵 부담이 큰 모든 지역에 국경없는의사회가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운용이 가능한 혁신적인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림포포(Limpopo) 주 정부에 책임을 이관하기로 결정한 시점인 1년 전 당시부터 차근차근 이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주 정부 측 간호사들의 기술 및 운영 역량 구축을 위한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했고, 기초 진료 이동지원팀에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과 다른 보건 단체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 당국에서 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역량 및 의지를 갖추고 있다는 확언을 우리에게 전달해주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영문보고서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