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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이라크: 모술의 무너진 보건 체계 지탱하기

2017.05.08

정원에서 놀다가 주변에 떨어진 박격포탄으로 부상을 입어, 모술 남부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 오게 된 5세 패튼 ⓒ Diego Ibarra Sánchez/MEMO

2017년 5월 4일

 

전투가 계속되는 모술에서 부상을 입은 남녀노소 지역민들에게 외과 치료 등 중대한 긴급 의료를 지원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현지 보건 체계가 심각하게 훼손돼 나타나는 병원 진료의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응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책임자 마크 반 데르 물렌(Marc Van der Mullen)은 이렇게 말했다.

 

“모술에 있는 병원 대다수는 훼손되거나 무너졌습니다. 모술 서부에서는 의료 서비스가 심각하게 줄어든 가운데 계속되는 전투로 수많은 사상자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술 동부에서는 의료 시설들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는 있지만 수술 후 치료라든지 모자 보건 지원, 입원환자 지원과 같은 의료 서비스는 아직 충분치 않아 국경없는의사회가 이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술 안팎의 의료 시설 6곳에서 활동하면서 모자 보건 지원을 포함한 중대한 긴급 의료를 지원하는 한편, 대수술 후 추후 관리와 재활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장기적인 수술 후 치료도 제공하고 있다. 팀들은 또한 영양실조를 앓고 있는 아동들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고, 모술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위해 새로 마련된 피난민 캠프에서 1차 의료 및 정신건강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모술 서부

급변하는 의료적 필요에 따라 신속히 열고 이동할 수 있는 ‘선행의료지원처’(advanced medical post, AMP) 전략을 통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술 서부 전투의 영향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필요한 안정화 처치와 긴급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술 서부에 있는 AMP 2곳에서 총 175명의 환자를 받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이 환자들을 모술 남부 함맘 알-알릴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외상 병원 등의 타 의료 시설로 이송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응급 산부인과 지원 등 수술 역량을 갖춘 시설을 마련하고, 소아과 입원환자 병동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로써 현재 나타나는 의료 격차를 메워, 보건 당국이 서비스를 재개할 때까지 가장 취약한 지역민들에게 의료 지원을 하려는 것이다.

 

아직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모술 서부에 갇혀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시설에 오는 환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물과 식량도 부족하고, 그나마 구할 수 있는 물자들은 가격이 턱없이 비싸며, 의료 지원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모술 동부

모술 동부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양로원을 개조해 마련한 시설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시설은 응급실, 수술실, 산부인과 병동, 입원환자 병동을 갖추고 있다. 3월 초 개원 이래로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치료한 환자는 4376명인데 그중 절반 이상이 응급 환자였다. 한편 93회의 제왕절개 수술도 진행되었다.

 

또한 3월 19일,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술 동부에 병상 15개 규모의 산부인과 진료소를 열어 여성들이 안전하게 출산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응급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진료소 개원 이래로 이 팀의 지원 속에 총 130명의 아기들이 안전하게 태어났다.

 

한편 국경없는의사회는 동부 모술 병원(Eastern Mosul Hospital) 안에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실을 열어 지금까지 336명의 환자를 받았다. 현재 이 팀은 외과부서 및 병상 32개 규모의 병동을 마련하고 있는데 며칠 내에 모든 준비가 완료될 예정이다.

 

모술 남부

함맘 알-알릴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야전 외상 병원은 개원 이래로 총 1904명의 환자를 받았다. 이 병원은 지난 한 달여 동안 모술 서부에서 가장 가까운 외과 시설이었다. 환자의 55%는 여성과 아동이었고, 82%는 전쟁 부상자였다.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160회의 대수술을 진행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함맘 알-알릴에 위치한 1차 의료 센터를 지원하여 하루 평균 500회의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민뿐만 아니라 모술에서 탈출해 인근 캠프에서 머물고 있는 피난민들도 진료를 받으러 온다.

 

카야라 병원에서는 외과를 비롯한 긴급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1월 이후로 5657여 명의 환자들이 응급실에 입원했다. 응급실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공습, 폭발, 박격포 공격 속에 부상을 입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최근에는 병상 4개를 갖춘 집중치료실을 열어 화상 환자, 쇼크 환자, 그 밖의 위독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이라크 군이 모술 서부로 진군하면서 사람들은 탈출을 할 수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포위 지역에서 식량이 부족해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들을 보기 시작했다.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가 주를 이루는 영양실조 아동들을 치료하고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카야라 병원 안에 병상 12개 규모의 집중 치료식 센터를 마련했다. 함맘 알-알릴에서는 이동식 영양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가장 심한 영양실조 아동들을 카야라로 이송하고 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전투 속에 중상을 입은 가운데, 장기간의 회복과 재활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향후 몇 주, 몇 달 동안에는 장기적인 수술 후 치료도 주요한 의료적 필요에 포함될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키아라 부르지오(Chiara Burzio)는 이렇게 말했다.

 

“외상 수술을 한다고 해서 바로 회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산산이 부서진 삶을 다시 일으키려면 경우에 따라 몇 달간 물리적·심리적 치료를 받아야 하기도 합니다. 우리 환자들은 앞으로 평생 모술 전투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게 되겠지만, 우리 팀은 그들이 새로운 현실에 잘 적응하도록 돕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부디 그분들이 최대한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길 바랍니다.”

 

모술 남동부 함다니야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핸디캡 인터내셔널’(Handicap International)과 협력하는 가운데, 병원 내에서 재활·심리 지원을 포함한 장기적인 수술 후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3월 15일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는 100명의 환자를 입원하도록 했는데 그중 약 45%가 여성과 아동들이었다. 병상 40개를 갖춘 이 시설은 니네와(Ninewa) 주를 통틀어 장기적인 수술 후 치료 패키지를 제공하는 유일한 시설이다.

 

피난민 캠프

유엔에 따르면 모술을 탈출해 피난길에 오른 사람은 50만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동팀들은 그러한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는 아르빌 서부 17개 장소에서 1차 의료, 만성질환(주로 당뇨·고혈압) 치료, 심리·정신과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주로 중증 환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국경없는의사회 정신건강 프로그램에서는 심리·정신과 상담, 집단치료 활동, 심리사회적 상담, 아동 치료 등의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2017년 초부터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실시한 의과 진료는 14,098회, 정신건강 상담은 8,238회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