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으로 해당 지역 인구가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시리아 북서부를 위한 인도적 지원 규모는 지진 발생 이전보다도 현저히 적은 실정이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원이 한층 확대될 것을 촉구한다.
현지시각 2월 17일 두바이에서 운송 준비된 약 73톤의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구호품 일부 ©Ahmad Amer
2월 19일, 인도적 지원 물자를 실은 국경없는의사회 트럭 14대가 튀르키예 하맘(Hammam) 국경검문소를 통해 시리아 북서부에 도착했다. 이번 물자 수송대는 5인 이상의 이재민 가족을 위한 텐트 1,296개와 텐트에 단열 처리를 하기 위한 방한 키트 1,296개를 싣고 출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더욱 많은 의료물자 및 인도적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추가 수송대를 바로 파견할 예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미 10년 전부터 시리아 북서부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긴급구호를 즉각적으로 전개할 수 있었지만, 현재 지원 수준은 필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그 규모를 시급히 확대해야 한다. 지진 발생 후 열흘 이상 기간이 지나는 동안, 시리아 북서부로 진입한 물자 수송 트럭 대수는 2022년 해당 기간 평균보다 낮다.
현지시각 2월 19일 국경없는의사회 수송트럭 14대가 텐트와 방한 키트를 싣고 튀르키예 하맘 국경검문소를 넘어 시리아 북서부로 인도적 구호물자를 운반하는 모습 ©Abdulmonam Eassa/MSF
수술기구, 드레싱, 의약품 등 12톤 가량의 물자를 병원에 지원하며 사흘 만에 비축품을 다 써버렸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전력을 다해 시리아 북서부의 의료시설을 계속해서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들어오는 지원물자나 지원인력은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적었으며, 없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_하킴 칼디(Hakim Khaldi) /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현장책임자
구호활동 면에서도 공백이 크다. 안전한 거처 접근성은 크게 차단돼 있으며 위생 수준은 매우 열악하다. 특히 12년간의 내전으로 발생한 기존 200만 국내 실향민에 더해 이번 지진으로 약 18만 명의 국내실향민이 추가로 발생하며 이미 열악한 북서부의 생활 환경이 더욱 악화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들리브(Idlib) 북부의 다섯 개 수용센터에서 이동진료소를 통한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텐트, 식수, 빵, 담요, 매트리스, 소화기 등 구호물자를 보급하는 인도적 지원까지 제공하고 있다.
현지시각 2월 13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알-푸카라(Al-Fuqara) 캠프 이동진료소에서 환자 정보를 적는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Abdul Majeed Al Qareh
한편 국경을 통한 인도적 지원 제공은 지진 이전 수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지진 발생 5일 후 유엔이 관장하는 인도주의 통로인 밥 알 하와(Bab al-Hawa) 국경검문소(►관련글 및 지도 보기)를 통과한 튀르키예발 수송 트럭은 고작 10대였다.
지진 발생 후 약 11일간 유엔 산하 6개 기관이 밥 알 하와 및 밥 알 살람 검문소를 통해 시리아 북서부로 들여보낸 구호물자 수송 트럭은 총 178대이다. 반면 2022년 튀르키예로부터 시리아 북서부로 들어간 수송 트럭은 총 7,566대로, 전년도 11일 동안에는 평균 227대가 들어간 셈이다.
또한 시리아 북서부로 향한 트럭 178대 전부가 지진 긴급 대응을 목적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며, 이전부터 예정되어 있던 수송을 위해 검문소를 통과한 트럭도 포함돼 있다. 국경이 3일간 폐쇄되었던 것을 감안한다 해도, 현재의 인도적 지원 규모는 지진 발생 전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적다.
이번 구호물자 수송 작업은 세계보건기구가 조정하는 유엔 인도주의 통로 메커니즘과는 무관하게 이뤄졌는데, 국경없는의사회 수송 트럭이 국경을 통과할 수 있던 배경에는 현지 비정부단체인 알 아민(Al Ameen)의 지원이 있다.
시리아 북서부의 이미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새로운 인도적 재난이 중첩되어 상황이 악화했다. 현재 지원이 가장 시급한 부분은 안전한 거처와 식수위생, 수술 후 관리와 치료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료물자 등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시리아 북서부 인구를 위해 인도적 지원이 시급히 확대되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두바이의 물류 허브로부터 튀르키예 국경을 넘어 시리아 북서부로 인도적 구호물자를 조달했다. ©Ahmad Amer/MSF