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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차별에 맞서는 환자들

2013.06.25

 “결혼 한 뒤에 몸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2006년에 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병원을 찾아갔을 때 제가 에이즈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충격을 받았고, 질병에 대한 정보 또한 없어, 모두가 저를 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몇 주 안에 제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 어머니와 임신 5개월의 아내가 걱정되었죠. 하지만 제 아내는 이 사실을 잘 받아들였어요. 아내도 감염이 되었는지 검사를 해봤어요. 저는 아내에게 검사결과가 음성이라면 저를 떠나도 좋다고 얘기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아내는 우리는 결과가 어떻든 같이 죽고 같이 살거라고 말했어요.”  

알굼후리 병원에서 에이즈 진료를 받는 사람들

아보 모하네드*(Abo-Mohaned / 35세, 남)는 예멘 수도 사나(Sana’a)에 살고 있다.  예멘 내, 에이즈 유병률은 0.2%로 주요 질병이 아니다. 그러나 에이즈 환자들은 의료시설을 포함해 곳곳에서 사회적 낙인과 차별에 직면하게 된다. 아보 모하네드는 “아내의 출산이 임박했을 때 병원 두 곳에서 거절당했습니다. 유일한 대안책은 에이즈 감염에 대한 사실을 숨긴 채 세 번째 병원을 찾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압둘 파타(Abdul Fattah) 박사는 알굼후리 병원의 HIV/에이즈 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진료소는 사나 내에서 유일하게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ARV)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445명의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다. 파타 박사는 의학을 공부하던 중 친구가 어떤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집에서 혼자 죽은 뒤 에이즈 치료에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파타 박사는 이어서 “사회적 차별과 맞서는 일이 가장 큰 도전입니다. 에이즈 환자들은 병원에서 거절당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에게 엄청난 교육과 압력이 가해지고 나서는 상황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의사들, 훌륭한 의사들이 에이즈라고 말하면 당황하고 맙니다”라고 덧붙였다. 

사나에는 이 진료소 외에 HIV/에이즈 감염 검사를 받고, 진단 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다섯 곳의 센터가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HIV 진단 테스트기가 모두  소진되었다.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은 2014년까지 예멘에서의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하지만 이 기금은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HIV 치료약만을 보장하고 있다. 예멘 국영 에이즈 프로그램 이사인 압둘하미드(Adbulhameed) 박사는 “치료를 위한 재정지원은 충분하지만 인식제고와 같은 다른 활동에도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산모로부터 태아에게 감염되는 수직감염 예방 등의 상담과 진단을 위한 자원이 부족합니다. 이러한 분야의 서비스를 확충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아랍국가에서의 첫 HIV/AIDS 프로젝트

올해 초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HIV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고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활동을 시작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사나지역 에이즈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수 페트리(Sue Petrie)는 “HIV환자들에대한 사회적인 차별은 의료 시설에 대한 접근 제한으로 이어집니다 환자들은 어떻게 치료받을지 두려워하고, 이는 현실로 이어집니다” 라고 말했다. 

35세 여성인 움 압둘 라만(Um Abdul Rahman )*은 “저는 남편이 죽은 후, 제가 HIV에 걸린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서 차별대우를 받았죠. 저희 아버지는 저에게 집을 당장 떠나라고 내쫓았습니다”고 말했다.

움 압둘 라만은 여성들이 이 문제에서 남성들보다 더욱 힘들어 한다고 했다. “제가 여자이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제가 에이즈 판명을 받았을 때 저는 제 딸을 키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만약 제가 남자였다면 어떤 직업이든 가질 수 있었을 겁니다.”

공식적인 자료에 따르면, 에이즈를 앓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압둘하미드 박사는 이 자료가 실제 에이즈 여성환자의 수를 나타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여성들은 사회적 낙인과 차별 혹은 성차별 폭력 등의 다양한 이유로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어렵습니다. 여성 에이즈 환자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활동을 확대해야 합니다.”

에이즈 지원협회나 낙인반대재단과 같은 단체들은 에이즈 환자를 지원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이즈 지원협회의 압둘하페드 알와드 사무총장은 “우리 협회는 에이즈를 염려하는 젊은 봉사자들에 의해 2007년 설립되었습니다. 에이즈 환자들은 낙인 찍혀, 의료적, 사회적, 법적 권리를 박탈당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에이즈 지원협회는 지역사회에서 에이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소액대출이나 직업훈련을 통해 환자들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페트리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는 “이러한 활동은 HIV/에이즈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상황을 개선시키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처럼 에이즈환자가 마주한 상황에 대해 알리고 낙인과 차별의 장벽을 낮추고자 활동하는 단체들과 협력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질병에 대한 인지도 증가, 사회적 낙인과 차별의 감소, 그리고 접근성과 수용력 개선이라는 국경없는의사회 에이즈 활동 목표에 부합합니다. 궁극적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에이즈환자가 받는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고자 합니다”라고 전했다.

* 환자의 이름은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대체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