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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룬: 북서부 지역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지원 활동 철수

2021.08.12

국경없는의사회는 카메룬 북서부 바멘다 지역의 세인트 메리 솔리다드 병원에서 구급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합병증을 동반한 출산이나 총상과 같은 특수한 경우 긴급 수술을 지원하고, 물리치료나 성·젠더기반폭력 생존자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SF/Scott Hamilton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8개월 동안 카메룬 정부에 의해 활동이 강제 중단됨에 따라 최근 북서부 지역에서 팀을 철수시켜야 했다. 카메룬 북서부 지역은 수년간 이어진 정부군과 분리주의단체 간의 무력 충돌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이다.

“이곳 주민들을 위한 의료지원 활동을 허가 받지 못한 상태에서는 이 지역에 더 이상 머물 수 없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인력이 기약없이 대기할 수는 없기에 활동 철수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카메룬 당국과 논의를 지속하기 위해 주도(州都) 바멘다(Bamenda)에 작은 규모의 연락 사무소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_엠마뉴엘 램퍼트(Emmanuel Lampaert) / 국경없는의사회 중앙아프리카 운영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2018년부터 카메룬 북서부에서 무상으로 긴급 의료지원과 구급차 서비스를 운영해왔으나 2020년 12월 카메룬 정부에 의해 활동이 중단되었다. 카메룬 정부는 국경없는의사회가 현지 무장 단체를 지지하고 있다는 혐의를 여러 차례 제기했고, 국경없는의사회는 계속해서 명확하게 부인했다. 몇 개월간 논의가 진행됐지만 당국은 국경없는의사회의 의료 활동 재개를 승인하지 않았다.

“활동이 중단되면서 무력 충돌로 타격을 입은 지역사회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현저히 저하됐습니다. 모두에게 차별 없는 의료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허락되기를 바랍니다. 현 상황으로 인해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당국이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 중단 조치를 철회한다면 최대한 신속히 활동을 재개할 것입니다.”_엠마뉴엘 램퍼트 / 국경없는의사회 중앙아프리카 운영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카메룬 북서부 지역에서 무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수의 비정부단체 중 하나였으며,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한 상시 무상 구급차 서비스 또한 지역 내 유일했다. 매년 무력분쟁으로 의료 접근성이 저하된 지역주민 수만 명이 무상 의료지원의 혜택을 받아왔다.

 

카메룬 북서부 바멘다(Bamenda) 지역의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원인 매리 솔리다드(St. Mary Soledad) 병원에서 분만한 산모 로벨라인(Loveline)과 당일 아침 태어난 딸. 로벨라인은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되었다. 바멘다 지역의 봉쇄 조치로 인해 교통수단 운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산모의 안전한 분만을 위해서는 구급차 운영이 필수적이다. ©Albert Masias/MSF

 

4년 가까이 지속된 위기로 지역주민 수십만 명이 실향했고 많은 의료 시설은 운영이 중단됐다. 많은 환자가 재정적·지리적 제약과 불안한 치안으로 인해 그나마 운영되고 있는 의료 시설 조차 가지 못하고 있다.

“취약 계층을 위한 의료지원이 지속될 수 있도록 다른 단체 또한 카메룬 보건부를 추가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동시에 의료시설과 인력 및 환자 모두가 보호받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2018년부터 우리는 의료 시설을 겨냥한 위협과 공격을 수차례 목격했고, 국경없는의사회 또한 공격 대상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현재로서는 활동을 철수해야 하지만, 카메룬 보건부와 비정부단체의 의료종사자를 보호할 것을 모든 분쟁당사자에게 촉구하는 바입니다. 의료종사자나 환자를 향한 공격과 위협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_엠마뉴엘 램퍼트 / 국경없는의사회 중앙아프리카 운영 코디네이터


2020년 한 해 동안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카메룬 북서부에서 180명의 성폭력 생존자를 치료했고, 1,725회의 정신건강 진료를 제공했으며, 3,272건의 수술을 진행했다.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한 환자는 4,407명이었으며, 이중 1,000여명이 진통 중인 임산부였다. 지역사회 보건 단원이 제공한 상담 횟수는 4만2578회에 달했는데, 대부분 말라리아나 설사, 호흡기 감염 환자였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 인도주의법*제네바협약 공통 3조*, 의료 윤리의 원칙에 따라 카메룬 북서부에서 무력 충돌의 직접적인 희생자를 치료했다.

*국제 인도주의법: 인도주의적인 목적으로 무력 충돌의 피해를 제한하기 위한 일련의 국제규약으로, 교전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교전 당사자들이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 전투 방법과 수단에 대한 권리를 제한한다.

*제네바협약 공통 3조: 제네바협약은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를 보호하기 위해 1864~194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체결된 일련의 국제조약을 말하며, 공통 3조는 비국제적 무력 충돌에 관련된 조항으로 국경 내의 충돌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규칙은 적용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조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