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수색구조 활동을 펼쳐온 단체들에 대한 무고 및 비방, 노골적인 범죄화 작전이 7년 동안 이어진 끝에,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트라파니(Trapani)에서 2016년 말 개시되었던 검찰 수사가 2024년 4월 19일(현지시각)부로 종결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수색구조 활동을 펼치는 기타 단체들은 “불법 이주”를 방조했다는 근거 없는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추론 및 도청, 허위 진술, 구조 활동을 범죄 행위로 규정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왜곡된 구조 체계 관련 해석을 기반으로 대규모 기소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해당 수사를 개시했던 검찰은 2년간의 예심 끝에 증거가 관련 비정부 단체들은 오로지 생명을 구할 의도로 활동했음을 보여준다고 인정했으며 해당 사건이 재판에 회부되지 않도록 요청했다. 판사는 해당 혐의는 근거가 없다며 사건을 최종 종결하였으며, 이로써 해당 비정부 단체들이 밀입국조직과 결탁했다는 모든 의혹이 해소되었다.
이러한 근거 없는 혐의들은 수년간 인도적 수색구조 팀의 활동에 먹칠을 하려고 했습니다. 이는 바다에서 구조 선박을 제거하고, 구명 및 증언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혐의들이 사라졌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투명하게 법을 준수하면서 해상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을 구조하며 정당한 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으며 살아온 국경없는의사회와 기타 단체 동료들에게 위로를 전합니다.”_닥터 크리스토스 크리스토우(Dr. Christos Christou) /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국경없는의사회 수색구조선 지오배런츠호에서 하선하는 생존자들. 2024년 1월. ©MSF/Mohamad Cheblak
해당 사건에 대한 판결을 기다리는 불확실한 7년 동안, 수색구조 활동에 대한 공격은 일련의 해로운 정책을 통해 계속됐다. 가령 구속적인 법률 및 민간 선박 억류, 구조를 방해하고 리비아로 강제 송환되는 사람들의 고통과 인권 침해 문제를 악화하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대한 지원 등이 있다. 한편, 지중해에서 발생하는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해 왔고 이로 인한 영향은 치명적이다. 2023년에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원들을 대상으로 혐의가 처음 제기되었던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 수가 기록되었다.
유럽연합기본권청(EU Fundamental Rights Agency)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으로 EU 국가들이 수색구조 비정부 단체들을 대상으로 제기한 법적 또는 행정 소송은 최소 63건이다. 지난해 이탈리아 당국은 인도주의 구조선을 21차례 억류했는데, 이로 인해 비정부 단체들이 바다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을 지원하지 못한 기간은 총 460일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수색구조선 지오배런츠(Geo Barents)호는 구조 작업 중에 리비아 순찰선에 의해 폭력적으로 가로막히고 사람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잘못된 혐의로 부당하게 억류된 지 20일 만에 최근 작업을 재개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수색구조선 지오배런츠호. 2021년 11월. ©Virginie Nguyen Hoang/HUMA
또한 인도주의 선박들은 생존자들의 하선 장소로 계속해서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멀리 떨어진 항구에 배치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사람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는 동안 선박들은 수색구조 지역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비아처럼 안전하지 않은 제3국에 국경 관리를 외주화하는 이기적인 정책을 펼치며 이탈리아 및 유럽 국가들은 유럽에서 안전을 찾는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데, 이는 사람들의 고통을 가중하고 본질적으로는 인간 생명 보호를 완전히 외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위다.
최근 몇 년 동안 이탈리아 당국은 인도적 활동을 어렵게 만들고 죽음을 초래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데 막대한 자원을 투자했지만, 난파를 막고 지중해를 통해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합법적이고 안전한 경로를 열어주기 위해서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것은 범죄가 아닌 도덕적, 법적 의무이며,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인류의 기본적인 행동입니다. 연대를 범죄시하는 행위를 그만두세요! 불필요한 죽음과 고통을 막고 생명을 구조할 권리를 보장하며, 이를 통해 지중해에서 인도주의와 생명권을 되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_토마소 파브리(Tommaso Fabbri) / 전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책임자 및 해당 사건 관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70개가 넘는 국가에서 분쟁 및 전염병, 자연재해, 위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지원을 제공하는 독립적인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다. 이탈리아 난민 구조작전 ‘마레 노스트룸(Mare Nostrum)’이 종료됨에 따라 발생한 구조 지원 공백을 채우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지중해에서 2015년 처음 수색구조 활동을 시작했다. 그 이후로 8척의 국경없는의사회 선박을 운영하여 92,000명 이상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여러 어려움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수색구조 활동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지금까지도 현재 운영 중인 지오배런츠호에서 구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선박들이 바다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을 멈추지 않은 것처럼 우리 구호 활동가들은 전 세계에서 활동을 중단한 적이 없습니다. 이는 우리를 향한 혐의와 비난에 대한 최고의 대응입니다.”_크리스토스 크리스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