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이탈리아: 난민선 침몰 생존자 위한 지원 제공 중

2023.03.02

©iAko M. Randrianarivelo/Mira Photo


2월 26일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Calabria)주 인근 해역에서 난민선 침몰 사고가 발생해 12명의 아동 등 최소 62명이 사망했다. 4~5일 전 튀르키예에서 출발한 이 목선에는 아프가니스탄, 이란, 파키스탄 등지 출신 이주민 약 180명이 탑승해 있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생존자에게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침몰 사고는 칼라브리아주 동쪽 해안으로부터 15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으며, 악천후로 목선이 암초에 부딪혀 난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파도가 거세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시신이 수습됐다. 

집중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최소 20명의 생존자가 해안에 도착한 뒤 현지 공립병원에 입원했다. 다른 60명의 생존자는 현재 칼라브리아주 크로토네(Crotone)의 망명신청자 수용센터로 향했으며, 이들 대부분이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주민이다. 

생존자들은 모두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어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16세 아이는 여동생을 잃었다고 해요. 동생이 여자라 아프가니스탄에서 더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서 동생을 위해 함께 탈출했다고 합니다. 부모님한테 이 사실을 알릴 자신이 없다고 했어요.”_마라 엘리아나 투노(Mara Eliana Tunno) / 국경없는의사회 심리학자 

좌초 후 저체온증으로 6세 동생을 잃은 아동, 가족 모두를 잃은 12세 아동 등 생존자 중엔 이번 사고로 부모님이나 가족이 사망한 미성년자가 많다. 국경없는의사회는 60명 가량의 생존자에게 심리적 지원을 제공했으며, 추후 이탈리아 당국과 협의해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몇 달간 튀르키예에서 이탈리아 남부로 향하는 이주민이 많아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중해에서 사망하는 이주민은 대부분 리비아에서 출발하여 이탈리아로 향하던 도중 사망한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2015년부터 지중해에서 해상 난민 수색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2월 23일, 이탈리아 당국은 국경없는의사회의 수색구조선 지오배런츠호를 부당하게 억류했으며, 벌금까지 부과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이 조치로 인해 목숨을 걸고 지중해 중부를 횡단하는 해상난민에게 지원을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이번 사고는 강경한 이주 제한 정책이 시행되어도 절박한 심정으로 자국을 떠나는 이주민을 막진 못할 것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이주를 택하는 이들은 계속해서 생겨날 것입니다. 이탈리아 및 유럽연합국들은 이주민과 인도적 지원 단체를 범죄화하는 대신 안전하고 합법적인 이주 수단을 제공하고 이주민 지원 및 보호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_세르지오 디 다토(Sergio Di Dato) /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년간 이탈리아의 하선 장소에서 난민, 망명신청자 및 이주민을 지원해왔다. 심리학자, 간문화 중재 전문가(intercultural mediators) 등 심리적 응급처치 교육을 받은 국경없는의사회 전문가들이 항구, 난민 수용센터, 난민 집중 주거 지역 등에서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의료시설로의 이송을 지원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이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당국에 인계하는 등의 필수적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국경없는의사회 이탈리아 팀은 크로토네 인근 로첼라 조니카(Rocella Jonica)에서 이주민을 위한 의료 및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의료 취약 이주민을 발견하고, 이들에게 치료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데 집중했다. 

►관련글 더 읽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