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이라크: “바그다드, 코로나19 유행 매우 우려되는 상황”

2020.10.07

바그다드에 위치한 알-킨디(Al-Kindy) 병원은 많은 중증 및 위중 코로나19 환자를 받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2020년 7월부터 인공호흡기 및 의약품 사용법과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하는 등 호흡집충치료병동(RCU)을 지원했다. 사진은 코로나19 환자가 중증환자 병동에서 약물 치료와 산소공급을 받는 모습이다. 환자의 회복을 위해 더 강력한 치료가 필요할 경우, 호흡집충치료병동(RCU)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 ⓒ MSF

현재 이라크의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 매일 신규 확진자가 4,000명 가까이 발생하고 매주 약 500명이 사망하고 있다. 지난 한 달 사이 1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9월 23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5,055명으로,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일일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도시는 이라크의 수도인 바그다드로, 이라크 전체 확진자의 30%가 수도에서 발생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심화하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지역 보건 당국을 지원하기 위해 바그다드의 알-킨디(Al-Kindy) 병원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알-킨디 병원은 많은 코로나19 중증 및 위중 환자를 받고 있다. 지난 2개월 동안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인공호흡기 및 의약품 사용법과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하는 등 호흡집충치료병동(RCU)을 지원했다. 환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알-킨디 병원 내 새로운 코로나19 병동을 열어 바그다드 의료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증 및 위중 환자의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며 알-킨디 병원과 기타 코로나19 치료 시설은 수용력을 초과했다. 알-킨디 병원의 호흡집충치료병동은 52병상으로 현재 모든 병상이 사용 중이다.  

2020년 9월, 이라크 바그다드에 위치한 알-킨디 병원의 중증환자 병동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 MSF

“현재 바그다드에서는 매일 매 순간 위중한 코로나19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많은 환자가 호흡집충치료병동에서 15-20일 동안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신규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받기까지 2-3일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규 환자를 위한 병상이 확보된 시점에는 이미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환자들이 병상을 기다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 괴롭습니다.”_페드로 세라노 구아하르도(Pedro Serrano Guajardo) / 국경없는의사회 중환자실 의사

대기자가 많고 병상이 부족한 것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은 지역사회 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낙인 때문에 치료를 회피하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예방 조치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치료를 받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시점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급성 호흡곤란이 있는 환자의 경우 치료가 매우 어렵습니다. 자신이나 가족이 병원에 실려 왔을 때 비로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많은 환자가 매일, 너무나도 빠르게 사망하는 모습을 봅니다. 그제야 현실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_페드로 세라노 구아하르도 / 국경없는의사회 중환자실 의사

이라크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의료인력 중에도 약 15,000명이 감염되었다. 이것은 바그다드의 여러 병원이 이미 의료인력 부족을 겪고 있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우리는 제한된 역량으로나마 바그다드의 이라크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퇴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 환자 수가 매우 높긴 하나 유행 곡선의 어느 시점에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현재 상황으로는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우리는 보건 당국과 함께 바그다드 주민의 고통을 경감하기 위한 추가적인 지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_그웨놀라 프랑수아(Gwenola Francois) / 국경없는의사회 이라크 현장 책임자

“환자가 죽어가는 것을 눈앞에서 보는데 사용할 수 있는 인공호흡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1분 1초마다 환자의 상태가 악화하는 것이 보이는데 말입니다. 사람들이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잘 씻고, 이른 시일 내에 병원을 방문하는 등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한다면 상황이 나아질 것을 알기에 답답합니다.” _페드로 세라노 구아하르도 / 국경없는의사회 중환자실 의사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라크 전역에서 활동하며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라크의 의료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 모술(Mosul)의 의료 시스템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62병상 규모의 수술 후 치료 센터 일부를 코로나19치료 시설로 일시 전환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아르빌(Erbil)과 도훅(Dohuk), 니네와(Ninewa) 주 내 여러 의료 시설에서 감염 예방 및 통제에 중점을 둔 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키르쿠크(Kirkuk)에 위치한 레이란(Laylan) 캠프에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대비한 20병상 규모의 격리 및 치료 시설을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